기(氣) 3-4
3. 생활 속에서의 기(氣)
보이지도 않는 기(氣)를 놓고 그 성질과 법칙을 논했으니 참 재미도 없고 공감을 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좀 실감이 나게 말하자면 ‘아, 그렇구나’하고 기(氣)의 정체를 더듬어 보겠다.
(1) 말 속에 깃든 기(氣)
어느 텔레비전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매 회마다 끝을 ‘아이구 기 살어!’ ‘아이구 기죽어!’라는 말로써 마치는 것이 있다.
기막히다. 기차다. 기절초풍하다. 이런 말 속에는 기(氣)가 흐르다가 막히기도 하고 꽉 차기도 하고 또 기의 흐름이 끊겨서(기절) 중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사기충천(士氣衝天), 생기발랄(生氣潑剌), 화기애애(和氣靄靄)
이들 말에서는 기(氣)가 하늘을 찌르고, 활발하게 약동하기도 하고, 부드럽게 퍼지기도 함을 나타내고 있다.
용기, 혈기, 정기(精氣), 오기(傲氣), 바람기, .......
기(氣)라는 말이 빠지면 인간 생활을 말로 하기가 불편할 정도로 많다. 그런데 대개는 사람과 연관되어 있다. 아무래도 사람과 사람의 삶 속에서 기(氣)가 많이 다루어졌던 것이다.
큰 우주의 마음(氣)상태는 기후(氣候)이며, 작은 우주인 인간의 마음 상태는 기분(氣分)이라 한다. 이성을 보고 성적 충동을 느끼면 색기(色氣)가 동했다 하고, 적의에 살기(殺氣)가 뻗친다든지, 술을 마셔 취기(醉氣)가 오른다든지 할때와 같이 별로 아름답지 못한 기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기가 무엇인지 그것을 눈으로 보거나 만지지는 못해도 누구나 일상 생활 속에서 기를 많이 활용하고 있고 우리의 삶 전체가 기운용(氣運用)의 메커니즘이라 할 수 있다.
돈을 벌기 위해 기를 쓰고, 또 그렇게 기를 써서 번 돈으로 기를 보충하는 데 쓴다. 우리가 먹는 밥을 곡기(穀氣)라고 한다. 곡기가 끊어지면 목숨도 끊어진다.
(2) 엄마 손은 약손
우리는 어디에 부딪치거나 벌레에 물리거나 상처가 나면 그 아픈 곳에 우선 손이 먼저 간다. 이것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뱃속에서부터 배워 갖고 나온 자동적인 기치료술(氣治療術)이다. 피곤하거나 따분할 때 손바닥으로 얼굴을 쓰다듬는 것이나 기지개(氣枝開)를 켜는 것도 같은 것이다.
우리의 손바닥(掌心)과 손가락 끝에는 기(氣)가 드나드는 구멍[氣孔]이 수도 없이 많이 모여 있다. 긴장했을 때 손에 땀을 쥐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환부를 손으로 만지거나 쓰다듬으면 장심과 손가락 끝의 기공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가 상처를 치료하고 통증을 가라앉게 한다.
아기가 체하거나 열이 나고 아플 때 엄마가 아픈 곳을 쓰다듬어 주면 잘 낫기 때문에 ‘엄마 손은 약손’이라는 말이 생겼다. 아기에 대한 엄마의 지극한 사랑이 강력한 생기를 내뿜게 만든 것이다. 여기에는 앞에서 설명한 기의 법칙이 모두 적용되고 있다. 아기는 엄마와 기의 파장이 완전히 일치한다. 그래서 엄마의 기가 100% 아기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한편 장심의 기뿜기를 고도로 연마하여 남의 병을 치료하거나 싸울 때 무기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을 기공가(氣孔家)라고 한다. 사람의 병을 치료하는 기수련(氣修鍊)을 연공(軟功), 장풍(掌風)처럼 무서운 살기(殺氣)를 뿜어내는 것과 같은 기수련을 견공(堅功)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도 기치료 능력이나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다.
기공에서 나오는 기가 생기(生氣)냐, 살기(殺氣)냐 하는 것은 마음에 달려 있다. 사랑하는 마음에서는 생명의 기(氣)가 미워하는 마음에서는 살기가 되어 나온다. 즉 인체의 기는 그 파장이 마음에 의해 변동되고 결정된다. 또 사랑과 증오의 마음이 크면 클수록 그 기의 세기(출력)도 그만큼 강력해진다. 마음이 가는 곳에 기가 가고, 기가 가는 곳에 혈이 흐른다. 사랑하는 남녀가 다정히 손을 잡는 것은 남자의 양기(陽氣)와 여자의 음기(陰氣)가 통하여 짜릿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안마, 마사지, 지압 등도 다 손에서 나오는 기를 활용하는 것이다.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88 올림픽 주제가의 가사는 지구촌 온 가족이 사랑과 믿음이라는 하나의 마음으로 파장을 맞추어 서로 화기(和氣)를 통함으로써 마음에서부터 국경과 모든 분열, 갈등의 장벽을 허물어뜨리자는 상당히 기적(氣的)인 내용을 담고 있다.[그림 5]
(3) 손끝에서 맛이 난다.
예로부터 음식 맛이 손끝에서 난다는 말이 있다. 모든 자연물은 각기 자신의 기를 가지고 있다. 밭에서 캐온 채소나 다른 식료품들도 그 나름의 기가 있는데 캔 지 오래되면 그 기가 시들어 있게 된다. 그런데 요리를 할 때 손으로 주무르면 손에서 나가는 생기(生氣)가 시들어 있는 음식물의 기를 활성화(活性化)시킨다. 그래서 주무를수록 맛이 나는 것이다.
중동이나 필리핀 사람들은 식사를 할 때 맨손으로 음식을 집어먹는데 이것은 그들의 문명이 뒤떨어졌거나 가난해서가 아니고 기운용의 지혜가 밝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것저것 여러 가지 나물을 모두 손으로 무쳐서 장만하는 우리의 음식은 정말 탁월한 지혜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김치는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 김치 맛이 집집이 다른 것은 그 사람들의 파장이 제각기 다 다르고 정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성이 맛을 내는 것이다. 아무리 보기 좋아도 정성이 담기지 않은 음식은 맛과 영양가가 덜하다.
가족을 사랑하는 주부의 애정과 정성이 손가락 끝을 통하여 음식물에 배일 때 ‘우리 엄마 음식 솜씨가 최고’가 되는 것이다. 요즘처럼 손톱 화장 벗겨질까 보아 고무장갑을 끼고 음식을 장만하거나 주걱으로 뒤적뒤적 버무려 내는 음식에는 영양이 살아 있을 수 없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그런 음식을 통하여 남편과 가족의 건강은 알지 못하게 조금씩 좀먹어 들어가고 수명도 짧아져 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4) 꽃 선물은 왜 하는가?
생명체가 지니고 있는 기(氣)를 생체 에너지 즉 생명의 기라 한다. 싱싱한 과일, 싱그러운 화초에는 이 생명의 기가 충만해 있다. 그래서 넘치는 이 생명력을 사방팔방으로 내뿜게 된다. 꽃밭에 가면 꽃의 향기는 물론 그와 함께 이 생기(生氣)에 휩싸이게 된다.
생일, 졸업 등 축복해야 할 일이 있을 때나 병 문안 갈 때 흔히 꽃을 선물하는데, 그것은 꽃이 아름답고 또 그 뜻이 사랑과 소망이라는 좋은 뜻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학적으로 이해한다면 건강과 생명을 선사하는 것이 된다.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서도 생기가 넘쳐흐르게 마련이다. 인간의 꽃을 꽃다운 나이의 청춘이라 한다. 20세 전후의 청춘 남녀는 사람의 꽃이다. 여자가 시집가고, 남자는 군에 입대하는 연령이다. 여학교의 남자 선생님이나 남학교의 여자 선생님들은 꽃밭에서 사는 격이므로 젊음과 건강이 남보다 오래 유지될 것이다.
옛날 중국의 황제가 회춘법으로 소녀를 품고 잤다는 얘기가 오늘날에까지 전해져서 인신매매를 촉진시키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젊어진 자가 어디에 있었던가? 아무리 젊은 청춘의 기라 해도 사랑의 마음에서 나올 때 생명의 기가 되는 것이지 증오와 혐오의 마음에서 나올 때 생명의 기가 되는 것이지 증오와 혐오의 마음이라면 그것은 살기(殺氣)일 수도 있는 것이다.
(5) 오오라(AURA)라는 것은?
우리는 가끔 인사말로 ‘자네, 요즘 잘 풀리나 봐. 얼굴이 훤한데’라는 말을 쓴다. 또 얼굴에 먹구름이 끼었다든지, 떠오르는 태양처럼 밝다든지 하는 표현도 한다. 이것은 물론 그 사람의 얼굴 피부색이 검다든지, 희다든지 하는 것과는 다르다. 실제로 우리가 사람의 얼굴에서 빛을 본다는 뜻이다.
얼굴이 발산하는 빛을 안색(顔色)이라고 한다. 이 안색은 마음과 연결되어 있다. 마음이 얼굴빛을 조절한다.
마음이 즐겁고 밝으면 얼굴도 환하고, 마음에 근심과 걱정, 분노와 탐욕 등이 들어 차 있으면 얼굴은 어두운 그림자에 싸인다. 속일 수가 없다.
남을 즐겁게 해야 하는 연예인 특히 가수나 코미디언들이 향정신성 마약을 복용하다 들켜서 수감되는 등의 기사를 가끔 보게 된다. 한 인간으로서 개인적인 고민이나 집안의 문제 등을 덮어두고 무대에 섰다 하면 무조건 희희낙락 관중을 웃겨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방금 막 죽은 자식을 묻고 와서도, 싱글벙글 웃어야 했다는 어느 코미디언의 고백도 있다.
‘먹고살자니, 직업이다 보니.......’
마음의 아픔과 그늘을 지우기 위해서 그들은 술이나 마약의 힘을 빌리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한순간 ‘허허’ 웃어넘기는 그 웃음거리 뒤에는 이토록 피눈물 나는 인생 드라마가 숨겨져 있다. 술을 왜 마실까?
집안에 가만히 앉아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쇼핑이나 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러나 다니는 아내들은 곤드레 만드레가 되도록 술을 마시는 남편을 이해할 수가 없다. 술맛을 달다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던가? ‘어-달다.’ 그러는 사람 아직 못 보았다. ‘크-, 좋다!’ 그러면서 얼굴의 오만상을 찌푸리며 마신다.
직장에서 일터에서 상사의 눈치를볼랴, 아니면 한 푼이라도 더 벌랴, 이 사람 저 사람 속에서 칼날같이 신경을 곤두세워 악전고투하는 동안에 울기와 화기(火氣;스트레스)가 태산처럼 쌓인다. 마음에 그늘이 깔리는 정도는 차라리 시적(詩的)이다. 마음이 타고 썩고 곪고 피투성이가 되어야 전쟁과도 같은 오늘의 생활 현장에서 무언가 조금이라도 쟁취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일그러지고 곪아터진 마음을 가지고 어떻게 사랑하는 자식과 아내를 대하겠는가? 먼지를 털어 내고 때를 닦아 내고 곪은 것을 짜내서 다소나마 맑고 밝아진 다음에라야 되지 않겠는가?
스트레스라는 것은 기분(氣分) 즉 기의 분위기요 상태다. 울기(鬱氣)와 화기(火氣)가 뒤엉킨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기가 뒤엉켜 뭉치고 맺혀서 마음이 갑갑하고 터져 나갈 것 같은 기분이다. 이것을 푸는 방법-그것이 술이다. 사실은 술 그 자체는 아니다. 알코올의 기운이 마음의 기를 뜨겁게 달구어서 수증기처럼 가볍게 띄운다. 또 한편으로는 정신이라는 억압기제 즉 감시망을 풀어 준다. 그래서 뭉치고 맺혔던 울기와 화기가 말이나 노래가 되어 때로는 행동이 되어 공장 굴뚝의 매연이나 하수구의 폐수처럼 콸콸 쏟아져 나오게 된다. 조용히 앉아서 묵묵히 술잔을 비우고 취하면 얌전히 자는 사람, 그는 필시 알콜중독자가 아니면 감정도 고민도 생각도 없는 사람일 것이다.
술이 취하면 떠들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이 정상이라 하겠다.
도대체 스트레스란 왜 쌓이는 것일까? 이래서는 안되는데, 이래서는 안되는데 하면서 그러면 안된다고 마음에 빨간 신호등이 켜져 있는데도, 이 양심의 신호를 무시하고 자기를 위하여, 이익을 위하여 짐승처럼 싸우다 보니 쌓이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는다함은 경우에 따라서는 아직 양심이 살아 있다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술을 적당히 마셔, 욕구불만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고 하는 것은 상식이다. 마음에 따라 얼굴의 빛이 변한다. 마음이 밝으면 얼굴도 밝다. 이것을 증명하는 그림이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마음이 밝았던 것으로 알려진 사람이 있다. 얼마나 밝았느냐 하면 얼굴과 몸에서 나오는 빛이 사람의 육안으로도 보일 뿐만 아니라 눈이 부실 정도였다. 예수와 마리아, 석가모니가 그 사람들이다. 교회나 성당, 절에 가서 그분들의 초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후광(後光)이라 해서 머리나 몸 둘레에 둥그렇게 싸고 있는 빛 그림을 그려 놓았다.
인간은 물론이고 동물이나 식물, 심지어 돌이나 바위 금속에서도 빛이 나온다. 이것을 오오라(AURA)라고 한다. 요즘은 이것을 찍는 카메라는 물론 이것을 볼 수 있는 안경까지 나왔다고 한다. 찍힌 오오라의 세기나 색깔을 보고 그 사람의 마음의 상태는 물론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고 한다.
4. 기(氣)를 먹고산다.
지금까지는 주로 기(氣)를 쓰는 쪽으로만 다루었다. 이제부터는 기를 얻는 과정, 어떻게 기를 흡수하고 보충하는가를 알아보겠다.
인간의 육(肉)을 지수화풍(地水火風)이라고 한다. 인간은 자연의 흙, 물, 빛과 공기를 먹고 살아간다. 이 네 가지 에너지를 크게 천기(天氣)와 지기(地氣)로 나눌 수 있다.
흙과 물은 지기요 빛과 공기는 천기다. 대우주는 자식인 인간(소우주)에게 이 천지의 기를 무한히 베풀어주고 있다. 이것은 하늘의 젖이다.
지금부터 이 천유(天乳)를 어떻게 섭취하여 생명을 유지하여 가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1) 밥(곡기)
‘먹기 위해서 사느냐, 살기 위해서 먹느냐?’
한 때는 이 말이 유행한 적도 있다.
필자가 어렸을 때, 동네의 한 아저씨가 사람들을 웃기느라고 이런 말을 한 것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나는 30년 동안 깊이 연구했지요’ 그는 그때 서른 살쯤 되었다. 그러니 평생 연구한 셈이다. 무얼 연구했다는 것일까?
‘인생에 대해서, 인간이 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되는가?’
‘30년 동안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온 끝에 최근에 와서, 나는 드디어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는 사뭇 감격하여 연극 조로 말을 했었다.
‘인간은 살기 위해서...... 살기 위해서는 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그때 어처구니가 없어서 우습지도 않았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30년이 휠씬 지난 지금 나는 그때 그의 말이 새삼스러운 감동과 함께 크게 클로즈업되어 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 가장 평범한 것. 가장 쉬운 것. 그것이 가장 확실한 진리이다.
우리는 밥을 먹어야 산다.
밥은 무엇인가? 쌀이다. 쌀은 ......? 쌀은 빛이다. 빛 중에서 빨간색 광선이다. 그러니 우리는 태양의 빨간색을 먹고산다. 태양을 뜯어먹고 사는 것이다.
쌀이 태양의 빨간색 광선이라는 것은 잎이 초록색이라는 것으로 증명된다.
그런데 어째서 쌀이 빛이냐?
우리는 국민학교 때 이미 그것을 배웠다. 탄소 동화작용이라는 또는 광합성이라는 것으로 잎속의 엽록소가 공기중의 탄소와 뿌리에서 빨아올린 물을 가지고 햇빛의 에너지를 이용하여 탄수화물(녹말)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것을 좀 쉽게 설명해 보자.
식물의 엽록소는 탄소와 물을 포장지 삼아 햇빛을 돌돌 말아 싸서 사탕처럼 만든다. 그것이 쌀이고 보리고 고구마, 감자이다.
음식을 먹으면 소화과정을 통해 ‘빛의 사탕’이 혈관 속에까지 운반된다. 그 다음에 숨을 쉬면 공기 중의 산소가 피 속에 녹아 들어온다. 산소는 그 ‘빛의 사탕’의 껍질을 벗긴다. 탄소와 결합하여 이산화탄소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포장지는 벗겨지고 싸여 있던 빛은 해방된다. 이것이 생체에너지 즉 생명의 기다. 보리, 콩, 밀, 쌀 등 수많은 곡물 중에서도 쌀이 제일 많은 빛을 담고 있다. 그것은 에너지가(ENERGY 價)가 높다. 즉 기가 많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하면 벼가 자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벼농사처럼 물이 많이 드는 농사가 없다. 물이 많이 필요한 것은 그만큼 많은 양(量)의 빛을 포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벼는 가장 많은 햇볕을 쬔다. 일광 조도가 가장 높은 계절에 자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래서 쌀이 빛을 가장 많이 지닌 곡물이라는 것을 일찌기 깨닫고 있었던 까닭에 옛사람들이 쌀이란 글자를 ‘光’라고 썼던 것이다.
‘光’는 빛十이 사방팔방으로 발산하는 모양을 나타내고 있다. 원래 ‘十’자는 빛을 상징한다. 고대 여러 민족들은 빛 혹은 태양신(太陽神)의 상징으로 십자가를 썼다. ‘光’는 ‘十’자 보다 더 강한 빛을 뜻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썬파워(SUN POWER)의 상형문자다.
앞에서 필자가 ‘氣’자가 보기에 좋다고 했었다. '氣'자는 ' '에다 ‘光’를 합친 것이다. ' '는 수증기가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어 엉긴 모습(氣)을 나타낸 것이다. 그러다가 음과 양의 구름이 부딪치면 불(번개)이 난다. 그때는 ‘氣’라고 흘려 쓴 것이 어울린다.
수증기가 하늘로 올라가는 것도 따지고 보면 태양의 힘, 구름이 되고 번개가 치는 것도 태양에서 얻은 에너지이다. 그리고 그 아래 ‘光’도 태양의 기, 결국 ‘氣’는 모든 에너지(기)의 근원이 태양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가 하루 세끼씩 먹는 밥의 에너지 량은 얼마나 되는가?
만약에 소에게 우리가 먹는 세끼 식사를 먹인다면 그 소는 살이 쪄서 네 발로 서 있지를 못할 정도가 된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에너지를 다 어디다 쓸까? 소처럼 논밭을 갈거나 수레를 끄는 것도 아니고, 또 소나 코끼리처럼 몸체가 크는 것도 아니다.
어디다 쓸까?
그렇다. 신경 쓰는 데 쓴다. 마음 쓰는 대로 기가 소모된다.
‘마음가는 곳에 기가 흐른다’고 하지 않았는가? 우리가 마음을 쓴다 함은 곧 기를 쓰는 것이다. 마음이 기이다.
따라서 마음을 얼마나 잘 써야 하는 것인지 새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앞에서도 이미 사랑하는 마음은 생기(生氣)를, 증오하는 마음은 살기(殺氣)를 내뿜는다고 했다.
예로부터 남의 미움을 사면 제명에 가지 못한다고 했다. 많은 사람으로부터 미움(살기)을 받으니 그렇게 되지 않겠는가?
또 어느 종교에서는 마음으로 간음해도 간음죄가 성립된다고 했는데 이것도 같은 이치로 설명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호흡하는 산소의 20%이상이 뇌에서 소모된다고 하니 머리를 쓴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기를 소모하는 것인가를 잘 말해 주고 있다.
신경을 많이 쓰고 나면 몸무게가 푹푹 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살 빼려고 온갖 고생 다하는 사람들은 골치 아픈 문젯거리를 맡아서 씨름을 한 번 해 보는 것이 어떨지?
‘살기 위해서 먹어야 한다.’
석가모니도 처음에는 도(道)를 깨우치기 위해 단식(斷食)을 했다. 단식뿐만 아니고 폭풍, 한설, 가시받침상, 수염뽑기 등 육체를 괴롭히고 건강을 해치는 온갖 고행을 사서했다. 나중에는 피골이 상접하여 유령같이 되었다. 그러나 도(道)는 깨우치지 못했다. 그래서 산에 들어가 자연을 바라보며 명상(冥想)으로 구도(求道)의 길을 바꾸었다. 그러나 아무리 구하여도 소용이 없었다. 힘이 빠져 비틀거리며 숨이 끊어질듯 쇠약해진 몸으로 마을로 내려왔다. 마침 시냇가에서 그릇을 씻고 있던 여인으로부터 우유를 한 잔 얻어 마셨다. 말라 비틀어진 공복의 육체에 들어간 우유는 그대로 생명의 수(水)이다. 다시 살아난 석가는 건강을 회복한 후 보리수 아래서 좌선(坐禪)에 열중했다. 그래서 마침내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한다. 무려 6년의 고행 끝에 도달한 것이었다.
(2) 숨(공기)
공기(空氣)라는 기를 흡수해야 살 수가 있다. 공기는 질소와 산소가 각각 4:1 비율로 섞여 있고 그외 소량의 탄산가스를 비롯한 여러가지 기체가 혼합되어 있는 혼합물이다. 그중에서 인체에 필요한 것은 산소(O2)다. 이 산소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음식물에 들어 있는 햇빛을 그 탄수화물(빛의 사탕)에서부터 해방시키는 데 쓰인다.
그러나 단지 이것뿐이라면 뭐 그리 신경 쓸 것이 있겠는가. 어째서 요즘 사회에 단전호흡(丹田呼吸)이니 선수련(仙修鍊)등이 부쩍 유행을 하고 있는 것일까?
호흡은 생명 리듬의 기초요 제일 첫걸음이다.
모든 운동이나 경기에서 선수가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우선 제일 먼저 호흡부터 잘 조절해야 한다. 그것은 사격을 할 때나 음악을 연주할 때 그리고 대중 앞에서 연설을 할 때에도 같은 조건이다. 세상만사에 제일 먼저 선행하는 것은 우선 호흡을 가다듬는 일이다.
호흡이 안정되면 심기(心氣)가 안정된다. 화가 나면 씩씩거리게 된다. 그것은 화기(火氣)가 뜨겁게 발산하는 성질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심기가 안정되지 않으면 그 무엇도 제대로 할 수 없다. 마음이 이리저리 산만하게 나부끼고 정신은 갈피를 못잡게 되기 때문이다.
심기가 안정된다는 것은 마음의 기가 고른 파장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마음이 일정한 파장을 계속 유지하면 그 파장이 기를 집중적으로 한 방향으로 몰아 가므로 큰 힘이 발생하는 것이다.
종교에서 기도란 일심(一心)하는 것이다. 마음을 하나로 정하여 그쪽으로 심기의 파장을 줄기차게 쏘아 보내는 것이다. 그래서 열심히 기원한 결과 소망을 이루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염력(念力)이라는 것이다.
도(道)를 통한다는 것도 이 염력 현상의 하나이다.
이 문제는 좀 깊이 또 자세히 다루어야 하겠기에 다음 장에서 설명하겠다.
요즘 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가운데 도통을 하고 신선이 된다는 말만 믿고 무리하게 기수련을 했다가 정신적 육체적 병만 얻은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많다. 그래서 호흡과 기수련의 관계와 한계(限界), 그리고 이른바 마(魔)의 벽(璧)에 대해서 설명을 해 두겠다.
기존의 기수련 계통에서 안고 있는 가장 큰 오류(誤謬)는 기에 대한 개념에 있다. 그들은 기를 크게 천기(天氣)와 지기(地氣)의 두가지만 나누되, 천기는 공기에 들어 있는 기이고 지기는 음식물과 물에 들어 있는 기라고 말하고 있다. 즉 기를 코와 입으로만 섭취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크게 잘 못된 생각이다. 물론 공기에도 산소와 그외 많은 기체 상태의 물질의 기(예를 들면 꽃의 향기나 음식의 냄새 등)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천기가 아니다. 또 음식물을 통하여 섭취하는 에너지를 지기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것도 엄밀히 따지면 천기와 지기의 혼합으로 된 기 덩어리이다. 쌀을 ‘빛의 사탕’이라고 했듯이 쌀이 가진 기는 태양의 기이고 이것은 천기다. 순수한 천기와 지기는 코나 입으로 섭취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선 알아야 할 것이다.
음식물이나 공기의 기는 ‘자연의 기’로 부르는 것이 제일 알맞고 굳이 세분하자면 지수화풍의 기라고 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 기수련을 하면 실제로 기가 모이고 또 이것을 돌릴 수 있게 되는데, 이 모인 기는 숨으로 마신 공기에서 얻어지는 것만 아니라 체내에서 소화된 음식물과 조직이 갖고 있는 기. 그리고 호흡 아닌 기공으로 얻어진 천기와 지기의 혼합기이다. 그래서 그들은 기라면 다 똑같은 기로 알고, 또 기라면 다 좋은 것인 줄로만 알고 기를 쓰고 기 모으기에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
두번째로 크게 잘 못된 점은 기를 무리하게 모으고 또 무리하게 돌리다가 그만 기에 체해 버리거나 기혈이 막혀서 병이 생기는 것이다. 인체는 대우주와 똑같이 설계된 소우주로서 완벽한 자동조절기능을 갖고 있다. 필요하면 자연스럽게 기를 섭취하고, 적당히 돌리도록 빈틈없이 설계되어 있다. 그런데 헛된 욕심에서 무리하게 축기(蓄氣)와 운기(運氣)를 하다 보면 병이 생기는 것이다. 도통(道通)을 하기는 커녕 병신(病身)만 되고 만다.
그런데 세상에 퍼져있는 기존의 정신계수련(精神界修鍊)의 가장 위험한 경우는 그들이 흔히 마의 벽이니 사기(邪氣) 침범이니, 시험(試驗)이니 하고 부르는 영적이상(靈的異常) 상태이다. 이것은 의학적으로는 정신질환이며, 심령과학에서 말하는 빙의(憑依)현상이다. 때로는 심하면 공중에 뜬다든지, 천안(天眼)이 열려 미래를 점친다든지, 타심통(他心通)을 한다든지 제법 도사(道士)가 된 것 같은 영적 능력을 가지게도 된다. 이것은 엄청난 함정이다. 이 문제는 뒤에서 상세히 다루게 될 것이다.
(3) 잠(음의 기)
한 번은 부산에서 강연을 마치고 서울로 오는 기차를 탔다. 그날 내 맞은 편 자리에 어느 젊은 여인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상당한 미인인데다가 멋쟁이였다. 그리고 자기가 그런 여자라는 것을 꽤나 의식하고 있었던지 눈매 하나 몸짓 하나에도 신경을 쓰는 듯 우아하고 고상하고 품위가 넘쳐흘러서 마치 배우 같았다. 흔한 말로 목에 깁스를 딱 하고 창가에 그윽한 눈길을 던진 채 한 마리 고고한 학이 되어 있었다.
필자는 그림을 보듯 이런 느낌의 감상을 하고 있다가 그만 잠이 들어 버렸다. 대전쯤에선가 잠이 깨었다. 깨어서 보니 맞은 편의 학(여인)도 잠이 들어 있었는데....... 잠에 취한 그녀는 더 이상 고고한 학도 우아한 여인도 아니었다. 뒤로 벌렁 젖혀진 고개, 헤벌어진 입, 그 입에서는 침이 흐르고, 드르렁드르렁 코까지 골고 있었다. 나는 생각해 보았다.
잠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잠을 자야 살 수 있다.’
그 다음 강연회때 청중들에게 ‘우리는 왜 잠을 자는가?’하고 질문을 해 보았다. 그랬더니,
‘휴식을 취한다.’ ‘피로를 푼다.’ ‘충분한 호흡으로 원기를 보충한다.’
대충 이렇게 답이 나왔다.
그래서 나는 또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잠잘때와 똑같이 편히 누워서 숨만 깊이 쉬면서 눈을 감고 밤을 새워도 같은 효과가 날까요?’
아무도 그렇다고 대답하지 않았다. 코를 골 정도로 숨을 깊이 들이 쉬는 것만으로는 원기가 보충되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잠은 어떤 기능과 작용을 통하여 원기를 보충하는 것일까?
잠은 밤에 잔다.
그러니 이 ‘밤’에 대하여 알아보자.
낮에는 해가 뜨고 밤에는 달이 뜬다. 해와 달은 우주의 음과 양을 대표한다. 태극의 양의 정기가 뭉쳐서 해가 되었고 음의 기운이 뭉쳐서 달이 되었다.
달이 없으면 해도 제 기능을 다 못한다. 해는 무한한 에너지를 방출해 내는 에너지 공급원이다. 이 땅 위의 모든 생물은 태양의 에너지를 먹고사는 것이며, 전기나 화석 연료(석탄, 석유)등의 에너지도 궁극적으로는 태양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 해는 무한한 에너지를 무조건 방출하여 쏟아 내어 줄 뿐, 이것을 땅 위의 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알맞게 조절하는 것은 달이 하고 있다. 달이 없다면 이 지구는 바로 사막이요, 어떤 생물도 살아 있을 수없는 건조하고 뜨거운 황무지가 될 것이다. 달은 물을 움직이고 바람을 일으키고 온도를 조절한다.
특히 바다의 밀물과 썰물에서부터 여자들의 생리에 이르기까지 물이란 물은 모두 달의 영향권 안에 있다. 땅 위의 만생(萬生)은 물을 마시고 숨을 쉬어야만 산다. 만약에 물이나 공기가 흐르지 않고 정체되어 있다면 우리는 숨을 쉬지 못할 것이요, 물은 썩어서 마실 수 없게 될 것이다. 또 한낮의 뜨거운 열기는 밤의 싸늘한 달 기운에 의해서 식혀진다.
태양이 무조건 쏟아 놓은 에너지(氣)를 달이 오밀조밀하게 모든 생명체가 살아 나갈 수 있도록 꾸려 나가는 것을 보면, 마치 한 가정에서 남편이 월급 봉투를 갖다 주면 이걸 가지고 그 아내가 콩나물도 사고 전기세, 전화세도 내고 옷가지도 사고하여 살림살이를 꾸려 나가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해가 변함이 없는데 반해 달은 천변만화 하는 것으로 보아 해가 남자라면 달은 여자다.
해와 달은 이 땅위 모든 생명체의 아버지요 어머니이다. 밤이 되면 아기는 엄마 품에 안겨 잠이 든다. 엄마의 사랑이 가득 담긴 체온과 체취를 느끼며 깊은 잠에 들게 된다.
그러니 하루 중 밤은 달의 기운을 받는 시간이라 하겠다. 즉 우주적 음의 기운을 받는 시간이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밤은 낮에 대하여 제반 자연적.기후적 조건이 음의 상태다. 그래서 밤에는 잠을 통해 우주적 음의 기운을 보충한다고 보겠다. 잠을 자려면 우선 누워야 한다. 우리 몸의 앞 쪽은 양, 등 쪽은 음이다. 또 허리 위쪽은 양, 아래쪽은 음, 그래서 눕는다는 것은 몸의 반쪽(음)을 완전히 땅을 향하게 놓는 것이다. 놓되 땅과 접하는 면적이 최대한이 되게 놓는 것이다.[그림 6,7]
그림 에서 보는 바와 같이 낮에는 머리 정수리 쪽으로 천기를 받고 발바닥으로 지기를 받는데 그림에서 보는바와 같이 밤에 잘 때는 몸의 등쪽(배면) 반신으로 지기를 받고 가슴쪽(전면) 반신으로 천기를 받는다. 이렇게 전신을 하늘과 땅을 향하여 최대한의 면적이 마주하도록 펴고는 움직이지 않고 잠이 든다. 잠이 든다....... 그것은 어떤 현상을 말하는 것일까?
첫째 눈을 감는다. 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우리의 의식이 항상 들볶임을 당하는 시각적 자극으로부터 해방된다. 정신이 정(靜)의 상태 즉 음(陰)의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한편 두뇌의 활동이 이완되면서 이것은 전신의 신체 조직에 전파되어 전반적으로 느슨한 상태로 들어간다. 따라서 호흡도 점차 느리고 깊어진다. 호흡이 느리고 깊어지면 이번에는 이것이 대뇌에 작용하여 뇌의 활동이 한층 잠잠해진다.
우리의 대뇌는 그 활동에 따라 일정한 전파를 방출하는데 이것을 뇌파(腦波)라고 한다. 뇌파는 4가지로 분류되는데 알파파(α波) 베타파(β波)시타파(θ波) 델타파(δ波)가 그것이다.
1초에 약 10번 진동하는(10C/S) 파장의 뇌파를 알파파라고 하는데 이것은 침대에 누워 불을 끄고 좋아하는 음악을 감상할 때의 기분 좋은 상태의 뇌파다. 정신적으로 안정되었을 때의 뇌파이다. 그 다음에 17~30사이클의 뇌파가 베타파(β波)인데 이것은 머리를 싸매고 시험 공부를 할 때나 열심히 연구 노력할 때의 뇌파로서 대뇌가 긴장 상태에 있을 때 발사하는 전파다. 베타파 이상의 주파수를 나타내면 소위 정신분열증 상태가 되는 것이다.
잠이 들어 뇌파가 알파파 이하로 덜어지면 4~8 사이클 대의 주파수가 나타나는데 이것을 시타파(θ波)라고 한다. 이것은 어린아이들에게서 잘 나타난다. 동물들은 인간과는 여러가지 점에서 차이가 나므로 이런 분류법을 쓰지 않지만 주로 7Hz파(헤르츠파) 등으로 기록한다.[그림8]
알파파는 여러 정신수련 계통에서 제일 중요시하고 이 파장에 맞추려고 애쓰는 것이 참선, 명상, 등의 기법(技法)이다.
최근 일본의 어느 심령학자는 머리에 쓰면 즉시 뇌파가 알파파로 떨어지는 헤드폰 같은 뇌파 조정기를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다. 알파파는 정신 신경 요법에 사용되므로 술이나 향정신성 마약보다 이 뇌파는 조정기를 쓰면 부작용은 없을 것이다.
잠이 깊이 들면 뇌파는 10사이클 이하의 시타파(θ波)영역으로 떨어진다. 그러면 어떠한 현상이 일어날까? 또 왜 동물들의 뇌파는 7Hz(헤르츠:사이클)일까?
우리의 이 지구(地球)는 살아 있다. 만약 지구가 죽어 있다면 이 땅 위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다. 땅이 살아서 숨도(대기의 흐름)도 쉬고, 피(지하의 수맥)도 돌고 맥도 뛴다. 맥이 뛴다는 것은 지구도 인간의 뇌파와 같이 일정한 주파수의 파장을 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는 1초에 7~7.5헤르츠의 전파를 발사하는데 이것이 대기의 전리층에 부딪쳐 반사되어 온다고 한다.
이제 우리는 ‘잠’이라는 수수께끼의 비밀을 풀 수 있게 되었다.
‘서로 같은 파장은 통한다’고 했다. 우리가 깊은 잠에 빠졌을 때 그리하여 뇌파가 시타파 영역인 7~7.5 사이클 대에 도달했을 때, 우리는 지구와 파장이 맞게 되고 마음이 통하게 되어 지구가 갖고 있는 엄청난 기운(地氣)을 전신의 반면을 안테나로 하여 가뜩 흡수하게 되는 것이다.
또 우주공간에는 어디선가 알 수 없는 곳으로부터 수많은 불가시 광선이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다. 이것을 우주선(宇宙船 Cosmic-Ray)이라고 하는데 어떤 것은 파장이 매우 길어서 지구를 그대로 관통한다고 한다.
태양의 수소가 헬륨으로 핵융합을 할 때에도 일곱 가지 가시광선 외에 정체가 불투명한 불가시 광선이 발사되어 지구는 물론 우주공간의 어느 것에도 장애를 받지 않고 관통하여 흘러간다고 한다. 이렇게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불가시 광선은 사실은 기(氣)이며 이것은 눈에 보이는 태양의 가시광선과 음.양의 관계에서 음(陰)의 기(氣)가 되는 것이다. 잠을 자는 동안에 우리는 전신으로 이 우주의 음기(陰氣)를 흡수하는 것이다.
마인드 컨트롤, 명상, 참선 등의 수련은 잠이 들지 않고 의식이 깨어 있는 상태에서 뇌파를 알파파로 끌어내리는 것이며 수련의 경지가 깊어지면 시타파까지 끌어내릴 수도 있게 되는데, 이것이 소위 무념무상(無念無想), 무아지경(無我之境)의 삼매경(三昧境)이다.
석가모니가 보리수나무 그늘 아래서 마침내 이 삼매경 즉 시타파에 이르렀고 그리하여 우주천지(宇宙天地)와 마음이 통하게 되었으니 아마 우주에게 물어 보았을 것이다.
“우주야 너의 정체는 무엇이냐?” 그러니 우주가 대답하기를,
“나는 있음도 없음도 아니니, 있다 함은 기(진동)의 뭉침이요, 없다함은 기의 흩어짐이라, 기는 흩어졌다 뭉쳤다 하는 것이니 있음이 곧 없음이요, 없음이 곧 있음과 다름없느니라.”
아마 이렇게 대답하였을 것이다. 이것을 한문으로 쓴 것이 공즉시색(空卽是色), 색즉시공(色卽是空)이다.
(4) 물(수기)
지금까지 생명의 요소라 할 수 있는 밥, 숨(공기), 잠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제 마지막으로 물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물-’.
머리도 식힐 겸, 이쯤에서 다시 한번 눈을 감고 모든 생각을 지운 다음 ‘물’이란 글자를 머리 속에 써 놓고 곰곰이 한 번 생각해 보자.
물이 있는 곳에 생명이 있다. 물은 생명의 출발점이다.
아무것도 없던 사막에도 물만 고이면 거기에 샘물이 생겨난다. 벽에 습기가 차면 거기에 곰팡이(생물)가 생긴다.
우리 인간도 처음 생길 때 엄마 뱃속의 양수 속에서 자란다.
생명뿐만 아니고 존재의 출발이 물이라고 하겠다. 서양에서 철학을 제일 먼저 시작했다는 고대 희랍의 탈레스(BC. 624~547)는 우주 만물의 근본이 물(水)이라고 주장했다. 현대 과학의 연구 결과도 우주가 98%수소로 되어 있다고 한다. 또 동양의 전통 학문인 역학(易學)에서는 물을 1과 6이라는 숫자와 짝지어 만물시생(萬物始生)의 자리에 놓았다.
노자는 ‘一生二, 二生三’으로 우주의 생성 변화를 수로써 표현했고, 우리의 국조인 한웅 임금께서 하늘로부터 받았던 천부경(天符經)도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로 시작해서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로 끝난다. 생명의 근원인 태양에너지도 수소에서 만들어졌으며, 수소의 원자번호도 1이다. 즉 수소는 양자 1개, 전자 1개로 이루어진 원자다.
자고 일어나 냉수 한 컵부터 마시면, 건강에 좋다는 것도 그런 뜻에서 옳은 이치이다.
어쨌거나 지구 표면의 2/3가 바다이고, 우리 인간의 육체도 70%가 물로 되어 있으며, 가만히 생각하면 생명체의 신진대사는 물의 흐름이요, 물의 역사라 할 수 있다.
‘밥’을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는데 밥을 지으려면 ‘물과 불’이 있어야 한다.[그림 9] 밥이라는 것은 쌀을 물과 불의 음양조화[天地造化]로 빚어 낸 것이라 하겠다. 해가 달 없이 아무 일도 못하듯이 물도 불 없이는 아무 조화(造化)도 못 부린다. 천지조화(天地造化)는 음양조화(陰陽造化)이고, 음양조화의 제1이 일월(日月)이며, 제2가 수화(水火)이다. 생명이라는 현상은 물과 불의 상생조화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심장(心臟)의 화기(火氣)와 신장(腎臟)의 수기(水氣)가 기혈(氣血)을 조정하는 것이 인간의 생명 대사다. 태양의 햇볕(에너지)이 아니면 바다의 물이 수증기가되어 하늘로 올라가지 못할 것이고, 그러면 비가 내리지 않으니 땅의 생물은 모두 죽을 것이다.
그런데 물이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
우리 몸 속에서는 피와 땀이 되어 영양분을 공급하고 찌꺼기를 내다 버리는 수송관(상.하수도)역할을 한다. 물의 큰 특징은 ‘돌고 도는 것’이다. 기체→액체→고체의 세 가지 형태를 순환하는가 하면 들→바다→하늘→산→들을 순환한다. 물이 액체인 것은 참으로 묘한 것이다. 모든 것이 이 물에 용해됨으로써 얼마나 많은 일이 가능한 것인가?
물이 없으면 빨래도 목욕도 못할 것이고 농사도 못 지을 것이다. 물이야말로 고맙고도 고마운 것이다. 먼 바다에서 깨끗이 목욕하고 하늘로 올라가 비가 된 다음 이 땅 위에 내려온다. 잘났거나 못났거나 구별 없이 모든 생명체의 마른 목을 축여 주고, 그들이 배설해 놓은 온갖 더러운 오물을 깨끗이 쓸어서 가져간다. 그래서 바다 깊이 감추어 놓고 다시 햇빛으로 목욕하고 하늘로 올라간다.
바로 어머니의 마음이다.
불은 양(陽)이며 생명의 아버지이다.
물은 음(陰)이며 생명의 어머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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