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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서 일하기/창업 아이디어링 + 문서

1999 창업 아이디어링 : ☆정확한 정보를 남보다 먼저 잡아라

by 리치캣 2021.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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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 또한 땡처리와 관련된 내용이다.

눈물나게 너무나 당연한 말들도 하지만..

정말 정곡을 찌르는 내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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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르릉....” “삐리리....” 강남역 주변의 한 오피스텔에 위치한
S어패럴 사무실. 아침부터 사무실 전화통에서 불이 나고 코트 속에 있는
핸드폰까지 쉴새없이 울려댄다. S어패럴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땡처리’
유통 전문업체다.
하루에 이곳으로 걸려오는 전화는 1백여 통. 주로 좋은 물건이 있다는
정보를 알려주는 전화와 며칠 전 창고에 들여온 ‘땡처리’ 재고상품을
거래하고 싶다는 문의전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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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정보를 남보다 먼저 잡아라

‘땡처리’의 유통과정은 바로 이러한 재고제품에 대한 정보수집으로부터
시작된다. 보통 땡처리업자들은 시장 곳곳에 정보원을 두고 있으며
관계된 각처에서 정보를 수집한다. 정보원들은 주로 이 업계에서 일하는
있는 땡시장 사람들이며 이러한 정보수집만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시장에서 떠도는 소문이나 오가며 들은 정보를 팔아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 그에 따른 커미션을 받는다. S어패럴의 경우 하루 70-80여
통의 정보 전화를 받는데 게중에는 좋은 물건을 가지고 있다며
큰소리치는 ‘땡처리’ 전문중개인인 나까마들의 전화가 절반을
차지한다. S어패럴의 L사장은 정확하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정보처로 15군데 정도 확보하고 있다.

☆SOURCEING

일단 정보가 들어오면 그 정보의 진위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업계에서 일한 지 15년이 넘은 베테랑인 L사장쯤 되면 대충
몇 마디만 주고받아도 그 정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또 성사 가능성이
있는 정보인지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리바이스 재고물품이 나왔다는 정보가 오면 먼저 물건의
넘버를 묻는다. 리바이스의 경우 스타일에 따라 넘버가 다르기 때문이다.
150, 160 등의 100번대냐 아니면 300대냐, 500대냐에 따라 스타일이
다르다. 300번대는 수입품으로 세미형이고 500번대는 스탠다드형이다.
요즘에는 디스코바지로 불리는 아래로 내려갈수록 줄어드는 세미스타일은
팔리지 않는다.

또 어디 회사 것인지를 확인한다. 리바이스의 경우 리바이스코리아와
한주통상 제품이 있는데 리바이스코리아에서 나왔다고 하면 그건 100%
가짜다. 왜냐하면 리바이스코리아는 내수로는 절대 ‘땡처리’ 물건을
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에 부도를 낸 한주통상 제품이라면 1년차
이상의 것외엔 없다. 가격도 8,000원이다 하면 이건 가짜다. 보통
리바이스는 스타일에 따라 1,100-1,500원에 나오기 때문이다.

물건이 얼마나 나왔는지, 샘플은 보내줄 수 있는지, 창고는 어디에
있는지, 가격은 얼마쯤인지, 몇 년차인지 등등 하나씩 물다보면 정보의
진위는 물론이고 웬만한 물건의 성질 파악과 얼마 정도에 팔릴 수 있을
것인지까지 정확하게 감이 잡힌다. 이는 업계에 대한 광범위하고 풍부한
사전지식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본격적인 협상

이후 정보의 진위를 파악하는 과정을 거쳐 정확하게 확인이 되고 이
물건을 잡아야 되겠다고 판단이 서면 구체적인 상담과정으로 들어가게
된다. 먼저 ‘땡처리’ 재고물품의 총 리스트와 종류, 스타일, 치수 등을
파악한다. 의류업체 본사와 직접 거래하게 될 경우에는 본사로부터 총
리스트는 물론이고 상품현황과 재고현황, 각 품목별 원가표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자료를 받을 수 있다.

자료를 받으면 신속하게 자신이 구입하고자 하는 품목과 수량 등을
확실하게 의사표시해야 한다. 정보를 아무리 빨리 잡았어도 행동이 빠른
사람에겐 당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서로의 의견에 이견이
없으면 이젠 본사로 직접 들어가 본격적으로 상담을 매듭지어야 한다.

이때 명심해야 할 것은 꼭 먼저 제품을 확인해야 하는 일이다.
본사창고에 들어가 담당자와 인사 나누고, 예의 차리고, 어영부영하다가
물건을 볼 타이밍을 놓치고 협상에 들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아무리 잘 팔리는 브랜드라 해도 안 팔리는
제품과 디자인, 색깔 등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확실하게 돌다리를 두드리고 건너야 한다. 산처럼 쌓여 있는
재고 상자들 위에 샘플이 한 장 덜렁 놓여있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잘 보여주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놓여 있는 샘플과 상자 안의
물건이 꼭 같으리라는 보장도 없는 법이다. 협상이 끝난 후에 물건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는 것은 통하지도 않을 뿐더러 앞으로의 거래를
위해서도 금기사항이다.

그러므로 나중에서야 눈물을 머금고 물건을 실어내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눈앞에서 제품을 꺼내본 다음에 협상에 임해야 한다.
흔히 땡업자들이 하는 말이 있다. “박스를 까보기 전엔 아무도
모른다.”

☆불꽃 튀기는 심리전, 과감한 배팅

그리곤 가장 중요한 순간, 가격 결정 단계다. 베테랑일수록 이 과정이
짧고 확실하다. 길게 끌면 끌수록 얻는 것이 없다는 게 정설이다.
상대방이 부를 가격 수준과 그쪽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어느 정도의 선에서 가격이 내정되리라고 예측하고
있는지 등등 상대방이 들고 있는 패를 훤하게 읽어내야 하는 것은 물론
몇 수 앞까지 미리 내다봐야 한다.

따라서 마치 고수의 도박사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불꽃 튀는 팽팽한
심리전이 펼쳐진다. 따라서 이런 협상에 이미 이골이 난 만만치 않은
상대방에게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단단한 배짱과 고도의 순발력,
그리고 적절한 순간을 포착해 강하게 밀어부칠 수 있는 추진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협상을 빨리, 그리고 유리하게 이끌어내기 위해 현금이 가득찬 007가방을
들고 협상에 임하는 경우도 있다. 영화에서나 볼 듯한 만원짜리 지폐가
가득찬 007가방 앞에선 욕심이 생기는 것이 사람의 심리이고 또 어차피
‘땡처리’ 시장은 철저하게 ‘돈 놓고 돈 먹기’ 장사이기 때문이다.


☆재탕과 행사, 쪼개 팔기

이렇게 해서 가격에 대한 협상이 끝나면 곧바로 창고에서 물건을 내오게
된다. 이때도 절대 물건을 다 싣고 빠져나오기 전까지는 물건값을 전부
건네주면 안 된다. 일단 돈이 건네지고 나면 그 이후엔 어떤 요구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먼저 계약금만 주고 제품을 포장해서 트럭에 싣고
출발 준비가 끝났을 때 잔금을 치루고 인수증을 받아야 한다. 물건을
실을 때 정확한 카운트를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보통 5톤짜리 적재
트럭이 동원된다.

가격 협상이 끝난 후 창고에서 물건을 꺼내오기 전에 먼저 사전판단할
사항이 있다. 물건의 판매형태를 결정하는 일이다. 본사 창고에서
‘땡처리’ 되어 내온 물건들은 크게 세 가지 형태의 판로로 나간다.
창고에서 내온 물건을 그 자리에서 다시 다른 땡업자에게 떼어 파는
재탕과 백화점이나 체육관 등을 임대하여 행사하여 판매하는 방식,
그리고 남은 것은 5,000장에서 1만 장 단위로 잘게 쪼개서 영세
땡업자들에게 되파는 방식이 있다.

따라서 얼마를 재탕하고, 행사하고, 잘게 쪼개 팔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보통 10만 장을 내온 경우를 예를 들면 절반인 5만 장
정도를 재탕하고, 남은 물량의 반인 2만5,000장은 행사를 통해, 나머지
2만5,000장은 쪼개서 중간소매로 판매한다. 단가는 각 형태에 따라
다르다. 행사할 경우의 마진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재탕, 중간소매
순이다. 행사용으로 뽑은 물량만 다 소화해도 투자한 원금이 떨어진다.

물론 전량을 재탕해버리면 1시간 내에 원금과 마진을 챙길 수도 있지만
보통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20일 정도면 원금이 회수된다. 그리고 대략
30-40일이면 모두 소화된다.


☆내가 꺽어놔야 파는 사람이 좋다

L사장이 이 업계로 뛰어든 것은 86년도. 당시 숙녀복 제조업체를
운영하다가 ‘땡처리’ 장사로 나선 L사장은 15년이 지난 지금에야
비로소 감이 잡힌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5건당 2건 정도는 소위 ‘물을
먹는다.’ 평균 2달에 한 건씩 ‘땡처리’를 한다.

현재 S어패럴은 자체내 창고는 가지고 있지만 직접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매장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L사장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자신의 물건을 다시 사갈 땡업자들의 조건을 유리하게 만들어주는
일이다.

그가 늘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나에게 물건을 팔 사람은 중요치
않다. 내 물건을 구입하여 소비자들에게 팔 사람들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일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7-8%의 저마진을 고수하여 자신의
물건을 사간 사람들이 파격적인 가격대와 확실한 품질을 갖춘
땡처리매장이 되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임 사장은 의류업체의 잇단 부도와 판매부진으로 재고품이 갈수록
늘어가면서 땡처리시장의 전망을 밝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땡시장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제대로 맥을 잡고 있는 사람들은 몇 되지
않는 실태를 우려하고 있다. 그리고 철저한 준비와 프로근성 없이
섣부르게 뛰어들지 말기를 간곡하게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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