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8년 : IMF 시대의 산업별 창업 전망
IMF 시대의 산업별 창업 전망
내수중심산업 수익성 악화 예측 / 이상민
산학연 벤처 네트워크 구성 시너지 효과 극대화 해야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자금 지원 이후에도 연이은 한계기업들의
도산으로 전 업종에 걸쳐 심각한 불황이 계속되고 있다. 그 동안
대기업의 경우에는 무리한 과잉·중복투자와 방만한 경영으로,
중소기업은 자금시장의 경색으로 연쇄적인 부도현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연쇄적인 부도는 개별기업과 산업 전반에 걸쳐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새 정부도 현 경제위기는 국내 대기업의 불합리한
지배구조와 과도한 지급보증과 차입경영, 금융기관의 부실경영 등이
중요한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대부분 기업들이 IMF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전략 변화, 조직
슬림화, 특화사업진출 등의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획기적인
해결책을 추진하는데는 많은 한계가 있었다. 결국 기업은 생존전략으로
사업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자금조달의 한계에
부딪친 기업들은 도산하거나 외국자본에 의해 M&A 되는 등 국내
기업구조의 일대 전환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IMF체제하에서 국내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진행됨에 따라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고 정부의 통화관리에 의한 고금리정책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자금압박은 심화되어 설비투자가 크게 감소할 것이다.
또한 IMF가 요구하고 있는 긴축정책으로 인해 내수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내수중심산업의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국가의 대외신인도
하락은 해외 자금조달 및 수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 조 선
조선산업은 전형적인 수출특화산업으로 환율급등 현상이 수입기자재의
단가상승을 유발하고 있지만 대체로 환차익, 가격경쟁력 제고 등
긍정적인 영향도 있다. 그러나 외환위기의 여파로 국가의 대외신인도가
하락함에 따라 대부분 해외에서 차입하고 있는 선박건조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편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은 도산 및 합병 또는
대폭적인 인력조정 등을 계획하고 있다.
▲ 석유 화학
석유화학산업의 생산 및 수출은 국내 투자의 감소와 세계적인 공급물량
증대로 급격하게 둔화될 전망이다. 또한 환율상승에 따라 제품의
원가부담이 높아진 기업은 수출 가격경쟁력이 저하되고, 그 동안의 과다
차입경영으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다.
IMF체제하에서 업계는 설비투자에 대한 금리부담 가중과 환율상승에
따른 원료수급의 불안정이 우려되고 다국적 화학기업들의 적대적 M&A
시도가 한층 더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유화업계는 감산과
원료 주고받기 등으로 경영위기를 극복해야하며 한계사업정리를 통해
핵심사업에 집중하는 등 심도있는 구조조정이 요구된다.
▲자동차
자동차산업은 대표적인 공급과잉 업종으로 업계의 공동생존을 위한
자율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IMF는 자동차산업을 대표적인 과잉
투자부문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미·일의 견제와 압력이 클 것이다.
또한 특소세·교통세 인상, 유가 인상과 소비심리 위축, 그리고 신규
수요 포화상태로 내수는 크게 감소되지만, 환율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제고로 수출증가가 예상된다.
그러나 IMF의 구조조정 압력, 수입선 다변화 철폐, 형식승인제도 완화로
인해 미·일 승용차가 국내 시장에 급속하게 진출할 전망이어서 업계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일반 기계
기계산업은 설비투자 및 신규투자 축소에 따른 경영 악화가 예상되며
유일한 활로인 수출도 동남아 외환위기와 경기침체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한 수입선 다변화 제도가 조기 폐지됨에 따라 일본의
기계장비가 무차별적으로 시장에 진입해 안정적인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이다.
한편, 국내업체는 지금까지 정부의 정책 금융지원에 힘입어 신규
설비투자 및 기술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추진한 결과 차입금 의존도가
타산업에 비해 높은 실정이다. 따라서,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계업체들은
자금난이 가중될 뿐만 아니라 일부 중소부품업체들의 도산 및 M&A가
확대될 것이다.
▲반도체
반도체산업은 90%이상 수출을 하고 있기 때문에 IMF체제에서도 타산업에
비해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도체는 자동차와
더불어 미·일의 견제가 가장 심한 산업으로서, 특히 한국이 주도하는
D램 분야의 신규투자에 대한 축소 압력이 가중될 전망이다. 또한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위한 신기술 개발투자나 업계간 공동연구, 그리고
고급인력양성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시장 불안과 환율상승에 따른 금융위기로 인해 중·장기적인
신규투자는 감소될 것이고, 현금 확보가 다급해진 국내업체들은
저가수출을 확대해 단기적으로 D램의 국제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그러나, 재고부족과 생산량 감소로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기술력과
생산력을 갖춘 국내업체들의 매출증가가 예상되고 세계
반도체시장에서의 비교우위도 지속될 것이다.
▲철 강
철강산업은 내수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가동률 저하 및 수익성 악화로
인해 신기술 개발투자가 급격하게 감소되고 가동률 유지를 위한 저가
수출확대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건설, 기계, 가전 등 수요산업의 침체와
설비투자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철강소비는 크게 위축될 것이다.
한편 철강업체는 생산품목 조정, 임차경영 등 기업의 경영합리화 및
구조조정을 확대할 것으로 보여 기반이 취약한 중소업체들은 M&A가
예상된다. 또한 업계 전체로도 물류·마케팅 등에서 공동의 대응체제가
구축되어야 경영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 것이다.
.
▲가전 산업
가전산업은 국내 경제가 저성장을 함에 따라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수입선 다변화 조기 폐지에 따라 일본제품이 점차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하고, 그 결과 경쟁력이 약한 국내업체의 존립 기반이
무너질 가능이 높다.
한편, 가전업계는 내수부진에 따른 신규투자 감소가 불가피하고
소형가전 및 음향기기 등 한계사업 부문의 정리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가전 3사는 구조조정차원에서 중견기업과 협력업체에 저부가가치
사업부문을 매각하거나 이양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정보 통신
내수의존도가 높은 정보통신부문은 초긴축정책에 따른 시장경색으로
성장세가 약화될 전망이다. 특히 대형 국책사업 및 초고속 국가망사업의
유보 가능성에 따라 SI업계의 침체가 예상된다.
따라서, 업체는 내수보다는 수출 등으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 또한
외국인 주식소유한도가 확대되고 국내 기업에 대한 M&A가 전격적으로
허용됨에 따라 성장가능성이 높고, 핵심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정보통신업체들은 외국자본의 1차적인 인수대상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외국인들의 무차별적인 적대적 M&A에 대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IMF위기 벤처기업으로 극복해야
IMF위기를 극복하려는 대기업들은 사업의 상호교환을 통해 주력업종
중심으로 기업의 사업구조를 획기적으로 재편하는 대협상(Big Deal)을
모색하고 업계 자율 감산, 부품 공용화와 원료 상호공급 등 자율조정
노력을 한층 심도있게 진행시키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오히려 사업기회가 확대되어
입지가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 근거로 새 정부는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소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한다는 정책을 강조했고,
또한 그동안 진출했던 사업분야에서 대기업이 철수하거나 중소업체로
사업이양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IMF체제에서 모든 국내산업과 기업은 커다란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시대에 아이디어와 신기술로 특화된 기술집약적인
벤처기업은 각 산업에서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첨병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벤처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고 급속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벤처캐피털회사·벤처기업의 끊임없는 공동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지금과 같은 IMF시대의 고금리와 벤처캐피털의 짧은 역사 등을
감안할 때, 정부의 육성정책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성공요인이라고
판단된다. 우선 정부는 기금을 활용해 위기에 처해있는 벤처기업의
수출입 시스템을 가동시키는 한편, 코스닥시장을 독립된 벤처기업전문
증권시장으로 육성해 벤처기업 주식의 유동성을 확대시켜야 한다.
또한 미디어밸리, 벤처빌딩, 테크노파크 등과 같은 벤처기업 창업을
위한 첨단 산업기반시설을 조성하고 산·학·연 벤처네트워크를 구축해
정보공유와 상호기술교류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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