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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퍼창업 지식 : 오퍼상 창업사례

by 리치캣 2021.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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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퍼상 창업사례


(주) 마가단 류드밀라 최사장


  러시아 보따리 장사보며 창업힌트

때이른 무더위 속에서도 IMF 한파는 끝이 보이지 않지만 유독 살맛나는
세상을 구가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오퍼상이 그들이다.
동대문 운동장 건너편에 우뚝 솟아 있는 거평프레아 건물의 아파트 전용
엘리베이터 입구에 들어서면 난데없이 낯선 이국땅에 서 있는 느낌이
든다. 벽과 게시판에는 희랍어 비슷한 문자들로 씌여진 각종 안내문과
광고물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이 건물 18층에 내리면 가운데 공간을
두고 4각형을 이루는 복도마다에는 한눈에 주거지로 사용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아파트들이 어깨를 부대끼며 열지어 서 있다. 바로
이곳이 러시아 보따리 장사들의 발길이 가장 빈번하게 드나드는 동대문,
그중에서도 10여개의 對러시아 무역업체들이 모여 러시아 중개무역의
메카로 한창 부상하고 있는 곳이다.

블라디보스톡을 거점으로 멀리는 모스크바와 카자흐스탄까지 한국제품을
실어나르는 (주)마가단도 바로 이 건물에 둥지를 튼 젊은
중개무역회사다. 러시아교포인 사장 류드밀라 최(47세)는 카자흐스탄에서
출생하여 흑해 부근의 소도시에서 살다가 90년대들어 블라디보스톡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 여행사를 운영하던중 마가단지역의 러시아인들이
보따리장사를 위해 한국을 빈번히 드나드는 것을 보고 무역회사를 차릴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창업동기를 설명한다.


  지난 96년 1월에 설립된 (주)마가단은 주로 건자재, 가구, 식료품 등을
러시아 각지로 수출하지만 특정 품목에만 주력하지는 않는다. 러시아에
있는 거래선들이 주문하는 품목은 무엇이든 물건을 구해 선적한다.
회사설립 첫해에 1백만달러 가량의 수출실적을 올린데 이어 지난해에는
환율 급등의 영향으로 두 배가 넘는 수출실적을 올렸다고 말한 최 사장은
문득 IMF를 머리에 떠올린 듯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남편은 직원 2명과
함께 부산사무소에, 자신은 큰아들과 함께 서울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최 사장은 철저히 가족중심으로 경영이 이루어지고 있어 탄탄한 팀웍이
남다른 경쟁력이라는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블라디보스톡을 중심으로 한 극동지역은 러시아 중심부로부터 워낙
떨어진 곳이어서 물류비 등을 이유로 한국제품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품질은 유럽제품보다는 못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중국제품보다 우월하다는 게 러시아인들의 인식이란다.
특히 소규모 무역업을 영위할 경우에는 고급제품이나 내구재보다는
값싸면서 일상생활에 쓰이는 소모품을 대상품목으로 하면 對러시아
무역에서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러시아 무역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한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무엇보다 세금 등 현지의 제도와
규정들을 철저히 인지하고 거래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 사장이 꼽고 있는 사업상의 애로사항은 자금과 비자문제. 지난해말
이전만해도 어렵사리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어려운 경제여건과 더불어 자신이 외국인이라는 사실때문에
금융기관들이 더더욱 대출을 꺼린다고 한다. 비자문제의 경우도 운이
좋아 복수비자를 받은 경우에는 사업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지만 자신이
거래하는 러시아 바이어들은 대부분 단수비자를 받기 때문에 매번 한국에
나올 때마다 비자신청을 새로 해야 하는 번거러움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외국인이 된 한인인 최 사장의
얼굴에서는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이주된 한인들의 한맺힌 설움과
같은 어두운 그림자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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