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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기/경영학과 군사학

한국경제의 새로운 미래 BRICs

by 리치캣 2010.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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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새로운 미래 BRICs

현대경제연구원 지음

한국경제신문 한경BP / 2005년 6월 / 255쪽 / 11,000원

▣ 저자 현대경제연구원

1986년 현대그룹에 의해 설립된 이래, 90여 명의 전문가들이 ‘최고 중의 최고(Better than the Best)’ 정신을 경영이념으로 국내외 경제․경영 연구와 산업교육을 선도하고 있는, On-Off line 혼합의 국내 최고 민간 경제연구소이며, 국가와 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문화 콘텐츠 및 RFID(무선인식태그)와 같은 신지식사업도 적극 육성하고 있다.

▣ Short Summary

21세기 들어 세계경제 환경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변화의 가장 큰 특징으로 ‘세계화’와 ‘지역주의 강화’를 들 수 있는데, 이제 모든 국가는 과거 냉전체제와는 달리, 우방도 적도 없는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경제전쟁’시대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BRICs란 브라질(Brazil), 러시아(Russia), 인도(India), 중국(China)의 첫 영문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신조어로, BRICs의 전체 면적은 전 세계 대비 29%, 인구는 27억 명으로 세계 총인구의 43%에 해당된다. 따라서 경제활동의 세계화, 지역화 추세 속에서, BRICs와 경제교류를 활성화하지 못하면, 그만큼 성장의 활력을 잃게 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수출 지향적, 대외 의존적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경우에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무엇보다 새로운 시장을 찾는 일이 중요한데, BRICs 시장은 우리나라로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성장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오늘날의 BRICs 국가들이 있기까지, 각 나라가 걸어왔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집중 조명하고 있고, 나아가 미래의 모습도 전망하고 있다. 또 BRICs에는 긍정적인 모습과 부정적인 모습이 공존하고 있어, 기회를 찾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위험 또한 상존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BRICs에 진출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데, 장․단기적 차원에서 우선 진출 분야를 선별하고, 또 중․장기적으로는 이들 국가에 진출하는 데 요구되는 마케팅 전략도 제시하고 있다.

▣ 차례

PART 1 남미의 새로운 경제대국 브라질

PART 2 세계경제의 핵심 성장엔진 러시아

PART 3 아시아의 거인에서 세계의 거인으로 인도

PART 4 2010년 세계경제의 미래 중국

한국경제의 새로운 미래 BRICs

현대경제연구원 지음

한국경제신문 한경BP / 2005년 6월 / 255쪽 / 11,000원

PART 1 남미의 새로운 경제대국 브라질

부활하는 브라질경제

브라질은 1500년경 포르투갈 사람 페드루 알바레스 카브랄(Pedro Alvares Cabral)에 의해 발견된 후, 300년 간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아왔고, 17세기 초 세계 열강의 하나인 네덜란드의 침입, 19세기 말 대지주와 지방 세력자 등으로 구성된 계급집단인 ‘콜로네레스’에 의한 무혈 쿠데타 등을 겪었으며, 그 시련만큼이나 브라질의 경제도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1964년 초 145%라는 초인플레이션 현상을 겪었고, 1970년대 말의 제2차 석유파동 여파와 국제 이자율 상승에 따라 ‘1980년대 외채위기’를 맞이했으며, 1998년 중반 아시아와 러시아에서 시작된 외환위기로 브라질경제는 깊은 정글 속에 빠졌다.

이후 IMF는 브라질의 경제회생을 위해 415억 달러의 긴급자금을 지원했고, 브라질은 IMF의 권고에 따라 통화, 재정, 금융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렇게 반복되는 경기의 악순환으로 브라질경제는 극심한 성장 불균형, 계층 간 소득불균형 현상을 겪었는데, 결국 브라질 국민들은 부의 공정한 분배와 지속적 성장, 그 무엇보다도 자신들의 뼛속 깊이 파고드는 가난과 배고픔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인물로 2002년 공장 노동자 출신인 룰라(Lula)를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룰라는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제2의 브라질 재건을 위해 새로운 경제 구조개혁을 제시했다. 그 내용은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간의 형평성 문제를 안고 있는 사회보장제도의 개혁, 세목 간의 중복과 동일 세목에 대해 지역 간 다른 세율을 적용하는 비효율적인 세제의 개혁, 농촌의 빈곤과 불평등의 원인인 토지분배의 불균형 해소를 위한 농지 개혁 등이었다.

지나친 부의 집중, 높은 공공부채 비율 외에 브라질경제가 안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기타 개발도상국보다 떨어지는 공공부문의 인프라 부족이다. 인프라 확충에 필요한 기본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민자유치 방안의 기본적인 골격을 주도한 인물은 전임 카르도수 대통령이었고, 룰라 행정부는 카르도수 집권 하에 이루어진 전기, 철도, 고속도로 등의 민간자본투자 유치작업을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또한 민간사업자의 적극적 투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룰라 정부는 민간참여사업자에게 일정 기간의 수익성 보장,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사업권 부여, 장기 저리의 금융지원 등을 약속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 대한 경제활동 의존도가 높았던 남미 지역 국가들이 지역경제 통합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중남미 지역의 경제 블록화는 남미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MERCOSUR)'와 안데스 공동시장인 ‘안데스공동체(ANCOM)'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오고 있다. 이러한 지역경제의 통합은 브라질의 주요 수출품인 전자, 화학, 기계, 제지 및 자동차 분야에 큰 타격이 예상되며, FTAA 출범에 따른 관세율 인하는 브라질의 무역수지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나, 브라질의 제1의 수출품목인 곡물, 쇠고기 등의 농산물 수출과 외국인 투자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004년 5월 22일 룰라 대통령은 각료 7명, 주지사 5명, 기업인 400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해 “브라질은 이번 기회를 잃을 수 없으며 그러지도 않을 것”이라며 태평양 실크로드 항로 개척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중국과의 무역비중이 날로 커지므로 향후 태평양 실크로드의 개척을 위해 룰라는 2004년 중국 방문 중 철강․석탄․자동차․농업․체육 등의 분야에서 15개 합의 문서를 작성하였는데, 중국은 미국, EU, 메르코수르에 이어 브라질의 네 번째 교역 파트너다.

앞으로도 거대 시장과 빠른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과의 협력체제는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룰라 행정부는 아시아와의 교역 증대를 위해선 해상항로 단축이 시급한 과제임을 인식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유사한 남미횡단 철도를 구상하고 있다. 남미횡단 철도의 노선으로 언급되고 있는 곳은 브라질의 산투스 항과 칠레의 아리카 항으로, 이 노선은 기존의 횡단거리를 7,400km나 줄일 수 있어, 기존의 물류비용과 운송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천연자원과 첨단기술로 세계 무대를 누빈다

브라질의 전체 면적은 855만㎢로, EU 국가들의 면적 총합과 맞먹을 정도다. 광활한 대륙에서 나오는 다양한 천연자원, 국토의 60%인 510만㎢가량이 세계 산림면적의 10%에 해당하는 정글과 산림, 277만㎢의 영해에서 300종 이상의 어류가 서식하는 풍부한 수산자원을 가지고 있는 자원 대국이며, 아울러 2007년 원유 순수출국으로의 부상이라는 비전에 걸맞게, 세계 최고의 심해 시추 능력, 세계적 수준의 중소형 항공기 제조기술 보유, IT 첨단국가로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브라질 코스트를 해결하라

룰라 행정부는 브라질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각종 구조개혁을 단행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하고, 만성 재정적자를 축소하기 위해 다양한 긴축재정 및 금융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대외신뢰도 회복을 통한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에 앞서 룰라 정부가 선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즉 복잡한 법체계, 고율의 세금, 높은 금융비융, 인프라 부족 등과 같은 이른바 ‘브라질 코스트(Brazil Cost)'다. 브라질 코스트가 해결되지 못할 경우 브라질의 장래는 밝지 않으며, 앞으로도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브라질의 유망산업과 진출 전략

우리의 대 브라질 진출 전략은 크게 네 가지 -원유 등 브라질 자원시장으로의 진출, 항공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 모델 구축, 브라질의 농업시장 공략, 브라질 자동차시장으로의 진출- 로 요약할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째, 브라질 자원시장으로의 진출을 살펴보자. 브라질은 풍부한 임산자원과 수산자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철광석, 석탄, 주석, 망간, 흑연, 고령토 등 30종에 이르는 막대한 양의 광산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원유 및 천연가스 등도 풍부하다. 브라질 자원개발 사업은 높은 국제 비교우위를 갖고 있고, 산업 내 경쟁관계도 크지 않아 투자매력도는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기회와 위협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으므로 단독투자 방식보다는 브라질 주요 기업과의 합작투자 방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자원개발사업의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고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브라질 기업이 추진하는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지분 참여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둘째, 항공 분야로의 진출을 살펴보자. 중소형 항공기 시장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40%를 가진 브라질의 엠브라엘은 현재 남미 최대의 항공기 제작업체이다. 국토 면적이 좁은 우리나라에서는 그 동안 중소형 항공기 수요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동북아 경제 허브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중소형 항공기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서울을 중심으로 반경 3시간 비행 거리에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가 43개나 자리해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국내 항공 산업 관련 기업들은 브라질의 중소형 항공 산업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2004년 11월 노무현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때 대한항공과 엠브라엘이 항공 산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는데, 앞으로는 항공기 구매와 관련해서 뿐만 아니라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습득한 기술을 바탕으로, 초기 단계인 국내 항공 산업을 한층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중국시장에 수출할 수 있도록 중소형 항공기 기술 개발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셋째, 농업시장 진출을 살펴보자. 브라질은 광활한 토지자원, 양호한 기후조건을 바탕으로, 커피, 오렌지, 원당, 대두, 닭고기, 쇠고기 등 농업분야에서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향후에도 지속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대규모 플랜테이션을 중심으로 한 농업분야 진출이 유망하다. 자본과 기술을 제공하면서 현지의 값싼 노동자들을 이용해 기계농법을 도입하고, 다각적인 플랜테이션 경영을 하면 현지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플랜테이션을 통한 작물의 수출뿐 아니라, 수확물을 이용한 제조부문에의 진출로 농작물의 부가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 싼 지가는 진출한 기업의 고정비용을 낮춰 비용 경쟁력을 상승시킬 수 있으며, 아울러 우리 농업이 브라질로 진출하게 되면 곡물 또는 열대작물 재배를 위한 농기계 등 자본재를 생산하는 기업의 동반 진출 또한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넷째, 자동차시장으로의 진출을 살펴보자. 잦은 관세율 변화와 취약한 생산능력 등으로 브라질 자동차산업의 발전 속도는 매우 느렸다. 다만 최근 전반적인 경제여건이 개선되면서 점차 수요가 증대되고, 제도적으로도 대외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개방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어 향후 발전 가능성은 매우 높다. 브라질의 내수 판매규모는 2004년 158만 대를 기록해 한국의 112만 대보다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향후 브라질은 중남미 지역 경제통합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되어, 외국 기업들이 중남미 시장을 공략하는 거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PART 2 세계경제의 핵심 성장엔진 러시아

더 이상 혼란은 없다

20세기 초부터 80년 이상 서방진영에 맞서면서 세계의 절반을 호령했던 공산주의 세계의 맹주, 러시아는 고르바초프의 개혁 실패와 몰락,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물결, 그리고 혼란의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이제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구소련이 붕괴하자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은 경제적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전격적 도입을 통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가장 먼저 취한 조치는 가격자유화였다. 그 후 1994년까지 민영화 정책과 경제안정화 정책 등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전면적인 개혁조치들을 속속 발표했다. 하지만 이들 조치는 러시아의 경제상황을 더욱 혼란으로 내몰았다. 이러한 혼란은 1996년까지 지속됐다.

혼란을 거듭하던 러시아경제는 1997년 회생의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회복의 기쁨도 잠시, 러시아는 1998년 8월 지불유예, 즉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1997년 아시아 지역을 휩쓸었던 외환위기에 러시아가 무릎을 꿇은 것이다. 러시아가 아시아 외환위기의 여파에 따라 모라토리엄 선언까지 하게 된 이유는 경제 시스템이 전환기에 놓여 있어, 외부 충격을 흡수할 만한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에너지 의존적인 경제구조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혼란을 거듭하던 러시아경제가 21세기 들어 기지개를 켜고 있다. 1999년 6.3% 성장을 시작으로 2000년에는 10%의 사상 유례 없는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2004년에도 7.3% 성장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예상했다. 러시아경제의 회생 원인은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는데, 옐친 대통령은 1993년 천신만고 끝에 대통령 권한이 대폭 강화된 신헌법을 바탕으로 물가와 환율을 안정시켰고, 푸틴 정부에 이르러 외채 탕감과 재정 건전화에 전력했다. 그리고 1998년 외환위기 이후 루블화 가치의 폭락으로 러시아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되살아나면서 제조업부문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서비스업 분야가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떠오르면서 러시아경제에 전에 없었던 부가가치를 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것은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있었기에 더욱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

국제유가의 상승은 러시아에게 오일 달러를 안겨주었고, 러시아는 이 돈으로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필요한 자본재를 수입할 수 있었다. 넉넉해진 재정은 세금 인하를 가능케 했으며 이는 민간 소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외환보유액이 증가하면서 외채의 조기 상환도 가능했다. 이러한 모든 변화는 외국자본의 유입으로 이어졌다.

긍정적인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러시아경제의 성장동인이 원유수출에서 다른 산업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의 우수한 인적 자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러시아는 고등교육을 받는 인구 비율이 68%로 BRICs 중 고급인력이 가장 많은 나라다. 고급인력뿐 아니라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러시아는 자원도 풍부하고, 저축률도 중국 다음으로 높아 자본축적에 유리한 나라다.

규모로 압도하는 러시아의 산업

러시아 산업은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에 바탕한 에너지 산업의 비중이 매우 크다. 구소련 시절 역점을 두었던 철강산업 또한 변화에 적응하면서, 러시아의 대표적인 산업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 외에 우수한 과학기술 수준을 갖춘 첨단 산업도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데, 항공우주산업은 최근 체제 정비를 마치고 세계에서 가장 먼저 우주선을 띄웠던 기술력을 토대로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자동차와 IT 산업도 소득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세계 무대로 나아가는 러시아

러시아는 대외지향적인 통상정책을 견지하고 있다. 아직 WTO에는 가입하지 못했으나, 가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대외지향적인 통상정책과 함께 석유와 천연가스를 바탕으로 대외 교역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해 2003년 1,8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유럽에 편중된 교역구조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북미, 그리고 남미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향후 러시아가 흑자 기조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자국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통한 수출품목의 다변화가 꼭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러시아가 안고 있는 리스크에 주목하라

러시아의 대외적인 위험 요인으로는 유가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산업구조, 외화유입 급증에 따른 환율의 변동 가능성 고조, WTO 가입에 따른 부작용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대내적 위험 요인으로는 금융 시스템의 불안, 부패 문제, 소극적인 민영화와 정부의 간섭 확대, 빈부격차 심화와 민족주의의 발호가 우려된다. 이러한 문제는 러시아의 장밋빛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러시아의 유망산업과 진출 전략

러시아로의 진출 전략을 살펴보자. 첫째, 금융 산업에 적극적으로 도전해야 한다. 러시아는 우리나라와 비교할 때 소득에 비해 금융자산 축적도가 낮은 나라다. 이는 향후 러시아의 금융자산 축적이 매우 빠르게 일어나면서 금융산업이 유망산업으로 부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국내 금융기관이 지점의 형태로 러시아에 진출하는 소극적인 방식보다는, 비교적 점포망이 넓은 러시아 내 은행들을 인수함으로써 러시아 금융산업에 진출하는 좀더 적극적인 방식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러시아 국민들의 경우 은행에 대해 불신이 매우 크기 때문에,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과감한 초기 투자로 자본력을 높여야 한다. 아울러 러시아 금융 산업으로의 진출은 궁극적으로 기업금융보다는 소매금융 측면에서 이뤄지는 게 유리하다. 한편, 은행부문 외에도 여신전문금융기관이나 보험 산업의 러시아 진출 또한 모색할 필요가 있다.

둘째, 중산층 확대로 뜨고 있는 소매시장을 잡아야 한다. 러시아의 경제성장이 두드러지면서 소비여력을 갖춘 중산층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데, 러시아의 소비자시장은 인도․중국보다도 높은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위험 요인도 매우 많다. 법체계가 취약해 진출시 믿을 수 있는 파트너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커다란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다. 특히 금융 인프라가 미흡해 현금결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거래 상대방의 신용 부족으로 투자금․이익금 회수가 곤란한 경우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아울러 기업 활동에 있어 러시아에 만연한 부정부패와 안면거래 위주의 상거래 관행은 외국 진출 기업들에는 또 다른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러시아 소비자시장의 규모 및 성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가전제품 유통업, 가공식품 및 의류 임가공업 등의 분야가 유망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지역별․계층별로 소비 패턴이 상이한 점을 고려할 때, 저소득층이 몰려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기초 생필품 생산․판매업도 고려해 볼 만하고, 독자 진출보다는 현지에서 믿을 만한 파트너를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지 유통, 통관절차, 조세제도 등 현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파트너 확보가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불필요한 비용 지불이나 시간 지연 등으로 경쟁력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

셋째, 하드웨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러시아 IT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것은 이동통신 시장이다. 2005년 2월 현재 러시아의 이동전화 사용자는 전년 동기 대비 두 배가 증가한 총 8,000만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휴대전화기를 이용하는 셈이다. 러시아 이동통신 단말기 시장에 진출한 주요 기업들은 노키아, 모토로라, 지멘스, 삼성전자 등인데, 이들이 8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20% 이상을 점유해 노키아 다음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넷째, 미개척 분야인 PC 및 인터넷 네트워크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이미 러시아의 이동통신 단말기 시장은 일정 수준 성장한 상태여서, 개인용 컴퓨터나 인터넷 관련 네트워크 시장을 새롭게 개척해 차세대 러시아 IT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 가격탄력성이 큰 러시아 PC 시장의 특성과 2003년 현재 100명당 8.9명에 불과한 낮은 PC 보급률을 고려할 때, 향후 개인용 PC 수요가 크게 증대될 것으로 판단된다. PC 보급이 활성화되면 인터넷 이용자 수도 증가할 것이고, 이러한 IT 수요를 받쳐주기 위한 네트워크 인프라의 수요 또한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지정보에 정통해야 한다. 특히 시장뿐 아니라 기술과 관련된 교류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러시아 시장에 뿌리를 내리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러시아의 천연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러시아는 환산하여 총 3,623억 배럴 상당의 석유․가스 자원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미 중국과 일본이 이 지역 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참고로 에너지 개발부문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정책 자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해외의 대규모 유전, 가스전을 개발하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다. 따라서 한국은 에너지 개발을 위한 한․중․일․러 국가 간 공동 펀드 조성을 통해, 러시아, 중국 등 동북아시아 지역의 에너지 자원탐사 및 개발을 수행․분배하는 방식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러시아 화석연료를 둘러싼 지정학적 환경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여섯째, 폭발적 시장잠재력을 지닌 자동차시장을 석권해야 한다. 러시아의 자동차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자국 내에서 생산되는 연간 100만대로는 시장을 충족하기가 힘들어, 나머지 50만 대는 수입해서 쓰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러시아 자동차시장에서 외국 기업들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그리고 예전에는 중고차를 수입해서 썼으나 최근 들어 외국산 신차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외국산 신차 시장에서는 미국이나 유럽산에 비해 한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 자동차의 인기가 더 높다. 한국․일본 등 아시아권 자동차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이유는, 성능이 우수하면서도 유로화 강세로 유럽산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 정부는 자동차산업 육성을 위해 2002년 채택한 자동차산업 발전계획을 바탕으로 외자도입, 외국 자동차 업체와의 제휴, 부품소재의 품질 강화 노력을 추구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정부의 시나리오대로 경제가 발전한다면 향후 몇 년 안에 두 배 이상으로 그 규모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 시장을 석권하기 위해서는 고급화로 승부하고, 현지 부품시장을 선점해야 하며,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고, 중고차시장을 노려야 한다.

PART 3 아시아의 거인에서 세계의 거인으로 인도

긴 잠에서 깨어난 아시아의 거인

인도는 면적 328만 7,000㎢로 한반도의 15배이며, 인구는 2003년 현재 전체 10억 6,500만 명으로 중국 다음으로 풍부한 노동력을 갖고 있다. 교육수준도 매우 높아 도시지역 문맹률은 20% 이하이며, 1,700만 명의 세계적인 IT 개발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양과 질의 결합을 바탕으로 인도의 경제규모는 2003년 GDP가 5,900억 달러로 세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참고로 2003년 이후 인도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는 이유는, 성장 동력인 서비스산업이 지속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둠과 동시에 생산성 향상과 중산층의 소득 증가 등 구조적인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경제운용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인도의 초고속 성장을 이끄는 5대 산업

인도의 초고속 성장을 이끄는 5대 산업으로 IT, 자동차, 농업, 섬유, 철강산업을 들 수 있는데, 첫째, 인도의 성장기대주, IT 산업을 살펴보자. 인도의 IT 산업은 해외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는데, 인도 IT 산업의 힘은 우수한 노동력에서 찾을 수 있다. 인도 공과대학, 인도 과학대학을 비롯해 230여 개의 종합대학 내 2,100여 개의 컴퓨터 관련학과와 각종 교육기관을 통해 매년 12만 명의 IT 관련 인력이 배출되고 있으며, 이들 중 연간 4만~5만 명이 해외로 진출하는 추세다.

둘째, 세계의 각축장이 된 자동차 산업을 살펴보자. 해외 유명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앞다투어 인도투자를 확충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시장잠재력 때문이다. 최근 인도는 승용차 64만 대를 포함, 연간 100만 대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는데, 10억을 웃도는 인구에 비해 아직도 자동차 보급률은 승용차와 트럭, 버스 등을 다 합쳐도 1% 수준에 불과해 향후 내수시장이 확대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인도시장에는 스즈키를 비롯해 현대, 도요타, 닛산, 마쓰다, 피아트, 포드, GM 등 10개가 넘는 해외 유수의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진출해 있는데, 스즈키의 현지 합작법인인 마루티(Maruti)는 인도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으며, 현대가 18.5%의 시장점유율로 그 뒤를 쫓고 있다.

셋째, 인도 산업의 뿌리인 농업을 살펴보자. 인도는 인구가 10억을 웃돌지만 식량 자급자족은 물론 수출까지 가능할 정도로 생산량 또한 풍부하다. 오늘날 인도의 농업이 있기까지에는, 녹색혁명 -밀, 쌀과 같은 다수확 품종 육성, 화학비료와 살충제 사용, 관개시설 개보수 및 확충을 통한 2모작 달성, 그리고 다양한 보조금 제공 등을 주요골자로 하는 ‘녹색혁명’은 미국의 록펠러(Rockefeller)와 포드 재단의 지원을 받아 1967~78년까지 지속됨- 이라 불리는 생산성 향상과 토지개혁 같은 제도적 개혁이 뒷받침되었다.

넷째, 인도 섬유산업의 위기와 기회를 살펴보자. 인도 중남부의 마하라슈트라 주, 안드라프라데시 주, 카르나타카 주에 걸쳐 분포하는 데칸고원은 건․우기가 뚜렷이 구분되는 반건조기후와, 현무암이 무려 1억 년 가까이 풍화되어 형성된 비옥한 흑토지대로 이루어져 있어, 목화 재배에 우수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자연조건은 인도를 세계 면화 생산의 15%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면화 생산국으로 만들었다. 인도는 면화를 바탕으로 한 면직뿐만 아니라 견직․모직 등 풍부한 천연섬유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과잉보호 아래 고급 기술과 첨단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가 저조하고, 규모 또한 노동집약적인 소규모 영세산업 수준에서 크게 못 벗어나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는 약점을 갖고 있다. 인도 섬유산업의 영세성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자각의 목소리와 다자간 섬유협정(Multi Fiber Arrangement : MFA)의 종료는 인도 섬유산업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다섯째, 세계적인 철강 대국인 인도의 철강 산업을 살펴보자. 인도는 지하자원의 보고다. 인도에서 생산되는 광물자원을 살펴보면 연료 광물 4종, 금속류 10종, 비금속류 50여 종, 기타 광물 22종 등 총 86종으로 전체 생산규모는 연간 6억 톤에 달한다. 이 중 철광석 매장량은 119억 톤(채광 가능 매장량)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의 철강산업은 이처럼 풍부한 철광석과 석탄을 바탕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가운데 발전했다.

물론 인도의 철강산업에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생산성이 낮은 미니밀 형태의 소규모 제철소들은 인도 철강산업의 생산력을 떨어뜨리고 있고, 더욱이 최근 전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부족한 원료탄(Coking Coal)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원가상승압력을 받는 것도 철강업계의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기회요인을 극대화하고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꾸준히 개선해 나간다면 인도의 철강산업은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무대로 발돋움하는 인도경제

7세기 이후 인도는 아라비아와 중국의 길목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바닷길로 생강․후추․심황 등 향신료와 보석류를 수출하며 영화를 누렸다. 그러나 독립 이후 자급자족 경제체제를 추구하면서 세계시장에서 그 모습을 감추었는데, 인도는 최근 IT․철강․섬유 등과 같은 경쟁력 우위의 상품을 수출함으로써 과거의 영화를 재현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고질적인 무역수지 적자(규모 : 2003년 247억 달러) 기조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2003년 현재 인도의 제1 무역 상대국은 미국으로서 전체 무역액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을 영국(5%), 중국(5%), 독일(5%)이 잇고 있다. 인도의 무역대상국이 특정 국가에 편중되지 않고 고루 분포한다는 것은 그만큼 안정적인 무역구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특히 중국과의 교역규모가 급성장하고 있어 각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인도․중국의 교역규모는 1993년 국경평화협정 체결 후 1993~2003년까지 7억 달러에서 76억 달러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연평균 30%씩 증가한 셈이다. 외부에서는 이러한 중국과 인도의 움직임을 ‘친디아(Chindia)’라고 표현한다.

인도경제의 숨은 그림자

인도는 1991년 경제개혁을 통해 그 동안 굳게 닫혀 있던 문의 빗장을 풀었다. 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세계에 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국민소득은 올라갔고 세계는 인도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는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경제개혁 이후 15년을 맞이한 오늘날, 인도는 깊은 고민과 결단의 순간을 맞고 있다. 성장과 분배, 개방의 속도와 폭, 그 어느 것 하나 쉬운 해답을 찾기 힘든 문제들이다. 총선 이후 정책의 방향성, 빈부의 격차, 열악한 기반시설, 비생산적인 시스템, 보호지향적인 대외개방 등, 인도는 아직 풀어야 할 경제문제가 산적해 있는 것이다.

인도의 유망산업과 진출 전략

인도의 진출 유망 시장으로 IT 하드웨어 시장, 바이오테크 시장, 자동차 시장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째, IT 하드웨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IT 하드웨어 부문의 육성은 인도정부의 숙원 사업이다. 대부분의 한국 기업은 세계 수준에 근접하거나 그 이상의 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인도정부가 환영할 만한 요소들을 두루 갖췄다. 단, IT하드웨어를 비롯한 인프라의 정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점은 진출 기업이 인프라 구축에서 소프트웨어 활용을 위한 체제까지 전부 구축해야 한다는 부담은 있다.

만약 한국 기업의 뛰어난 하드웨어 기술과 인도의 소프트웨어가 결합하게 된다면, 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인데, 정부의 정부개발원조 등을 활용한 컨소시엄 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진출 리스크를 상당히 줄여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5년 후 전 세계 바이오테크 산업의 10%까지 성장이 가능하다는 인도의 바이오테크 산업은 정부의 적극적 육성정책, 다국적 기업의 투자확대 등에 따라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인 줄기세포 연구분야에서도 국립생명과학센터(National Centre for Biological Sciences), 릴라이언스 그룹(Reliance Group)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 한국도, 한국 내 바이오테크 산업 육성여건이 열악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시점인데, 그 대안으로 인도 진출을 적극 권장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인도의 바이오테크 산업 연구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인도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인도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서둘러 추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인도의 저렴한 연구 및 임상 실험 비용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신약 개발, 세포조직 배양, 미생물활용 분야 진출이 바람직하다. 한편 인도의 방대한 내수시장 규모도 외국 기업들의 또 다른 진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인도가 복잡한 유통․물류 구조, 낙후된 사회간접자본 등의 영향으로 외국계 기업들이 내수 영업을 본격화하지는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 바이오 기업들도 인도 내수시장 진출에 대해 신중한 자세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인도의 자동차시장을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해야 한다. 10억이 넘는 인구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는 자동차 보급률이 인도 자동차 시장의 가장 큰 매력으로 분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 중동 수출의 전초기지로도 그 전략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외에도 풍부한 저임금 노동자는 물론이고,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는 점, 풍부한 기술 및 인력이 존재한다는 점 등은 인도를 꿈의 자동차시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들이다.

인도시장은 현재 10개가 넘는 세계 유수의 자동차 기업의 각축장이다. 현대자동차가 인도 진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향후 더욱 치열해질 자동차시장을 미루어 짐작건대 인도시장 공략 및 성공전략에도 수정을 가할 필요가 있다. 기업 및 상품의 현지화, 철저한 애프터서비스 등은 이미 자동차 업계의 보편적인 전략 아이템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좀더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는데, 인도 내 중고차시장을 활성화하는 한편 애프터서비스나 자동차 금융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미래 고객의 자동차 수요를 관리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도 있다.

한편 인도정부의 자동차산업 정책 변화에 따라 안전 및 환경에 대해 배려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사실은 자동차 회사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업체들에게도 기회와 위협 요인을 동시에 부여하는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따라서 자동차 부품업체의 경우 유럽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이용할 수 있는 입지 여건 및 저렴한 임금을 바탕으로 하는 유리한 생산조건이 인도의 장점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연구개발 능력의 강화를 통한 기술 및 제품 개발에 기초한 제안형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PART 4 2010년 세계경제의 미래 중국

세계경제의 중심축으로 우뚝 서다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은 독보적인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전 세계 소비자들의 가정에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아울러 중국 제조업의 높은 경쟁력과 고도성장에 따른 높은 자본수익률은 전세계 자본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외국인 직접투자 급증이 외환보유고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편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 따른 경기과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데, 경기과열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지만, 낙후된 금융 시스템 탓에 긴축정책의 효과는 의문이다.

특히 금리인상과 같은 금융정책은 달러화에 고정(peg)되어 있는 경직된 환율 시스템 하에서는 외국자본의 유입을 부추겨 경기과열 억제 효과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최근의 위안화 평가절상 관련 이슈들과 맞물려 중국 환율 시스템의 변화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국정부는 취약한 금융부문 개선을 지속 가능한 주요 과제로 인식하고 국유은행의 민영화와 같은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 중이다.

안정적인 성장, 끊임없는 변화의 모색

최근 중국정부는 초고속 경제성장의 여파로 경기가 과열 조짐을 보이자 경제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긴축재정, 주요 산업의 민영화를 통한 산업구조 고도화, 부실채권 조기 처분을 통한 금융 시스템 안정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중국정부가 대내외적으로 제시한 중국의 향후 주요 경제정책 방향은 크게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그 동안의 확대재정정책을 정부투자 억제 등의 긴축재정으로 전환해 경기과열로 파생되는 부작용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둘째, 산업부문에서는 기존의 국영기업 위주의 성장정책에서 벗어나, 민영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외국기업과의 적극적인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산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셋째, 안정적 성장 토대 마련 및 개방화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부문은 그 동안의 확장 위주 대출 정책으로 누적된 부실채권을 조기에 처리해 금융 시스템의 안정화를 도모하도록 했다. 넷째, 개방화와 관련된 통상부문에서 WTO 양허안(이행계획서)에 따라 단계적으로 관세율을 낮추고, 국내 산업 보호 차원의 수출보조금 및 수입 쿼터제를 폐지해야 하며, 외국 기업의 중국시장 진출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소유 지분 규제 완화 조치를 천명했다. 다섯째, 성장 중심의 경제발전으로 빈부격차, 지역 간 소득격차 등이 확대되면서 사회 안정이 저해된 측면이 있어, 민본주의에 바탕한 조화로운 사회건설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확대되는 비즈니스 리스크

세계의 공장이라 불릴 만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경제의 이면에는 고용, 삼농(농민, 농업, 농촌) 문제, 금융, 빈부격차 등 중국정부가 풀어야 할 10대 과제가 언제든지 위기를 일으킬 태세로 도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비즈니스와 관련 깊은 위험요인으로서 해결해야 할 주요 문제점으로는 WTO 가입에 따른 중국 금융시장 변화와 그 결과로 불거진 부실채권 문제, 대만 독립 문제, 정치의 민주화 요구에 따른 국내 통치 위기 발생 가능성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에너지 확보 문제는 중국이 풀어야 할 10대 과제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중국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중국을 생산기지 또는 생산거점으로 활용하는 기업에게 임금 버블은 매우 심각한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의 임금 버블은 연안 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진행된 면이 부각됐으나, 최근에는 외자기업들의 중국 내륙 진출에 따른 진출지역의 임금상승이 결국 연안부의 임금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현상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직접적인 임금 버블에 따라 사회복지기금 등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간접부분의 비용 또한 급증하는 추세여서 기업의 부담은 그만큼 가중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 인재 획득이 어렵게 됐다는 점 또한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유망산업과 진출 전략

중국 진출시 유망 시장으로는 소비재시장, 물류시장, 그리고 보험시장 등을 들 수 있는데, 첫째, 소비재 시장 진출을 살펴보자. 한국 기업이 중국 소비시장 진출과 공략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조사와 분석을 통한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소비시장을 이루는 전 부문에 이미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선 시장과 기술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가전시장의 경우 이미 중국 기업의 성장이 뚜렷한 상황에서 비용 경쟁으로는 살아남기 힘들고, 기술력 또한 거의 동등하다고 가정했을 때 중국시장을 신기술 도입을 통해 장기간 공략하기란 매우 힘들다. 따라서 기술개발의 차별화 전략은 세분화된 시장에서 중국 소비자의 소비성향을 만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결국 다양한 상품 라인을 갖추고, 상품에 따라 목표고객층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결국 진출기업 및 연구개발의 현지화가 필수적이다.

연구개발의 현지화는 핵심기술의 유출 위험성이 높지만 현지 소비자의 성향을 제품 또는 제품 기능에 적시 반영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시장 변화에 따른 즉각적 반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요한 진출 전략이다. 최근 일본의 대부분 기업이 핵심기술은 자국 내의 중앙연구소에서 개발하고 공정기술 또는 제품개량 기술 등과 디자인은 현지에서 개발하는 이원개발체제를 많이 선택하고 있다. 이는 기술유출 방지 차원에서뿐 아니라 중국시장에 즉각적인 반응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기술개발 전략상 매우 중요한 핵심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한류라는 문화 콘텐츠는 그 상태 그대로 훌륭한 상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욘사마가 사용했던 안경․가발․목도리가 일본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동남아시아에서 한국 배우가 사용했던 화장품이 동이 날 정도로 팔린다는 것은 한류라는 문화를 마케팅에 접목시킴으로써 상품가치와 인지도를 높이고 시장 공략을 좀더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따라서 한류 마케팅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둘째, 폭증하는 물류시장을 장악해야 한다. 중국의 물류산업은 연평균 30%를 상회하는 고도 성장으로 2004년에 240조~3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고, 향후 2010년까지 매년 10%를 상회하는 높은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WTO 가입으로 2005년부터 외국계 해운업체들도 독자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는 점 또한 중국 진출 희망 기업들에 큰 기회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중국 물류시장 진출에는 위험요인도 존재한다. 시장여건 및 제도 개선 등으로 외국계 물류 업체들의 중국 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외국 업체 간 경쟁 격화가 예상된다. 또한 중국에는 불법적인 영업행위 등에 대한 규제조치가 사실상 전무한 상태여서, 공정한 경쟁여건 조성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임에 따라 진출 및 진출 희망기업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중국이 물류시장을 개방하는 데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즉 자국 산업의 경쟁력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는 판단이 전제됐다는 것인데, 중국정부가 자국 산업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문에 대해서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복합수송 체제, 제3자 물류업 등 고도 물류산업 분야가 진출 유망한 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IT 기술력과 해상운송 분야의 노하우를 보유한 우리나라 전문 물류 기업들의 적극적인 중국 진출을 통해 우리나라가 동북아 물류중심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민간 및 정부가 독자적으로 동북아 물류중심 국가로의 이행전략을 추구하기보다는, 중국과 연계 강화를 통해 공동 물류 시장화를 촉진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셋째, 빗장이 열린 보험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중국은 사회주의 시장경제 제도가 도입되면서 국가 차원의 사회보장 기능이 약화되는 대신 민간 보험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1988년 국내 보험업체 간 경쟁체제가 도입됐으며, 2001년 WTO 가입으로 보험시장의 대외개방이 진전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보험시장에서는 아직도 토종 보험업체들이 시장의 대부분을 잠식하고 있는 독과점 형태를 보이고 있다.

현재 외국계 보험사들은 자국기업들에 대한 손해보험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주요 선진국들의 경우 고령화 사회 도래로 인해 자국의 생명보험시장의 수익성 및 성장성이 제약되고 있어, 대형 외국계 생명보험사들 중심으로 중국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보험업체들이 갖추지 못한 상품개발 능력과 자산운용 능력은 한국 기업의 강점이 될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외국 보험사들에 비해서는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개인들의 다양한 보험수요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국 보험회사들은 중국 보험시장 진출을 위해 장기적인 차원에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다양한 차원의 노력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기업의 사회공헌부문을 강화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우호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한류열풍을 기업 이미지 제고에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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