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소점포 창업 성공전략
유망업종 따로없다.
평소 장사 안목기르고 창업 초기엔 수익보다 매출 올려라
98년 5월, 발표된 바에 의하면 실직자가 150만명을 육박한다고 한다.
그러나 통계에 빠져 있거나 불완전 고용 등을 감안하면 기실 200만명이
넘어섰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앞으로 대기업과 은행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하반기에는 말그대로 실직자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 뻔하다.
각 매스컴에서는 이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줍시다’ 하고 떠들어대지만
이 많은 사람들에게 돌아올 일자리가 극히 일부로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창업’이다.
사람들이 창업을 하고 장사를 시작할 때는 성공을 꿈꾸며 많은 돈을
벌기를 원한다. 그러나 실제로 장사를 해서 돈을 벌고 성공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요즘처럼 경기가 최악의 상황일 때는 더욱
그렇다. 불황의 여파로 요즘은 창업에 대한 열기가 다소 식었지만 한때
‘창업 붐’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창업 열기가 후끈 단 적이 있었다.
그때는 창업만 하면 쉽게 돈을 모을 수 있다는 유망 업종들이 앞다투어
소개되곤 했었다. 지금도 여러 매스컴을 통해 유망 업종들이 양산되고
있지만 과연 이들 유망업종들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
장사 아이템을 선정할 때 유망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물론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높다. 그러나 유망업종이라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업종뿐만 아니라 입지, 고객, 품목, 가격 등 창업시
고려해야 할 모든 사항들을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조사, 점검해야
성공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이른바 철저하게 준비한 창업자가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창업전략을 잘 수립하고 그 과정에 맞춰 준비해 가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점포를 성공시키는 창업전략 그 첫 번째 비결, 평소에
장사의 안목을 길러둔다. 장사를 하려는 사람이라면 옳은 정보와 잘못된
정보를 판단할 줄 아는 안목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안목이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므로 평소부터 장사에 대한 안목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안목을 기르려면 먼저 창업관련 정보, 유망업종 등이 수록된 책이나 잡지
등을 지속적으로 살펴보면서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고 수시로 모아 두었던
자료와 새로운 자료를 비교할 수 있도록 스크랩을 하라. 그리고 실제로
장사하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직접 보고 듣는 것도 중요하다. 매일
만나는 장사꾼들과 대화를 나눠 보고 요즘 잘 팔리는 상품을 조사하다
보면 소비자들의 취향을 파악하게 되고 또한 그 업종에 대한 경기의
흐름을 알 수 있게 된다.
두 번째, 자본 규모에 맞는 점포를 물색한다. 장사를 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 상당수가 가진 돈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장사는 가진
돈이 적으면 적은 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형편에 맞게 시작할 수가 있다.
동원할 수 있는 돈이 몇 백만원밖에 안된다면 포장마차나 붕어빵
장사라도 시작하면 된다. 그러므로 돈때문에 장사를 못한다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 차라리 자신감과 용기가 없기 때문이라는 말이 맞다.
또한 자신이 가진 돈이 얼마되지 않는데도 무리하게 점포를 크게 얻는
것도 문제다. 더욱이 요즘같이 금리가 높을 때는 남의 돈을 빌려다가
장사를 시작하는 것은 절대 삼가할 일이다.
세 번째, 물색한 점포가 속한 상권을 조사한다. 소매업은 고객창출형
점포가 아니라 인근점포 의존형이기 때문에 장사가 잘되는 지역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상권이 활성화되어 있는 곳인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먼저 유동인구의 숫자로 알 수 있다. 또한 각 점포의 외관을
보고도 어느 정도는 판단할 수 있다. 점포의 현수막이나
POP(구매시점광고) 등이 철이 지났는데도 그대로 나붙어 있는 점포가
많거나 간판이나 쇼윈도 등에 먼지가 많이 쌓여 있거나 색이 바랠 정도로
오래된 제품을 진열해 놓은 점포가 많은 지역은 일단 상권이 침체되어
있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또한 상권의 배후가 산 등으로 막혀 있거나
도로가 없는 곳은 발전 가능성이 적은 곳이다.
네 번째, 후보 점포를 중심으로 업종분포 조사를 실시한다. 이때 점포를
중심으로 반경 500m 안에 있는 점포를 모두 표시한 약도를 그린 다음
상호, 업종, 상품구성, 가격대를 파악해야 한다. 업종분포를 조사해 본
결과 전체 업종 중 음식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었을 때는
외식업을, 판매업이 60∼70% 이상일 때는 판매업을 하면 승산이 있다.
그리고 서비스업은 분포가 적을수록 유리하다. 예비창업자가 외식업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업종분포 조사결과 외식업의 비중이 50%를 넘었다면
세부 품목을 찾아보면 될 것이고, 외식업의 비중이 50%가 안되었다면
업종군을 바꾸던가 다른 지역을 찾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세부 품목을 정할 때 예를 들어 피자집을 하려고 한다면 그 지역 음식점
중에서 피자를 포함한 패스트푸드점(햄버거, 치킨, 김밥 등)이 20∼50%를
차지할 때 장사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 특히 30% 정도를 차지할 때가
가장 좋은데 20% 미만은 그 지역 소비자들이 그 품목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며, 50% 이상은 선호하기는 하지만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신규로
출점할 경우 고전이 예상된다.
다섯 번째, 점포 앞 통행객 조사를 한다. 통행객 조사는 예상고객을
파악하여 고객층에 맞는 업종과 품목을 선정하기 위한 것이다. 이때는
전체 통행객의 숫자는 물론이고 연령별, 시간대별, 성별 분포를 파악하여
주 통행객 계층에 맞는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 업종분포 조사를 통해서
외식업 입지에 알맞는 결과가 나왔더라도 통행객의 연령층이 10대나
20대가 많다면 분식이나 패스트푸드점을, 40∼50대가 많다면 고기집이나
한식집 같은 품목으로 정하는 것이 적당하다. 이 조사는 해당 점포
앞에서 3일 이상을 실시해야 하며, 가능하다면 통행객 1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섯 번째, 시설투자를 최소화해야 한다. 예전에는 같은 값이면 깨끗하고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운 점포를 찾는 것이 일반적인 소비경향이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알뜰구매, 실속구매가 보편화되면서 고급스러운 점포는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주어 실질적인 구매와 연결이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무리하게 자금을 들여 시설을 호화스럽게 할 것이
아니라 깨끗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줄 정도로 꾸며 시설비를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전체 투자비용도 줄기 때문에 개점 후에 수익이
예상보다 다소 적더라도 투자자금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일곱 번째, 체면과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 장사를 시작한 다음에
창업자가 가져야 할 자세로 가장 중요한 것이 자존심과 체면을 버리는
것이다. 창업상담을 오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힘 덜 들이고 이미지
더럽히지 않으면서 돈 벌 수 있는 장사가 없느냐?”고 묻곤 한다. 있는
폼은 다 잡아가면서 체면 살리고 돈 벌기를 원한다면 그건 오산이다.
그런 장사는 없다. 장사는 직장 다닐 때보다 몇 배나 힘들고 온갖 궂은
일은 다 해야 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자신이 대기업 부장이었거나
회사 간부였다고 체면과 자존심을 내세운다면 창업의 길은 정말
험난해진다. 무슨 일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장사도 바닥에서부터라는
생각으로 시작해야 성공도 있고 돈도 벌 수 있다.
여덟 번째, 남는 것부터 생각해서는 안된다. 장사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얼마 남길 것인가’부터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돈 벌려고 하는
장사니까 당연히 수익을 생각하지 않을 순 없지만 시작부터 남기는 것에
목을 매게 되면 장사의 한계가 일찍 오게 된다. 처음부터 수익을
생각하다 보면 원가를 따지게 되고 인건비를 재고 상품의 질을 가릴
수밖에 없는데 원가를 줄이다 보면 상품의 질이 나빠지고 매출이
떨어져서 오히려 수익이 줄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므로 수익을
따지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여야 한다. 먼저 매상을 올리는 데 주력하라.
장사는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잘 운영하여 성공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창업자는 ‘창업이수성난(創業易守成難)’이라는
말을 깊이 새겨둘 만하다. 창업은 쉬우나 그것을 성공시키기란 어렵다는
뜻이다. 시작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성공하는 사람들은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자신이 성공한 사람에 속하려면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해야 함은 당연한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고 성공을
위해 창업의 길로 들어서려는 예비창업자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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