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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사업운영방식

by 리치캣 2017.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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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늘 고민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물론 나는 그저 작은 구멍가게 수준의 기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래도 원리는 동일하다고 본다.

고민 또 고민중이다.

이런 리포트를 제공해주는 LG에 늘 감사하며......

http://www.lgeri.com/uploadFiles/ko/pdf/busi/LGERI_Report_20160209_20172409132429604.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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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업들의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요한 시대
2. 기업들의 미래 준비가 어려운 이유
3. 기업 사례를 통해 본 미래 사업 추진 과정
4. 기업의 미래 준비, 4가지 포인트
2017. 2. 9
박지원 박종일
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 사업 운영 방식
1
요약
저성장이 뉴노멀이 되는 시대에 기존 사업만으로는 기업들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혁신
을 통해 현재의 주 력 사 업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한편 동시에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여 미래
핵심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생각보다 기업들의 미래 사업 발굴은 쉽지 않다. ▲미래 준비 위험을 감내할 체력과
뱃심이 부족하고 ▲주위 환경과 위기의 조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때도 있으며 ▲기존 사
업의 성공 경험이 새로운 사업의 발목을 잡기도 하기 때문이다.
GE, J&J 등은 100년 장수 기업이지만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누구보다도 발빠르게 대응하며
미래를 준비하였다.
● GE는 IB(Imagination Breakthrough) 프로세스를 통해 신사업을 발굴했다. 우선 각 사업
조직 리더들이 매년 3개씩 신사업 아이디어를 내놓도록 유도했다. 제출된 아이디어는
CEO가 의장을 하고 있는 ‘사업화 위원회’에서 평가를 하고, 평가에서 통과된 신사업은 IB
프로젝트로 추진하며 CEO가 직접 IB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챙겼다.
● IBM은 CSO 주관 하에 신사업 전담 조직인 EBO를 두고, 사내 영향력이 크고 네트워킹
능력이 뛰어난 리더들이 독립된 권한을 갖고 신사업 개발에 매진하도록 했다.
● J&J는 회사 미래 성장 동력이나 전략을 논의하는 FrameworkS라는 최고경영진 협의체
를 구성하였다. 단지 보고를 받고 수동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경영진들이 개
방성이라는 원칙 하에 전문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함으로써 직접 J&J의 성장 기회를
모색했다.
● Corning은 R&D 내에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목적으로 하는 Strategic Growth 조직을
만들었다. R&D 조직이지만, 마케팅, 사업개발 등을 포함시켜 비즈니스적 판단력을 강화함
으로써 코닝의 비즈니스 전환을 모색하였다.
이들 기업 사례들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4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① 미래를 내다보는 조직이나 기능이 있다는 점이다. 이들 기업은 현재의 사업과 별도로 미래
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탐색하고 정보를 수집함으로써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움직였다.
② 최고경영진들이 주요 실무자들과 직접 미래 전략이나 신사업에 대해서 논의했다. 새로운
변화와 기회에 대해 직접 학습하고 토론함은 물론, 신사업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질문을 던
지고 사업 기회나 전략을 논의하였다.
③ 실패 위험이 높은 미래 사업의 준비는 작은 규모로 시작하되, 최고의 인재를 투입하고 신
사업 책임자에게는 독립된 권한을 부여하였다. 혹시 기존 조직 내 적임자가 없다면 최고경
영자가 나서서 우수한 외부 인력을 영입하기도 했다.
④ 사업이 정착될 때까지 수익률이 저조하고 경우에 따라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 신사업
이다. 따라서 미래 사업은 기존 사업과 다른 방식으로 성과 관리를 하고, 최고경영자가 신
사업을 직접 챙겼다.
오늘을 위한 경영과 내일을 위한 경영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시대이다. 현 사업의 내실
화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전문성을 기반
으로 앞으로의 전략적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필요하다.
2 LG경제연구원
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 사업 운영 방식
1. 기업들의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요한 시대
1990년 포춘(Fortune) 500대 기업 중 2010년까지 20년간 그 지위를 유지한 기업은
24.2%에 불과했다.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리딩 기업들도 위
상을 계속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중에서도 100년 이상 장수하며 지
금도 혁신 기업으로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며 발빠르게 변신해 왔기 때문이다. 즉, 단기 성과에 치중하는 것이 아
니라 기업의 미래를 내다 보고 끊임없이 사업 포트폴리오의 변화를 시도한 것이 바로
장수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환경 변화에 따라 사업의 변신을 꾀한 대표적
회사로 IBM을 들 수 있다. 메인프레임 컴퓨터 시대에 독보적인 존재였던 IBM은
1990년대만 하더라도 PC 사업의 강자로 군림했다. 하지만 위기를 맞은 IBM은 주력
사업이었던 하드웨어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소프트웨어와 IT 서비스 사업으로 비즈
니스 모델을 전환했다. 실제로 IBM의 전 CEO 샘 팔미사노(Sam Palmisano) 회장은
IBM 창립 100주년 기념 연설에서 “기업이 스스로를 어떤 제품이나 기술 또는 사업
모델로 정의해서는 안된다. 기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사업 모델이나 기술에서 이룩한
성공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환경에 대응하는 기업의 끊임없는 변
화를 강조한 것이다.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가치들이 창출되고 있고, 이에 따른 사
업 생태계 역시 예상치 못하게 변하고 있다. 이제는 저성장이 뉴노멀이 되는 시대에
기존 사업만으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업 전환(Transformation)의 의미
환경과 기술의 변화에 따라 기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사업의 전환
(Transformation)도 모색해야 한다. 경영 컨설턴트인 스콧 앤소니(Scott Anthony)
는 HBR을 통해 사업 전환의 2가지 의미를 소개한 바 있다.[1] 첫째는 현재의 주력 사
업을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Netflix)가 우편으로 DVD를 배송하다가 기술 변화에 따라 웹을 통해 스트
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사업 방식을 전환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 두번째는
회사가 아예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여 미래 핵심 비즈니스를 창출해내는 것이다. 광고
사업을 하던 구글(Google)이 자율주행차 사업에 뛰어들어 새로운 미래 사업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나, 물류 사업을 하던 아마존(Amazon)이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시
작하여 포트폴리오 전환을 꾀한 것이 그 예이다. 스콧 앤소니는 사업 리더가 이 두 가
지의 전환을 모두 이뤄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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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 사업 운영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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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오라일리(Charles O’Reilly)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 역시 이와 유사한 사업
전환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의 전환을 이루기 위해 기업은 주력 사업
의 혁신과 더불어 미래 핵심 사업을 만들어가는 ‘양손잡이 경영’을 해야 한다는 것이
다.[2] 주력 사업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고 이를 미래 사업에 인큐베이팅(Incubating)하
는 선순환의 고리가 원활하게 돌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성공했던 기업들이
지속적 혁신에 성공하지 못하고 쓰러지는 이유는 대부분 잘나가는 기존 사업을 유지
하는데 급급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기업이 영속하기 위해서는 사업 전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미래 성장 동력을 탐색하여 확
보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2. 기업들의 미래 준비가 어려운 이유
많은 기업들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 사업을 준비해서 성공적인 사업 전환
을 이루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미래 변화를 예측하
고 선제 대응하기보다는 현재의 주력 사업을 잘하는 데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불
확실성 시대에 미래 준비가 기업들의 발전과 생존을 위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정
작 기업들이 혁신적으로 미래 준비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 미래 준비 위험을 감내할 체력과 뱃심의 부족
우선 전문경영인들이 자신의 재임기간 동안의 성과 극대화에 치중하게 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미래 준비는 성공을 담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에 쏟던 역
량 일부를 미래 사업 준비에 전환해야 하고, 기존 사업의 이윤 감소, 시장 점유율 축
소, 매출 증가세 둔화 등의 정량적 손실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3] 그런데 회사가 이
러한 성과의 일시적 하락을 잘 견디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체력이 부족하다고 판
단되면 회사의 장기 성장을 위해 미래 준비가 필요하다고 인식되더라도 미래 준비에
대해 소극적 태도를 취하고 현재의 주력 사업에 집중하게 되기 쉽다. 설령 회사가 단
기간의 손실을 견딜 수 있는 체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존 사업의 성과가 낮아지는
점에 대해 주주들과 내부 구성원들의 우려와 불만이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자칫 계약직인 전문경영인 자신의 연봉이나 자리까지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
다. 이런 높은 위험 요소가 있는 상황에서 전문경영인이 뱃심을 가지고 투자하고 미
래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끊임없이 미래 사업을 모색한 IBM에서도 예외없이 이런 모습이 나타났다. 1999년
IBM은 바이오 기술과 생명과학 분야를 신사업으로 육성하기로 하고, 사업 조직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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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 사업 운영 방식
들에게 신사업을 맡겼었다. 그런데 얼마 후 신사업 현황을 확인하던 당시 IBM의
CEO 루 거스너(Louis Gerstner)는 해당 프로젝트들이 축소 또는 중단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해당 사업 조직 리더들이 기존 사업 예산을 분배하여 신사업을 추진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신사업 추진 비용을 축소하고 기존 사업 확장에 중점을 둔 것이었다.
이에 루 거스너는 신사업 추진을 전담하는 별도 조직을 만들기로 결정했다.[4]
(2) 환경 변화에 따른 위기 가능성을 과소 평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주위 환경과 위기 조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점도 들 수
있다. 대부분의 위기는 어느 날 갑자기 닥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천천히 신호
를 보내며 찾아온다. 세계정책연구소(World Policy Institute)의 소장을 지냈던 위기
관리 전문가 미셸 부커(Michele Wucker)는 기업의 리더들이 이러한 위기의 신호들
을 올바르게 받아들이지 않고 외면하거나 왜곡하는 일들이 종종 일어난다고 지적한
다. 소위 ‘나는 괜찮을 것’이라는 ‘낙관 편향’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낙관 편향이란 긍
정적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과대 평가하고, 부정적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
은 무시하거나 축소하려는 경향을 의미한다.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인간은 장밋빛
전망을 선호하고, 위협이나 위험 요소에 대해서는 일말의 긍정적 가능성을 두고 애써
괜찮을 것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회사와 리더는 편향에 빠지지 않고 긍정이든 부정이
든 위기 신호에 대해 더욱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5]
130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코닥(Kodak)의 몰락을 보면 위기에 대한 낙관적 해석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미국 기업들 중 1917년부터 1987년까지 70년간
시가 총액의 평균 성장률이 시장 평균 성장률을 상회한 기업은 GE와 코닥밖에 없을
정도로 코닥은 탄탄한 기업이었다.[6] 코닥이 업계 선두를 달리던 1990년대에 향후 디
지털 카메라가 보급됨에 따라 필름 산업이 사양될지도 모른다는 전망들이 있었다. 코
닥은 카메라 시장이 언젠가는 디지털로 대체될 것이라고 예상을 하면서도, 사람들은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을 하더라도 이미지를 인화할 것이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
에 카메라가 많이 공급되면 필름 수요가 늘 것이라고 예측하며 여전히 필름 카메라
시장이 건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코닥의 주력이었던 필름의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
하고 필름 시장의 위축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그러나 코닥의 예상과 달리 사람들은
촬영된 이미지를 인화하는 것이 아니라 파일로 관리하는 패턴을 보였고, 신흥 시장에
는 필름 카메라를 뛰어넘어 곧바로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었다. 결국 코닥은 일찌감
치 디지털화에 집중한 캐논, 소니, 니콘에 밀리게 되었고, 그 결과 2012년 1월 파산
보호를 신청하며 130여년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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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 사업 운영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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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발목을 잡는 성공 경험
잘나가는 기업들이 자신들의 성공 공식에 빠져 있다는 점도 제대로 된 미래 준비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제로베이스에서 넓은 시야로 미래 사업을 검토하기보다
자신이 경험한 성공의 프레임에 갇힌 상태에서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 경향이 있기 때
문이다. 특히 기업 규모가 클수록, 오랜 노하우를 축적하여 고착화되어 있을수록, 핵
심 사업이 성공적일수록 큰 변화를 꾀하지 못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하버드
대학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센(Clayton Christensen) 교수는 이미 크게 성공한 기업
은 정형화된 프로세스와 사업 모델 안에서만 움직이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 스스로를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말한다. 1등을 하고 있는 사업에서는 기존
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보수적이지만 안전한 방법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공적인 성과로 많은 경영학자나 다른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며 주목 받은 기
업이 스스로 자신의 전략의 한계를 인정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존 사업과 전
혀 다른 미래 사업에 뛰어들면서 관성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위험하다. 미래 사업은
기존 사업과 성격과 특성이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제록스(Xerox)는 복사기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 ‘Xerox’라는 고유 명
사가 ‘복사하다’라는 뜻으로 사전에 등록되었을 정도다. 제록스는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해 PARC(Palo Alto Research Center)라는 연구소를 설립
하였다. PARC에서 GUI1, Ethernet2 등 우수한 기술들이 만들어졌고, 이를 기반으로
여러 기업들이 제록스에서 분사(Spin-off)해 나갔다. 분사된 기업들을 추적해 연구
한 헨리 체스브로(Henry Chesbrough) 교수에 따르면 이들 중 성공한 기업들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제록스의 비즈니스 방식을 답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제록스의 비즈니스 방식은 외부 협력 없이 모든 부분을 제작하고 판매 조직까지 직
접 운영하여 부가가치를 독점하는 형태였다. 복사기 사업에서는 심지어 제록스 복
사기 전용 용지까지 만들 정도였다. 우수한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가지고 분사했던
메타포(Metaphor)는 이러한 제록스의 턴키(turnkey) 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그러
나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하드웨어를 묶어서 판매하는 메타포
의 방식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결국 메타포는 투자 비용도 건지지 못하
고 10년만에 IBM에 매각되었다. 반면 네트워크 기술을 가지고 분사한 쓰리콤
(3Com)은 초기 IBM PC와 호환되는 기술을 개발했고 판매는 외부 도매업자들에게
맡겼다. IBM이 성장함에 따라 쓰리콤도 덩달아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페이지 기
술 언어3를 상용화하기 위해 분사된 어도비(Adobe)는 처음에는 메타포처럼 턴키 방
1 Graphic User Interface. 기존의 문자 위주가 아닌 그림 위주의 컴퓨터 사용자 인터페이스 방식을 일컫는다.
2 근거리 통신망(LAN)을 위해 개발된 컴퓨터 네트워크 기술
3 PDL(Page Description Language). 화면 출력 또는 인쇄 출력용 데이터를 표현하는 언어. 모든 컴퓨터 장치와 프린터 등 출력 장치
들 간에 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언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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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 사업 운영 방식
식을 고려했다. 그러나 모든 부분을 전담하기에는 경쟁을 이겨내기 어렵다고 판단하
여 소프트웨어 기술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애플, IBM 등 컴퓨터 회사와 캐논, HP
등 프린터 회사 제품들 사이의 호환성을 해결하기 위한 사실 표준(de facto
standard)을 만들어 공급하였고 덕분에 컴퓨터, 프린터 회사들과 함께 동반 성장해
나갈 수 있었다.[7]
3. 기업 사례를 통해 본 미래 사업 추진 과정
앞서 살펴보았듯이 기존 사업을 영위하면서 미래 사업을 준비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
이 아니다.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 한정된 자원과 역량으로 미래를 탐색하고 새로
운 사업을 시도하는 것은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
실하게 미래 준비를 함으로써 변화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롱런하는 기업들이 있다.
(1) GE : 기존 사업 리더들에게 미래 사업 발굴 독려
GE는 2000년 초반 뛰어난 실적에도 불구하고, 기존 주력 사업에서 고수익을 지속하
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플라스틱 사업부, 가전 사업부 등 GE의 오랜 비즈니스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GE는 신성장 동력 발굴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기
로 하고 M&A 등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개척했다. 그러나 CEO로 취임한 제프리 이멜
트(Jeffrey Immelt)는 M&A에 적합한 기업들이 항상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일반적으
로 M&A의 실패 확률이 70~90%에 이른다는 점을 볼 때 M&A에 치중하는 것도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겼다. 제프리 이멜트는 내부 역량을 바탕으로 한 유기적 성장
방안을 고민하였다. GE는 미래 사업을 직접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당시 GE는 가전, 에너지, 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사업에 진출해 있었기 때문
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있었다. 다방면의 인재들이 협업을 통해 미래 사업을
고민할 수 있다는 점에서 GE는 다른 기업들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8]
● 마케팅/기술 역량 강화를 통해 미래 사업 발굴 능력 향상
유기적 성장을 위해 우선 이멜트는 기술과 마케팅 역량 강화에 힘썼다. 취임 후 첫 6
개월 동안 GE 중앙연구소(Global Research Center)에 1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어서
중국과 독일에도 새로 연구소를 만들었다. 세계 경제가 저성장기에 들어서고 있음에
도 오히려 R&D 예산을 늘렸다. “기술 획득을 위해 1억 달러 규모 기업을 인수하는
것보다는 10년 동안 2백만 달러씩 투자하는 것이 낫다” 라는 그의 말에서 기술 역량
을 갖추려는 의지를 짐작할 수 있다. 함께 눈여겨볼 점은 마케팅 역량 강화 노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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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 사업 운영 방식
LG경제연구원
다. 전임 CEO였던 잭 웰치(Jack Welch) 시기에는 마케팅 부서는 단순히 영업 지원
과 홍보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심지어 효율 경영을 위해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 자리를 없앤 바 있다. 그러나 경영 환경이 변함에 따라 기술적
우월성뿐만 아니라 시장지향적 신기술의 상업화나 시장 및 고객 분석/통찰의 중요성
이 점점 커졌다. 이멜트는 마케팅과 기술간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마케팅 부서가
신사업 개발 단계에서 시장 및 고객 분석, 전략 수립 등 중요 역할을 담당해주길 원
했다. 그래서 CMO를 부활시키고 M&A 업무를 담당하던 사업 개발 부서(Corporate
Business Development) 팀원 대부분도 마케팅 업무로 전환시켰다. 각 사업 조직의
마케팅 책임자도 부사장 직급 정도의 핵심 임원을 선임했다. 내부에 마케팅 전문가가
없으면 외부에서의 영입도 서슴지 않았다. 순혈주의가 강한 GE의 관습으로 볼 때 이
례적인 일이었다.
● CEO가 직접 주관하는 회의를 통해 미래 사업 발굴 독려
이러한 내부 역량 강화 노력을 기반으로 이멜트는 모든 구성원이 미래 사업에 대해
고민하도록 했다. 그 일환으로 ‘상상력 돌파’라는 의미의 IB(Imagination
Breakthrough)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IB는 매출 8%의 성장을 목표로 이멜트가 사
업 리더들의 신사업 추진을 독려하고 유기적 성장 기회를 찾기 위해 만든 제도로, 다
양한 성장 아이디어 발굴이 목적이다. 이멜트는 각 사업 조직 리더들로 하여금 매년
3개씩 신사업 아이디어를 내놓게 만들었다. 각 과제는 3년 이내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정도여야 했다. 사업 조직 리더들이 구성원들과 아이디어를 고
민했고 이들이 제출한 아이디어는 사업화 위원회(Commercial Council)(차트 1 )에
- 전체 IB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상설
조직인 ‘사업화 위원회(Commercial
Council)’를 설치, 운영함.
CEO
사업
조직
IB
사업화
위원회
마케팅
IB 추진
과정 검토
IB 추진
타당성 검토
멤버 구성
- 의장인 이멜트를 주축으로 다양한 분야의
사업 전문가(Commercial Leader)20여명
- 직급 중심이 아닌, 사업의 실질적 핵심
전문가들로 구성
논의 주기
논의 내용
- 분기별 오프라인 모임, 매월 컨퍼런스콜
병행
① 분기별로 신사업 전략 개발, 추진
② GE가 당면한 메가트렌드를 다루고 성장
전략 탐색
③ 각 사업부문에서 제출된 신사업 과제를
심사, 논의, 평가하고 CEO/CFO가 최종
결정함으로써 전사 차원에서 추진할
전략 방향과 각 사 추진 과제를 발굴
IB 제안서를 논의하고 심사한 ‘사업화 위원회(Commercial Council)’ 1
8 LG경제연구원
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 사업 운영 방식
서 평가되었다. 사업화 위원회는 GE의 사업 전문가 20여명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멜
트가 의장을 맡았다. CEO가 직접 나서서 미래 사업을 챙겼기 때문에 각 조직 리더들
도 노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전에는 분기별 성과만 달성하면 되었다. 그러나 이멜
트 체제에서 미래 사업을 발굴하지 못하는 리더들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사업화 위원회를 통과한 신사업 과제들 역시 이멜트가 직접 관리했다. 매월 IB팀 팀
원과 이멜트, 그리고 본사 마케팅 팀원 몇 명이 참석하는 소규모 회의를 만들었다.
IB팀에서 이멜트에게 보고할 때 파워포인트 사용은 지양되었고, 자료도 1페이지 정
도로 제한되었다. 형식적인 부분을 줄여 보고가 아닌 논의 분위기를 유도한 것이다.
형식은 간소화했지만 긴장감은 높았다. 이멜트가 직접 사업에 대한 여러 질문들을 던
졌고, IB 팀원들은 이멜트가 던지는 핵심적인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해
야 했기 때문이다.[9](차트 2 )
(2) IBM : 별도 조직에서 미래 사업 추진
IBM 전 CEO 루 거스너는 미래 사업 추진을 위한 고민을 했다. 거스너가 취임한
1993년 IBM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위기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거스너는
기존 사업의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고 제조 중심이었던 IBM에 서비스 사업
을 이식시키며 IBM 부활을 준비했다. 핵심 사업 자체를 변화시켜가던 거스너는 낮은
IB Project Review에서의 제프리 이멜트의 주요 챌린지 포인트 2
Market Opportunity
- 목표가 무엇인가? 이 사업으로 달성하고 싶은 바는? 이유는?
- 시장 기회(market opportunity)에 잘 부합하는 전략인가?
- 시장 성공의 관건은?
- 기술의 중요성은 어느 정도 되나? 우리에게 이점이 되는 것인가?
Competition
- 같은 사업을 하는 경쟁자가 있는지? 누가 가장 잘하는지?
- 경쟁 환경 속에서 우리의 차별화 포인트는?
- 몇 개의 경쟁사가 이 사업에 뛰어들었었는지? 그들은 실패했는지 성공했는지?
- 경쟁자들이 이 사업으로 돈을 벌고 있는지?
Pricing
- 이 상품으로 우리가 얼마나 벌 수 있을까?
- 고객들이 이 상품에 얼마를 낼까?
- 우리가 적절한 가격을 결정할 방법은?
-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하면 안되나?
Resources
- 우리 조직 내에서 관련된 전문 지식을 갖춘 곳이 있나?
- 다른 GE 사업부와 협력하고 있나?
- GE Financial Service를 활용할 방법은 없나?
-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은?
Go to Market
- 성공적으로 사업화하는 데 있어 장애물은?
- 글로벌 Supplier들과 제휴할 수 있는 방법은?
- 어떤 가치 창출이 가능한가? 차별화되는 가치인가?
- 어떻게 사업화 역량을 키울 건가?
출처 : GE's Imagination Breakthroughs: The Evo Project, Harvard business school(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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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 사업 운영 방식
LG경제연구원
신사업 성과에 의구심을 품었다. 1993년부터 1998년까지 미국 특허 등록건수 1위를
기록한 것을 감안할 때 무언가 문제가 있음이 분명했다.[10] 거스너는 TF팀을 구성해
서 신사업 성과가 낮은 이유와 대책을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TF팀은 IBM의 조직과
시스템이 기존 사업 관리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업 조직들이 각
자 담당하고 있는 사업 관리에만 몰두하다 보니 앞서 살펴본 것처럼 신사업 추진에
관심이 없었고 급기야 신사업 예산이 삭감되거나 없어졌던 것이다. TF팀은 맥킨지
(Mckinsey) 컨설턴트들의 저서 ‘성장의 묘약’ 에 제시된 ‘Three Horizons of
Growth’의 내용대로 사업을 주력 사업, 성장 사업, 미래 사업으로 구분하여 관리하
고, 미래 사업을 별도로 전담하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BOX 참조) 이후
IBM은 신사업 전담 조직을 운영하였는데 이것이 EBO(Emerging Business
Opportunities)이다. EBO는 본사 관리 하의 신사업 전담 조직으로 구성되었지만 기
존 사업 조직에서 완전히 분리시키지는 않았다. 미래 사업을 독립적으로 관리하면 사
IBM에서 활용한 사업 사이클별 관리 포인트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 소속 컨설턴트들이 저술한 ‘맥킨지 성장의 묘약’이라는 책에서는 사업을 단계별로 주력 사업
(mature business), 성장 사업(growing business), 미래 사업(emerging business)으로 나눈다. 사업은 각 단계별로 접근 방법
과 목표가 다르고 이에 따라 평가 기준과 사업 책임자까지도 달라야 한다고 소개한다. 예를 들어, 주력 사업은 재무 지표로 평
가하고 성장 사업은 성장률을 기준으로 하며 미래 사업은 사업 진척도를 가지고 평가해야 한다. IBM은 이 책에서 소개한
Three Horizons of Growth라는 기준에 따라 사업별로 관리 포인트에 차등을 두기 시작했다.
주력 사업 성장 사업 미래 사업
관리 시기 현재 관점 중기 관점 장기 관점
사업 초점 사업 확장 및 선도 지위 유지
생산성, 수익기여도 개선
낮은 불확실성/리스크 감당
검증된 비즈니스모델 통해 시장 점유율
증대
중간 정도의 불확실성/리스크
실행 가능한 접근 방식 발굴
비즈니스 모델 검증
성장 seed 발굴
높은 불확실성/리스크 감당
주요 과제 단기 매출과 이익 성장 도모
(판매와 생산 증대, 효율성 개선 통하여)
매출계획 작성
사업 구축
빠른 속도로 점유율 확장
세 자리 수 성장 목표로 관리
연구, 시험 생산, 테스트 마켓, 제휴,
투자 등 통해 미래 기회 탐색
정밀한 목표 설정 어려움
리더십 유형 관리형
산업, 프로젝트 관리 전문성
계획 달성 위한 추진력
원칙, 규율
사업 구축형
창조를 지향하는 기업가 정신
불확실성과 변화를 포용
Top-line 관점 의사결정 능력
비전가형
옹호자(champion)
창의성, 독창성
동기 부여
방법
단기 성과에 대해 개별 관리하고 수준
미달 시 문책
사업 성과에 있어 변명을 허용하지 않음
사업 추진에 있어 높은 권한/자유 부여
보너스, 지분 참여로 동기 부여
창의력을 발휘하여 업적을 쌓을 수
있는 기회 제공
아이디어에 대한 표창, 사업 탐색에
대한 자유 부여 등 심리적 보상 제공
지적 호기심 충족 및 향후 성장 사업의
리더 보임 등 커리어 관점 메리트
성과 지표 예산 및 관리
수익, 비용, ROIC
생산성, 효율성
성장률, 시장 점유율/신규 고객 확보
자본 투자 효율성
추정 순가치(expected NPV)
프로젝트 milestone
아이디어의 사업 전환률
사업구상 건수
본사 차원
조치
리뷰
도전적 목표 설정
리스크 감수토록 지원
규모 확장 도움
직접 개입하여 공동 작업
성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모색
출처 : Emerging Business Opportunities at IBM, Harvard business school(2005)
10 LG경제연구원
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 사업 운영 방식
업 조직과는 괴리되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사업 책임자들도 EBO 관
련 미팅에 계속 참여했고, EBO가 일정 궤도에 올라 사업성이 검증된 후에는 기존 조
직으로 이관시켰다.[11]
● 미래 사업은 조직 내 힘 있는 리더가 맡아서 조직 내부 역량 활용 극대화
EBO는 IBM 내에서 영향력이 크고 네트워킹 능력이 뛰어난 핵심 임원들이 전담했다.
우선 모든 EBO 프로젝트들을 전담하는 총책임자 자리에는 최고위급 임원을 앉혔다.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 초기에는 더욱 자주 진행 상황을 들여다 보며 추진력을 발휘해
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스너는 EBO 프로그램을 구상할 당시 모든 EBO 프로젝
트를 전담 관리하는 힘있는 ‘EBO 황제(czar)’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EBO 출범 초
기에는 그룹 내에서 신망이 두터웠던 소프트웨어 부문장 존 톰슨을 부회장으로 승진
시켜 맡게 하였고, 톰슨 이후에는 최고전략책임자(CSO)가 EBO들을 관리했다.
각각의 EBO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로 경험 많고 네트워킹 역량이 뛰어난 임원들에게
맡겼다. 한때 IBM은 기존 사업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참신한 젊은 리더들에게 미래
사업을 맡겼었다. 그러나 젊은 리더들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조직 내 도움을 이끌어
내는 데 한계를 보였다.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조직 내에서 누구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도움을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는지가 미숙하여 신사업을 제대
로 이끌지 못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EBO 프로젝트 리더는 IBM 내에서 네트워킹 역
량이 풍부하고 경륜 있는 사람에게 맡겨졌다. 심지어 매출 4조원을 기록하는 대형 사
업부를 이끌던 임원도 EBO 프로젝트에 차출되곤 했다.
그런데 문제는 IBM 내 인재들이 EBO 참여를 꺼려한다는 사실이었다. 3~40명의 부
하 직원들을 이끌던 리더 입장에서 작은 규모의 EBO로 파견되는 것은 좌천 당하는 모
양새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패 확률이 높은 미래 사업을 맡게 되면 낮은 고
과를 받을 가능성도 높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BM은 EBO 멤버들에게 실패
에 대한 불이익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실패하여 기존 사업부로 복귀해야 할 때는 부
서 선택권을 주었다. 초기에는 인재들이 EBO에 참여할 수 있도록 CSO뿐만 아니라
CEO까지 직접 나서 설득하며 추진했다. 그러나 EBO 성공 사례들이 나오면서 EBO는
IBM 내에서 성공의 트랙으로 여겨졌고, 더 이상 한직으로 간주되지 않았다.[12]
● 민첩성 확보… 투자는 작게, 리뷰는 자주
EBO 초기에는 최소 인력을 투입했다. 프로젝트 리더, 전략/마케팅 전문가, 운영/재
무 전문가, 기술 전문가 등 4-5명인 게 보통이었고 임원 1명만 투입된 경우도 있었
다. EBO는 이를 통해 민첩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미래 사업은 기본적으로 투자가
11
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 사업 운영 방식
LG경제연구원
필요한 사업이지만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
다.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사업성
을 검증하다가 실패나 사업성 부족으로 판명되
면 재빨리 철수하는 방법이 낫다고 판단했다.
EBO에 대한 평가도 미래 사업에 걸맞게 월 단위
마일스톤(milestone4)을 기준으로 했다. 기존 사
업들은 매출, 수익률 등 정량 지표를 통해 사업성
과를 검증할 수 있다. 그러나 당장 사업 성과가
나기 어려운 미래 사업에는 마일스톤 방식이 필
요했다. 주로 지난달 계획 달성 여부나 주요 이슈
에 대한 대응 방식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사
업 초기 단계에는 리더십 팀 형성, 자문단 선임,
전략 수립 완성도 등 사업 기반 수립 작업을 검증
했다. 성숙 단계로 접어들면 파일럿 고객 수, 외부 파트너십 체결 여부 등 매출 발생 관
련 부분을 평가했다. 물론 재무 성과도 평가에 반영되었지만 기존 사업에 비해 유연했
다. 예를 들어 기존 사업 재무 성과를 5년 단위로 평가했다면 미래 사업은 7~10년 가량
장기적 관점에서 평가하는 식이었다. 평가 시스템에 맞게 본사 전략팀, 기존 사업 조
직, CSO 간 역할도 명확히 나뉘었다. 전략팀은 EBO 팀에게 필요한 질문을 준비했
다.(차트 3 ) 기존 사업 조직은 EBO 팀과의 협의를 통해 다음달 목표를 설정하는 데
관여했다. CSO는 EBO 팀이 매월 성과 달성을 해내는지 평가하는 일을 맡았다.
(3) Johnson & Johnson : 최고경영진 주축의 미래 전략 논의 체제 운영
J&J는 약 9만여명의 구성원, 100여개의 제품을 가지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글로벌 회사이다. 각 지역별, 제품별로 사업 리더들이 책임을 지고 사업하
는 분권화된 경영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장이나 환경의 급격한 변화
에 따라 J&J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나 미래 회사의 전략을 모색하는 데 있어 최고경
영진들이 의견을 나누고 통합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나타났다. J&J는 최고경영진
들의 경험이나 훌륭한 아이디어를 모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FrameworkS’라
는 최고경영진 협의체를 구성하였다.[13]
● Executive 레벨 임원들의 환경 변화 학습과 미래 전략 논의의 장
FrameworkS는 처음에 최고경영진 9명이 자신들이 맡은 비즈니스의 주요 이슈를 논
4 일정한 기간 동안 해야 할 일의 계획을 날짜별로 짜 놓은 것
EBO 프로젝트의 월별 리뷰 포인트 3
■ EBO 총 책임자와 월간 미팅을 통해 전략과 사업 계획을 점검...
전략팀이 전략의 명확성과 관련하여 EBO 리더들에게 중요한
질문을 준비
■ 위의 질문을 기반으로 EBO 진행 상황을 3개 단계로 평가함.
1단계 : 명확한 전략 개발(Developing a clear strategy)
2단계 : 실행 가능한 모델 수립(Defining an executable model)
3단계 : 시장 선도(Winning in the marketplace)
■ 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red, yellow, green으로 등급을 매김.
■ 본 미팅을 통해 EBO팀의 Scope을 줄이고, 현실적인 목표를 수립
- 우리가 지난 달 계획했던 부분을 달성했는지?
- 고객의 ‘pain point’는 뭘까?
- 시장에서 우리가 맞닥뜨릴 이슈는?
- 우리가 경쟁자보다 고객들에게 줄 수 있는 가치는?
- Opportunity gap은 어느 정도인가?
- 타겟 고객은?
- 우리가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경쟁 우위는 뭔가?
12 LG경제연구원
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 사업 운영 방식
의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J&J는 경영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이나 전략적인 부분에 대해 논의할 필요성을 느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
반으로 한 실험’이라는 철학을 기반으로 FrameworkS 논의 주제를 장기적 관점의 사
업 전략, 회사의 미래 성장 및 혁신 기회 발굴 등으로 확장했다. 또한 내부 중심적 시
각을 탈피하기 위해 회의 참석자도 최고경영진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의 사람
들로 확장하였다. 예를 들어 본사 고위 스태프가 참석하고, 경영이사회 멤버, 그리고
실무자들로 구성된 TF팀이 꾸려져 함께 참여하였다.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논의를
위해 TF팀은 회사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를 수행하였
다. 예를 들어 J&J의 프랜차이즈 계획, 향후 전략 등 관련 사항을 분석하고 학계와
비즈니스 전문가 등 조직 내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이렇게 연구된
결과물은 FrameworkS에서 공유되었다. 단지 최고경영진에게 주기적으로 보고하는
형식이 아니라, ‘개방성’이라는 논의 원칙 하에 모든 참석자들이 심도 있는 토의를 하
는데 중점을 두었다.
사실 주요 경영진들이 참여하는 회의체는 어느 회사에나 다양하게 있지만,
FrameworkS의 의의는 실무자들이 준비한 회사 미래 전략을 일방향적으로 보고한
것이 아니라, 최고경영진들이 함께 모여 새로운 성장 기회를 토론하고 고민했다는 데
있다. 요즘 같은 불확실한 시대에서 미래 전략은 개인의 힘으로 수립하기 힘들다. 더
구나 ‘예측하는 순간에도 변한다’고 할 정도로 급변하는 환경에서 최고경영진들이 간
접적인 정보를 듣고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J&J는 최고경영진들이
직접 공부를 하고 토론함으로써 시장과 환경 변화에 대한 탐색(Sensing) 역량을 키
우고, 회사 미래 전략을 함께 고민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실제로 J&J에서도
FrameworkS를 통해 최고경영진들이 회사를 둘러싸고 있는 내외부 변화를 그 누구
보다 잘 알게 되었다는 점을 성과로 꼽고 있다. 또한 이러한 논의 과정을 통해 최고
경영진들의 협력도 용이해지고, 전반적으로 회사가 시장이나 환경 변화에 더 민첩하
게 반응할 수 있게 되었다.
(4) Corning : 비즈니스와 R&D간 협업으로 미래 사업 모색
신사업을 탐색하는 유형은 내부 자원을 활용하느냐(Organic), 외부 자원을 확보하느냐
(Inorganic), 그리고 전면 확산하느냐, 점진적으로 확산하느냐, 분리하여 운영하느냐에
따라 총 6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차트 4 ) 이 중 기업 내의 별도 조직에서 독립
된 자원으로 미래 기회를 탐색하는 내장 유닛형은 우리 기업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유
형으로, 역사가 오래된 하이테크 솔루션 기업이나 제조업 기반 솔루션 기업, R&D 선도
력이 있는 기업들에서 주로 활용한다. 내장 유닛형의 대표 사례인 코닝(Corning) 역시
기술(Technology) 중심 회사로서 기업 내 별도 조직을 두고 신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13
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 사업 운영 방식
LG경제연구원
코닝은 광섬유 케이블 생산으로 1999년 47억 달러의 이익이 2000년 70억 달러로 급
성장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1년 7월 코닝은 미국의 대규모 버블의 희생
양이 되고 만다. 일년 사이 이익이 절반으로 추락하였고, 텔레콤 매출은 1년만에 50
억 달러에서 16억 달러로 75%가 감소, 주가 역시 급락하게 된 것이다. 극심한 위기에
봉착한 코닝은 이 난관을 빠져나갈 수 있는 성장 동력 확보가 필요했다. 경영 일선에
서 물러나 있던 명예 회장 제이미 호튼(Jamie Houghton)이 코닝을 위기에서 구출하
기 위해 복귀하고 강하게 혁신을 추구했다. 우선 그는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의 가
치는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부터 회사의 명확한 정체성을 확립했다. 사
실 코닝은 오랜 기간 R&D에 투자하며 기술력을 쌓아온 기술 기반의 테크놀로지 회
사였다. 이에 코닝은 기술 즉 R&D 기반으로 신사업 기회를 탐색하기 시작했다.[14]
● 핵심 역량인 R&D 내에 비즈니스 기능을 넣어 신사업 기회를 모색
코닝은 회사 성과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지속적으로 매출의 10%를 R&D에 투자하
며 탄탄한 R&D 체력을 구축해 놓았다. 그러나 사실 코닝의 R&D는 여타 기업과 마
찬가지로 중앙집권적 형태로 현재의 비즈니스 관련 연구와 일부 본사 펀딩의 연구 중
심이었다. 이에 R&D 조직에 대한 혁신을 단행하였는데, 현재의 비즈니스 확장과 관
일체형 인수합병형
내장 유닛형 클러스터형
내부 분리형 생태계 의존형
- 한 조직 내에서 기존 사업과
신사업 탐색이 동시에 이루어짐…
조직의 유연성이 높은 경우 가능
- SAP, 시스코, 시만텍 등
- 기업 내 별도 유닛으로 독립된
자원 확보… 사업화 단계에서는
기존 사업과 통합
- 이베이, 코닝 등
- 탐색부터 상업화까지 전 단계를
기업 내 별도 유닛에서 전담…
독립된 자원과 권한 확보
- 제록스, 록히드마틴
- 외부 기업 M&A를 통해
자원을 확보
- 잭 웰치 시대의 GE, DSM
- 지역적 클러스터 내 기업들끼리
서로 탐색해 필요할 경우 협력
- 스웨덴 ‘룰레아 네트워크’
- 탐색에 성공한 다른 혁신 기업에게
생산 설비나 자본 대주는 유형
- 드래곤 이노베이션 등
Organic(내부 자원 활용) Inorganic(외부 자원 확보)
전면
확산
점진적
확산
분리
운영
신사업 탐색의 6가지 유형 4
출처 : 양손잡이 기업의 비밀, 황종덕, 정진우, 조철희
14 LG경제연구원
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 사업 운영 방식
련된 연구,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개발하는 연구, 연구원 주도의 실험적 연구로
역할을 재편하였다. 그리고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R&D 조직(S&T : Science
& Technology) 내에 ‘Strategic Growth’ 조직을 신설하였다. Strategic Growth 조
직은 코닝의 강점인 연구개발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새롭고, 수익성이 높으며,
비즈니스 기회가 큰’ 신사업을 찾거나 개발함으로써 코닝의 비즈니스 전환을 모색하
는 것이 주요 임무로 주어졌다. Strategic Growth 조직은 전체 R&D 예산의 25%를
사용하며 코닝의 사업 영역을 뛰어넘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았다. 먼 미래를 바라
보며 코닝의 미래 사업 시드를 찾아내는 탐색 역할을 하고, 코닝의 새로운 비즈니스
로의 기회가 되는지에 대한 검증까지 수행했다.
보통 R&D에서 신기술, 신사업 탐색 시 주로 R&D 관점에서 판단하는데 비해 코닝은
Strategic Growth 조직을 통해 시장 기반의 비즈니스 기회에 대한 판단력을 강화하
였다.(차트 5 ) 또한 R&D가 회사의 전략적 방향과 일치되어 있어 ‘R&D만의 R&D’
에 빠지는 실수를 방지했고, 엄격한 게이트 리뷰 단계를 거쳐 연구개발의 성과물이
실제로 사업화가 되도록 프로세스를 갖추었다. 현재 사업을 위한 R&D에 치중하지
않고,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는데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Strategic Growth의 장점으
로 자체 평가되고 있다. GE의 이멜트가 R&D와 함께 마케팅 역량을 강화했듯이 코
닝도 기술과 마케팅의 협업을 강화한 점은 주목할만하다. IBM은 CSO를 중심으로,
Science & Technology(S&T) 조직도
Strategic Growth 조직도
Strategy & Technology
CTO
Administration &
Operations for S&T
Corporate Product &
Process Development
Corporate
Engineering Corporate Research
Business
EMT Development
Strategic Growth
Human Resource
Finance
Manufacturing
Marketing Technology Government
Programs Licensing
Corning S&T 조직도 및 S&T 산하 Strategic Growth 조직도 5
출처 : Corning Incorporated: Reinventing New Business Development, Stanford Graduate School of Business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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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 사업 운영 방식
LG경제연구원
GE는 CMO를 중심으로 신사업을 추진했다면 코닝은 자신의 강점 역량인 R&D를 기
반으로 혁신을 추진하고 신사업 기회를 모색한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4. 기업의 미래 준비, 4가지 포인트
기업 혁신 분야의 석학으로 꼽히는 이브 도즈(Yves Doz) 교수는 전략적 민첩성 이론
을 통해 기업은 시장의 민감한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조직에 적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즉, 변화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하고, 기업 전략을
유연하게 수립·수정하며, 적절한 자원을 배분하고, 신사업을 올바르게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앞서 살펴본 기업들의 사례에서도 이러한 전략적 민첩성을 강화한 요소
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기업들의 미래 준비 관련 프로세스를 통해 우리 기업들에게
주는 시사점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래를 내다보는 조직이나 기능이 있어야 한다. 일명 ‘Crow’s Nest(까마귀 둥
지)’라는 조직을 의미한다. Crow’s Nest는 배의 돛대 꼭대기에 있는 망대를 일컫는
말이다. 레이더가 없던 시절, 안개 등으로 시야가 좋지 않으면 선원 중 한 명이 높은
망대에 올라가 저 멀리 앞을 내다보며 육지를 찾거나 항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망대에 올라간 선원은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앞을 내다보며 기회나 위험을 탐
색하였고, 배의 선장은 망대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항로를
결정한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는 지속적으로 망대에 올라가 기업을 둘러싼 환경의 변
화와 위기 및 기회 요인을 지속적으로 탐색하여 정보를 제공해줘야 한다. 특히 변화가
빠르거나 불확실성이 높다면 미래 환경이나 시장 변화에 대한 탐색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아무래도 사업 책임자들은 당장의 사업 성과 창출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먼 미래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탐색할 별도의 기능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 IBM은 고객과 시장의 움직임, 기업 환경 변화 등 기업 생존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탐색하고 관찰하여 그 결과를 최고경영진에게 주기적으로 보고하는 조직을 두
었는데, 아예 조직 이름을 ‘Crow’s Nest’라고 하기도 했다. 특히 기술과 사업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IT 산업의 특성상 IBM의 Crow’s Nest는 최고경영진에게 환경 변화
에 대해 민첩하게 알리는데 중점을 두었다. 이 외에도 J&J의 FrameworkS나 코닝의
Strategic Growth 조직의 업무가 바로 배의 꼭대기에서 멀리 내다보며 변화하는 환
경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최고경영진들이 주요 실무자들과 직접 미래 전략이나 신사업 등에 대해 논의하
16 LG경제연구원
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 사업 운영 방식
는 프로세스가 갖춰져 있다는 점이다. 미래 환경 변화를 탐색했다면 그 정보를 바탕
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거나 전략을 모색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불확실성
이 높은 환경 속에서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사업에 대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최고
경영자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기업들의 주요 경영
진들은 지속적으로 모여서 직접 학습하고 토론함으로써 그들 스스로 미래 기회를 포
착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감각과 전문성을 강화하였다. 특히 미래 사업에
대해서 냉철하게 챌린지한 점도 주목할만하다. 미래 사업 준비에 대해 시의 적절하고
통찰력 있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미래 준비가 단지 보고서상의 현란한 문구에 그치지
않도록 한 것이다. GE의 이멜트가 IB프로젝트 리더들과 매달 리뷰 미팅을 하면서 미
래 전략에 대해 구체적으로 챙긴 것이나, J&J 최고경영진들이 여러 분야 사람들과
주기적으로 미래 사업 기회나 전략에 대해 논의했던 점은 우리 기업의 최고경영자들
에게 중요한 시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고경영자들이 기회 포착 및 미래 전략 수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하
나 더 있다. 바로 미래 준비는 최고경영자의 의지와 지원(Supporting)이 있을 때 비
로소 가능하다는 점이다. 최고경영자 스스로가 환경 변화를 읽어내고 미래 전략에 대
해 논의하고 결정할 정도의 전문성을 갖고 있다면 미래 사업에 대한 지원의 내용이
달라진다. 더구나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전략적 손실에 대한 대
비도 가능하여 미래 사업 책임자가 뱃심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기도 용이해진다. 변
화관리 대가인 존 코터(John Kotter)는 ‘왜 사업 전환이 실패하는가’라는 아티클에서
사업 전환 시 수익이나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등의 손실에 대해 사업 리더들은 이러
한 불안 요인을 감내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사업 전환을 지지해줄
권위 있는 사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GE의 이멜트나 IBM의 샘
팔미사노 모두 회사의 장기적 생존을 위해서는 미래 사업의 모색과 준비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현장에 있는 사업 리더들이 지속적으로 미래 사업 준비를 병
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셋째, 미래 사업 준비는 작게 시작하되, 훌륭한 자원과 독립된 권한을 부여한다는 점
을 주목해야 한다. 미래 사업에 대한 준비는 사실 실패 확률이 높다. 변화 속도가 워
낙 빠르다 보니 철저한 계획 하에 움직이는 것도 사실상 어렵다. 그래서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데 있어 조직이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이 바로 ‘민첩성’이다. IBM이나 GE, 코
닝이 신사업을 시작할 때는 모두 최소 단위의 규모로 시작하고, 작은 성공을 만들어
가는데 중점을 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규모는 작게 하되, 최고의 인재를 투입하고 신사업 책
임자에게는 독립된 권한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보통 기존 사업에서 인력을 빼서 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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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 사업 운영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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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에 배치할 경우 갈등이 생기기 마련인데 CEO나 CSO 등 미래 사업 수장이 나서서
라도 최고의 인력을 배치할 수 있도록 지원한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혹시 기존
조직 내에 적임자가 없다면 최고경영자가 나서서 우수한 인력을 영입하기도 했다. 그
리고 이들이 도전적으로 사업에 임할 수 있도록 독립된 예산을 부여하거나 최고경영
자에게 직보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여 기존 사업의 조직 논리에 휘둘리지 않도록
보호하기도 했다. 이때 훌륭한 인재들이 한직으로 내몰렸다고 오해하지 않도록 변화
관리를 하는 것은 최고경영자의 몫이다. 실패 확률이 높은 신사업 수장들에게 엄격하
게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기보다 뱃심을 가지고 도전적으로 사업할 수 있도록 충분한
지지와 지원을 주는 것도 필수다. IBM과 같이 신사업 담당 리더들을 진정한 사업가
로 인정해주는 분위기를 만들고, 조직 내 성공을 위한 경력 경로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포인트이다.
넷째, 미래 사업은 기존 사업과 다른 방식으로 성과 관리를 하고, 최고경영자나 그에
준하는 주요 임원들이 직접 챙겼다는 점이다. 미래 사업은 사업이 정착될 때까지 수익
률이 저조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사업이다. 이러한 사업을 기존
사업과 같이 수익률이나 매출 등 재무 지표로 비교, 평가한다면 사업이 제대로 본 궤
도에 올라가는지를 판단하기가 어렵다. 글로벌 리딩 기업들의 경우, 신사업에 대해서
는 사업 단계별 주요 이슈들을 잘 수행했는지의 여부로 관리했다는 점을 볼 수 있다.
사실 이러한 평가가 정확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평가자인 최고경영자가 해당 신사업
의 진행 현황이나 당면한 문제, 앞으로의 기회, 사업 관련 경쟁사나 환경의 변화 등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GE의 이멜트는 진행되는 IB 프로젝트에 대해 매달 리
뷰 세션을 가졌다. 단지 평가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에 빠지는 우를 범하는 것이 아니
라, 정말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리뷰하는데 중점을 둔 것이다.
현재의 성과 없이 미래 준비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찰스 오라일리 교수 등 세
계적 석학들이 미래 준비를 강조하면서도 기존 주력 사업의 내실화 및 혁신이 함께 이
루어져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일 것이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준비 없이
오늘에만 충실한다면 기업이 영속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결국 현재와 미래에
대한 요구 사항의 충족이 모두 일어나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웬디 스미스(Wendy K.
Smith) 등의 경영학 교수들은 리더들이 전략 수립이나 혁신 과정에서 나타나는 패러
독스 상황을 인지하고, 양자택일을 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양자택이를 하는 사고
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15] 소위 오늘을 위한 경영을 하면서 내일을 위한 경
영도 함께 준비하는 모순된 상황을 잘 극복하고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오늘날의 최고경영자들은 탄탄하게 땅을 다지는 작업 뿐만 아니라 그 위에 두 발을
딛고 서서, 미래에 대한 전략적 그림을 그려내는 역량도 갖추어야 할 것이다.www.lg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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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 사업 운영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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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O’Reilly, C. A., & Tushman, M. L. (2004). The ambidextrous organization. Harvard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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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김영배 (2016). ‘아이디어 사냥꾼’을 확보하고 기존 조직서 독립된 ‘전담조직’ 활용하라. 동아비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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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Garvin, D. A., & Levesque, L. C. (2004). Emerging Business Opportunities at IBM (A). Harv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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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Burgelman, R., & Denend, L. (2008). Corning Incorporated (A): Reinventing new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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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Smith, W. K., Lewis, M. W., & Tushman, M. L. (2016). Both And Leadership. Harvard Business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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