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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기/경영학과 군사학

불패의 법칙 : 경영자를 위한 손자병법

by 리치캣 2010.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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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패의 법칙 : 경영자를 위한 손자병법

유기현 지음

21세기북스/2004년 8월/377쪽/15,000원

▣ 저 자 유기현

고려대학교 상과대학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미국 UCLA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한국 경영전략연구원 원장, 한국경영학회 부회장, 한국 인사조직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 Short Summary

이 책에서는 손자병법에 경영학의 이론을 접목시켜 심오한 손자병법의 내용에서 전략경영의 요체를 뽑아내고 있다. 이 책은 우선 손자병법의 원문에 대한 정확한 해석과 설명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원문을 경영학적 측면에서 재해석함으로써 경영이론과 응용 방향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또 여기에 원문과 일치되는 현대 기업의 사례와 활용 가능한 세계 초일류 기업의 전략 사례를 함께 실었다.

손자병법은 경쟁사회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여전히 사고와 행동의 범위를 넓혀줄 뿐 아니라 그 체계화 과정에도 도움을 준다. 독자의 식견을 넓혀 주고, 사고를 체계화시켜 일상생활에서 실용성과 유용성을 극대화하는 데 여전히 탁월한 손자병법은 기업경영에 접목시켜도 경영전략의 설정 방향, 그 기법 개발과 기존 전략에 대한 발전방향에 있어서 매우 흥미롭고 실행 가능한 방향을 제시해준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고대의 병법서 한 권이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오랫동안 연구되고 있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차 례

1. 시계편 - 경영철학과 초일류기업을 위한 의사결정

2. 작전편 - 계획의 기본 과제와 세계화 과정

3. 모공편 - 세부전략의 기본 조건과 안전성장 전략

4. 균형편 - 리더의 성공 조건과 시스템 전략

5. 병세편 - 기본조직의 운영원리와 상황적합적 리더십 전략

6. 허실편 - 기업의 경쟁 전략과 이익 전략

7. 군쟁편 - 주도권과 심리적 성공 전략

8. 구변편 - 용병 전략과 변칙적 공격 전략

9. 행군편 - 심리적 지침과 원칙 중심의 핵심역할 전략

10. 지형편 - 실패원인과 지형별 차별화 전략

11. 구지편 - 이해관계와 순응 및 적응 전략

12. 화공편 - 유지와 특수 및 대응 전략

13. 용간편 - 간첩의 이용 방법과 지적 정보 전략

불패의 법칙 : 경영자를 위한 손자병법

유기현 지음

21세기북스/2004년 8월/377쪽/15,000원

시계편(始計篇) - 경영철학과 초일류기업을 위한 의사결정

손자병법의 시계편(始計篇)은 전체 13편 중 총론에 해당되며, 기본 병법을 정리하고 있다. 여기서 시계란 국가 간에 전쟁을 하기 전에 기본 대책으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뜻이다. 손자는 자신의 조직력과 전력 상황을 파악하는 방법에 있어, 오사(五事)를 전쟁 준비의 기준으로, 적국의 전력과 비교ㆍ판단하여 승산여부를 확인ㆍ검토하는 방법으로 칠계(七計)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전쟁 돌입 시의 계획과 실행차원에서 14가지 궤도를 제시하면서 용병술의 기법을 설명하고 있다.

조금 자세히 살펴보자. 손자는 “병(兵), 즉 전쟁은 국가의 대사로서 사생(死生)의 땅이고 국가 존망의 길이니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말하였다. 이 말은 전쟁은 국가의 중대한 일로 국민의 생사와 국가의 존망을 가름하는 것이니 사전에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국가나 기업, 가정에 이르기까지 최악의 결과를 가져오는 전쟁이나 경쟁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원칙이며, 부득이한 경우에는 신중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하겠다.

또 손자는 “경영은 오사(五事)로써 하고, 비교는 칠계(七計)로써 하며, 그 실정을 파악해야 하는데, 첫째는 도(道)이고, 둘째는 하늘(天)이며, 셋째는 땅(地)이고, 넷째는 장(將)이며, 다섯째는 법(法) 이다.”라고 말하였다. 이 말은 전쟁의 신중한 검토를 위해 전력의 기본인 오사를 검토하여 실정을 파악해야 한다는 뜻이다, 오사 중에서 첫 번째 길(道)은 대의명분과 상도를 뜻하고, 둘째, 하늘(天)은 우주법칙에 따른 기상학을 기초로 하는 자연법칙을 의미하며, 셋째, 땅(地)은 지정학과 지리학을 기초로 하는 지형 조건의 고려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넷째, 장(將)은 리더십을 갖춘 성공적 리더의 확보를 필수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고, 마지막으로 법(法)은 조직 활동력을 중시하는 차원에서 제반 법제와 규칙 및 질서를 비교, 분석한 후 계획을 마련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손자는 “일곱 가지 기준인 칠계에 의거해 상대와 나를 비교하여 정확한 실정을 파악해야 한다. 말하자면 주(主)는 어느 쪽이 더 도의적이고, 장수는 누가 더 유능하며, 천지는 어느 편이 더 유리하고, 법령은 누가 더 철저하게 시행하고 있는가, 그리고 군대는 어느 편이 더 강하고, 사졸은 어느 편이 더 잘 훈련되어 있으며, 상벌은 어느 쪽이 더 공명한가? 이상의 일곱 가지 조건을 비교 검토함으로써 어느 편이 이기고 질지 미리 알 수 있다.”라고 말하였다. 이 말은 전쟁에서 전투 계획을 수립할 때, 아군과 적군의 전력 비교, 분석이 필수 요건이고, 또 그렇게 하면 승리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업도 신규사업을 시작하거나 기존 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오사를 기초로 하여 계획 내용의 타당성을 칠계에 따라 비교,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또 손자는 14가지 기본전략을 응용하라고 하였는데, “능(能力)하면서도 능력이 없는 것처럼 보이고, 쓰고(用) 있으면서도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또 가깝(近)지만 먼 것처럼 느끼게 하고, 멀지만(遠) 가까운 것처럼 느끼게 하며, 이(利)롭게 해서 유인하고, 혼란(亂)시켜 이를 취하며, 충실(實)하면 대비한다. 그리고 강(强)하면 피하고, 성나게(怒)해서 소란하게 하며, 저자세(卑)로 교만하게 하고, 안일(佚)하면 수고롭게 하며, 친할 때(親)에는 떼어버리고, 대비(備)함이 없으면 공격을 하며, 뜻하지 않은 곳을 노려라. 이것이 병법가의 승리비결이니 사전에 먼저 알릴 수 없다. 또 싸우기 전에 묘산(廟算)하여 이기는 자는 셈에서 얻은 것이 많기 때문이고 싸우기 전에 묘산하여 이기지 못하는 자는 셈에서 얻는 것이 적기 때문이다. 셈이 많으면(多算) 승리하고, 셈이 적으면(少算) 이기지 못한다. 그런데 하물며 셈이 없는 자이겠는가? 나는 이것을 보면 승부를 알 수 있다.”라고 말하였다.

작전편(作戰篇) - 계획의 기본 과제와 세계화 과정

작전편(作戰篇)에서 작전이란 전쟁의 발동을 뜻하며, 인적, 물적 자원의 지원과 전투력의 유지와 보충, 단기 속전속결, 군량미의 현지조달 방법 등을 포함시키고 있다. 즉, 전쟁을 하기 전에 거액의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전비를 마련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또 전쟁은 단기간에 끝내는 것이 좋고, 군수품이나 군량은 적의 것을 약탈하여 충당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기업의 경우도, 선발 기업이 시장의 범위를 세계로 넓혀가거나, 후발 기업이 선발 기업과 경쟁을 할 때에는, 경쟁에 소요되는 세부 비용을 추정하고 계산해 확보하는 것이 필수 요건이다. 물론 상대 경쟁기업의 규모와 생산, 기술능력 수준, 제품의 질적 수준, 고객의 호응도, 현지 인력의 인건비 수준 및 판매와 수송의 비용 규모에 따라 조달 비용의 규모가 달라질 수는 있다. 그러나 기업이 경쟁을 시도하기 전에 소요 예산을 측정하고 준비하는 방법은 동일하다고 하겠다. 또 경쟁 기간은 단기간에 우위를 확보해야 하고, 기타 소요되는 원자재와 인력은 현지에서 조달하라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모공편(謨攻篇) - 세부전략의 기본 조건과 안전성장 전략

손자병법의 모공편(謨攻篇)에서 모공(謨攻)은 모계(謨計)로 적군을 굴복시킨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이는 실전보다 외교전으로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전법이라 할 수 있다. 고대는 물론, 현대전에서도 평화공존이라는 명분으로 쌍방의 희생과 살상을 피하고 국가 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계획적인 과정이 중요시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기업 경영도 경쟁기업 간의 많은 경쟁 비용과 인력, 물자의 소모 없이 경쟁을 종결시키는 경영전략도 기업 발전과 경제 환경 개선에 바람직한 방법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모공편의 내용은 국가와 기업 모두가 주목할 내용이므로, 잘 이해하여 건설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경쟁하기 전에 협상하라. 이 말은 전쟁에서 적군을 괴멸시키는 것보다 국가(國)와 군(軍)ㆍ여(旅)ㆍ졸(卒)ㆍ오(伍)를 존속시키면서 지배하는 것이 최상의 전법이고, 적군과 적의 전체 조직을 아군으로 회유시켜 흡수하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마찬가지로 기업경쟁도 재력과 인력의 소모는 물론이고 기업 조직의 성장과 존폐를 가름하는 중대사이다. 그러므로 치열한 경쟁 이전에 타협과 협상, 더 나아가서는 공존의 기회를 모색하는 일이 경쟁하는 것보다 효과가 클 수 있다. 예를 들어 경쟁 우위 기업은 상대 기업과의 경쟁 이전에 협상하여 유리한 조건으로 흡수ㆍ합병하는 전략을 쓸 수 있다. 반면에 후발 기업이나 시장 조건과 기업의 지명도가 낮은 기업이 경쟁 우위상품이나 기술을 갖고 선발 기업과 경쟁을 할 때에는 신중한 계획과 분석, 그리고 정확한 대응 방안이나 다양한 대체 전략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손자는 “싸워야 할 상대와 싸워서는 안 되는 상대를 알면 승리하고, 많은 병력과 적은 병력의 용병술을 아는 사람은 승리하며, 또 상사와 부하 간의 협력 체계를 이루는 사람은 승리하고, 완벽 대비를 갖추고 적의 허점을 노리는 여유 있는 사람은 승리하고, 장수의 리더십이 강하고 임금의 간섭이나 지배를 받지 않는 사람은 승리한다.”라고 말하였다.

이것은 전쟁에서 승리를 예측하는 조건이나 승리하는 다섯 가지 방법을 설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경쟁에서도 경쟁 상대의 인적ㆍ물적 규모와 기술이나 전문 경영관리자의 능력 수준을 고려하여 경쟁 자체를 결정하고, 리더십을 통해 인적 자원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전체 조직의 협력 체계를 구축한 후, 상대 기업이 약점을 보일 때 기회를 포착하여 경쟁을 전개해 승산을 노리는 성공전략을 활용해야 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군형편(軍形篇) - 리더의 성공 조건과 시스템 전략

손자병법의 군형편(軍形篇)에서 군형은 군대의 배치 형태 - 조직 편성 - 를 뜻한다. 군의 힘은 세력이고 세력은 배치 형태에 따라 강할 수도 있고 약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기업의 경쟁력도 조직 형태에 따라 변한다. 따라서 기업의 내적 조직과 외적 조직의 자원과 균형을 전제로 배치 및 구조 형태를 계획하고 연구하여 실전에서의 유용성을 증대시키도록 준비해야 한다.

손자는 “잘 싸우는 사람은 먼저 적이 이기지 못하도록 태세를 갖추고 난 다음, 적에게 이길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린다.”라고 말하였다. 이 말은 용병을 잘 하는 장수는 먼저 적이 승리하지 못하도록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다음에 적에게 이길 수 있는 허점이나 기회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마찬가지로 전문경영자가 기업경쟁 대열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있어 기본 요건은 건실하고 경쟁력이 있는 조직 형태를 찾고 조직 구조에 따른 유능한 전문 경영관리자를 배치하는 일이다. 이렇게 하여 조직의 내적인 힘을 강화시키게 되면, 조직의 세력이 강해지고 경쟁력을 얻게 된다. 또 이렇게 내적 준비에 완벽을 기하게 되면, 경쟁기업 간의 우위를 점하게 되며 성장 기회를 포착하는 힘을 갖게 된다. 이것을 내적 강화전략(internal reinforcement strategy)이라고 하는데 이 전략은 외적 강화전략(external reinforcement strategy)보다 우선한다.

병세편(兵勢篇) - 기본 조직의 운영 원리와 상황적합적 리더십 전략

병세편(兵勢篇)에서 병세란 군이 적을 압도하는 위력과 형세를 뜻한다. 병세편에서 세(勢)는 힘이 움직이는 기세, 즉 힘의 움직임을 의미하는데, 손자는 전쟁에서 세를 잘 구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힘이란 정지된 곳에서는 발휘되지 않는다. 힘이 축적되고, 그 힘이 강하면 안에서 밖으로 솟는 것이 자연의 원리이다. 따라서 국가의 전쟁은 힘의 대결이면서 힘을 발휘하는 경쟁의 장소이므로 힘은 단기간 내에 최대한으로 발휘되어야 한다. 손자는 병세편에서 세를 발휘할 수 있게 하는 힘의 육성과 축적, 그리고 힘의 진화와 형성 과정을 기술하고 있다. 임진왜란의 사례를 살펴보자.

1597년 임진왜란 말기에 이순신 장군이 울둘목(지금의 명량) 해전에서 승리한 사례를 살펴보자. 당시는 원균의 참패로 폐허 상태인 조선의 수군을 정비하여 조류를 이용해서 북상하는 일본의 수군에 대항하려 하였으나 전력의 열세로 후퇴를 거듭하는 상황이었다. 소수의 군사와 몇 척 안 되는 선박으로 북진하는 일본의 수군을 저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태였다. 그러나 훈련된 병사와 소수 인력으로 조직화된 조선의 수군은 장군과 병사 간의 완벽한 일심동체를 이루는 조직력을 갖고 있었다. 이때에 최종 후퇴지역인 울둘목에서 최상의 지휘체계로 손자의 오사와 칠계를 기초로 작전을 구사한 것이 성공의 요인이었다.

울둘목은 급류가 심해 조류를 이용하지 않으면 통과하기 어려운 좁은 해협이었다. 여기서 이순신 장군은 결사항전을 목표로 양쪽 해협에 쇠사슬을 고정시켜 북상하는 일본 전함을 제압하여 해상과 육상의 양면 공격으로 적을 괴멸시키는 작전을 시도하였다. 일본 수군은 무려 200여 척에 해당되는 전투 선박을 잃고 수천 명의 인명손실을 봄으로써 대패하게 되었다.

허실편(虛實篇) - 기업의 경쟁 전략과 이익 전략

허실편(虛實篇)에서 허(虛)는 빈틈, 즉 약점을 뜻하고, 실(實)은 충실함, 즉 강점을 의미한다. 손자는 허실편에서 전쟁의 승리 비결은 변화무쌍한 용병술에 있다고 하고, 적을 치되 실(實)은 피하고 허(虛)를 공격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

손자는 “먼저 전장터에 나아가 적군을 기다리는 사람은 편안하고, 늦게 전지에 달려가 싸우는 사람은 피곤하다. 그러므로 싸움을 잘 하는 사람은 적군을 조정할 수 있으나 조정을 당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하였다. 이 말은 전장에 먼저 도착하여 오사를 중심으로 아군의 실정과 상황을 검토하면 적군을 대응하는 데 편안하고, 서두를 필요가 없다. 그러나 전장에 늦게 도착한 군대는 준비와 검토를 할 여유도 없이 피곤하고 불리한 상태에서 싸우게 된다. 따라서 싸움을 잘 하는 장수는 적군을 조정하되 조정을 당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선발 기업도 경쟁 지역이나 현지 국가를 경쟁 이전에 들어가 현지 상황과 관습, 그리고 고객의 특성을 파악한 후 경쟁 전략에 따라 경쟁을 시작해야 후발 경쟁자를 쉽게 저지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후발 경쟁자를 자사의 전략에 따라 조정과 지배 또는 제압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리더십을 가진 선발 기업의 리더는 시장 경영과 고객 관리에 있어 주도권을 갖게 된다.

또 전략과 전술은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해야 한다. 손자는 “군대의 형태는 물과 같아야 한다. 물은 높은 곳을 피하고 낮은 곳으로 흐른다. 이와 같이 군대의 운영도 강한 곳을 피하고 적의 허점을 쳐야 한다. 물이 지형에 따라 흐르는 형태가 이루어지듯 군도 허실과 강약에 따라 승리가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군의 운영도 일정한 형태가 없고 물도 일정한 형상이 없다. 능히 적의 허실에 따라 변하여 승리를 이루니 이를 용병의 신이라 한다. 고로 오행도 언제나 유동하고 사계절도 항상 고정되어 있지 않고 해의 길이도 짧고 길음이 있으며, 달도 기울고 참이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기업 경영의 상황도 전쟁 상황과 거의 같다. 국내에서 경영할 때와 국제화 또는 세계화를 지향할 때에 경영 조직의 형태가 바뀌지 않으면 목표 달성과 세계화를 이룰 수 없다. 또 상대 기업이 쓰고 있는 전략 형태에 따라 변화의 용병술을 이용하듯이 상황에 적합한 전략과 전술로 변신해야 승리할 수 있다. 이렇게 기업경쟁은 경쟁 상황과 상대자의 능력에 따라 다양한 변모와 그에 따른 내용으로 대응하는 유동적 전략을 이용하게 되는데, 이 전략을 상황적합적 전략(contingency strategy)이라고 한다.

군쟁편(軍箏篇) - 주도권과 심리적 성공 전략

군쟁편(軍爭篇)에서 군쟁(軍爭)이란 함은 군대를 써서 승리를 얻는다는 뜻이다. 즉, 전투를 말한다. 군쟁편 이전에 설명한 내용이 전투를 위한 전제조건이나 요건이라고 한다면 군쟁편부터는 실제 전투를 위한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다. 본 편에서 설명하고 있는 내용은 심리전에서 허실의 기계를 써서 이른바 4치(四治) - 체력을 뜻하는 치력(治力), 정신을 뜻하는 치심(治心), 사기를 의미하는 치기(治氣), 작전의 변화를 뜻하는 치변(治變) - 을 통해 전쟁을 승리로 쟁취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서 핵심전략(core strategy)은 우직지계(迂直之計)로, 우회 전략(detour strategy)을 써서 적을 방심시킨 후에 신속하게 목적지에 도착하는 계락, 즉 사치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전략을 뜻한다. 이 전략은 인간의 심리를 목표로 하는 전략방법이다.

경쟁보다 경쟁을 위한 준비 절차가 어렵다. 손자는 “무릇 용병의 원칙은 장수가 군주의 명령을 받으면, 군대를 소집하여 적과 진영을 맞대고 진을 치게 된다. 그러나 직접 교전을 할 경우에는 모든 것을 규합하여 경합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라고 말하였다. 이 말은 용병원칙, 즉 전쟁수행 절차에 따라 임금에게서 명령을 수임한 장수는 병사를 소집하여 진영을 갖추어 적과 대치하게 되는데, 이러한 절차는 전투에서 승리한 것만큼 어렵다는 뜻으로 전쟁 수행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경영도 경쟁기업과 상대하여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므로 경쟁을 위한 준비 계획과 절차를 수행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이다. 상대에 따라 어떤 능력을 가진 전문경영자에게 책임을 부여할 것인지의 책임경영자 선택에서부터 효율적인 조직 구성의 규모와 성격 그리고 상대와 대치하는 구체적인 방법론 등을 준비하고 결정하는 과업이 실제 경쟁 행위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이다.

그리고 때론 돌아가는 것이 먼저 도착하는 방법이다. 이 말은 전투 상황이 어려울 때에는 가까운 거리를 택하는 것보다 시간적으로나 노력 면에서 좀 불리하기는 하지만 적을 유혹하면서 우회하여 먼저 도착을 하게 되면, 이는 우식지계를 아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우식지계란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우회의 기지’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런 우식지계는 기업뿐만 아니라 학교 경영이나 병원 경영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학교의 경우에, 직접적이고 전투적인 우수학생 유치 전략보다는 제도적 보완, 장학 및 기숙사 제도의 확장과 개선 그리고 우수한 교수진의 유치와 더불어 우수 학생의 우대 제도가 학교의 장기적 발전에 더 도움이 된다. 병원 경영도 마찬가지다. 저렴한 의료비 경쟁보다는 전문 우수 인력 확보 전략을 통해 고도의 기술 경쟁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 경쟁에서 더 유리한 경우가 있다.

기업경쟁은 대상이나 기간을 고정시켜 놓고 한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대상의 수도 예측할 수 없고, 그 기간도 고정된 것이 아니고 무한경쟁시대로 돌입하는 만큼 단기적인 대책보다 장기적인 대비로 작은 이익보다 큰 이익을 목표로 계속 기업으로 지속성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변편(九變篇) - 용병 전략과 변칙적 공격 전략

구변편(九變篇)에서 구변이란 아홉 가지 변칙을 뜻한다. 상도(常道)의 반대 개념을 변칙(變則)으로 보고, 원칙이 있으면 예외가 있듯이, 전쟁은 원칙보다 오히려 변칙이 중요할 때도 있다는 전제에서 상도와 변칙을 설명하고 있다. 변칙으로는 구변(九變, 전투시 피해야 할 아홉 가지 상황)과 오리(五利, 전투시 변칙을 택하는 다섯 가지 상황), 그리고 오위(五危, 전투에 임하는 장수의 위험한 다섯 가지 성격)를 제시하고 있다. 즉, 전투는 상황에 따라 정도와 기계 그리고 원칙과 변칙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먼저, 손자는 “무릇 용병법은 고릉(高陵)으로 향하지 말고, 언덕을 등지고 진을 치지 말며, 거짓으로 도망하는 적을 쫓지 마라. 또 날카로운 군대에게는 공격하지 말고, 이병은 먹지 말며, 돌아가는 군사를 막지 말라. 그리고 포위된 군대는 반드시 길을 터주고, 궁한 적에게는 핍박하지 말며, 험한 지형에는 머무르지 말라. 이것이 군사를 쓰는 법이다.”라고 말하였다. 이 말은 전투시에 피해야 할 아홉 가지 상황에 대한 설명으로, 내용은 높은 곳에 진을 치고 있는 적군을 향해 정면으로 공격을 하지 말고, 언덕을 등지고 내려오는 적군을 공격해서는 안 되며, 위장 퇴각하는 적군은 추격해서는 안 된다. 또 적의 정예부대는 공격하지 말고, 위장된 허점(미끼)으로 유인하는 적군과는 교전해서는 안 되며, 철수하는 적군은 막지는 말아야 한다. 그리고 적군을 포위할 때에는 반드시 틈을 열어 도망갈 수 있는 퇴로를 만들어 주어야 하고, 좇기고 쫓겨 막다른 궁지에 물린 적군을 핍박하지 말아야 하며, 지세가 험한(단절된)곳에서는 머물거나 진을 치고 쉬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마찬가지로, 기업을 경영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도 구변과 같은 실무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경영 능력이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을 때에는, 경쟁하기 전에 치명적인 손해나 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기업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기업에 공존 전략이나 지원 전략을 요청하여, 안전경영관리로 강자와 공생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둘째, 상대기업이 사생 결단으로 공략해 오면 경쟁을 회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기업은 회피 전략과 허점을 노리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셋째, 기업은 경영활동에서 자사의 전략이나 정책적 상황 등을 보통 위장하거나 은폐하려는 기본적인 태도를 취한다. 그러므로 위장술에 유인되어 무리하게 경쟁을 시도하면 상대 기업의 자금력이나 기술력, 인적자원의 전문적인 위력에 제압당하거나 아니면 경쟁력을 약화시키게 된다. 따라서 기업은 정보의 다변화 전략과 정보 분석 전술을 병행하면서 위장유인 전술에서 벗어나야 한다. 넷째, 철저하게 다변적 교육훈련을 마친 구성원과 자금력 그리고 기술력을 지닌 기업과는 경쟁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승리한다고 해도 인적ㆍ물적 손실이 크게 되므로 공격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다섯째, 기업은 위장된 유인전략에 대응하는 치밀한 경쟁 환경의 예측과 분석 그리고 이에 수반되는 연관효과 분석을 기초로 유인전략을 배격할 수 있는 전략적 대체전략(alternative strategy)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 여섯째, 기업경쟁에서 패배나 항복 또는 더 이상의 경쟁 활동 포기는 경쟁의사를 포기한 것이므로 더 이상의 경쟁 행위는 사회적인 비난으로 인해 이해집단과의 상호관계가 단절되는 결과를 예상할 수도 있다. 따라서 경쟁으로 승기를 잡은 후에는 경쟁 상대기업에 대해 해서는 안 되는 잔인한 행위는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곱째, 완전경쟁에서 기업경쟁의 승리는 포위뿐 아니라 도산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도산전략(bankruptcy strategy)은 산업연관 효과에 따라 또 다른 기업의 도산과 연계되고 결국 자사의 도산도 예상되므로 신중한 전략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이해집단 간의 상호관계가 단절된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계속 기업유지를 위해 일말의 기회를 주는 호의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여덟째, 경쟁기업을 절대로 궁지나 극한 상황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경쟁을 해서 승리한다고 해도 전리품인 이득 없이 손실만 증대시키고, 조직의 구성원들은 경쟁을 위해 노력과 정열을 다 바쳐도 보상이 따르지 않기 때문에 결국 이들은 경영자를 배신하고 기업을 떠나게 되기 때문이다. 아홉째, 옛 말에 사람은 아무리 급하고 부득이한 형편이라고 하더라도 잠자리는 가려서 자라는 말과 같이 기업경쟁 시에는 경쟁을 위한 휴식이 필요하고, 휴식은 지형을 가려 쉬어야 한다.

다음은 전투시 변칙을 택해야 하는 다섯 가지 상황의 경우인데, 진군해서 안 되는 길, 공격하지 않아야 할 적, 공격하지 않아야 할 성, 쟁탈해서는 안 되는 땅, 무조건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군주의 명령 등이 오리(五利)로 이해된다.

이는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지켜야 할 원칙이면서 조건이 된다. 첫째, ‘진군해서는 안 되는 길’은 성장을 위해 기업의 규모를 확장하면서 무리한 자금 조달을 위한 은행 대출이나 사채에 의존하는 방법을 뜻하는데, 이 경우에는 투자의 타당성 분석과 자금 조달의 적정성ㆍ한계성을 과학적이고 계량적인 방법으로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공격하지 않아야 할 적’은 달걀로 바위를 치듯이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경쟁을 하거나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세계화를 추진하는 기업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경우에 경쟁 여건의 비교 분석과 공존 가능성 분석 또는 우회전략 등이 검토되어야 한다.

셋째, ‘공격하지 않아야 할 성’은 자본력이나 기술력 그리고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낮은 기업이 상대적으로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국가나 기업과 경쟁을 하려고 진입하는 경우를 뜻한다. 넷째, ‘쟁탈해서는 안 되는 땅’은 외국의 땅을 국가나 개인 차원에서 매입하거나 침략으로 점령하려고 시도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는 뜻이다. 다섯째, ‘무조건 받아들여서 안 되는 군주의 명령’은 기업의 최고경영자의 지시도 불합리하거나 불이익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으면 정확한 판단력과 결단력을 위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대안을 주장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음, 오위(五危) - 필사적으로 싸우려고 하면 반드시 죽는(必死可殺), 필사적으로 살려고 하면 포로가 된다(必生可盧), 성을 잘 내고 참을성이 없으면 모멸을 당한다(忿速可侮), 지나치게 청렴하고 결백하면 모욕을 당한다(廉潔可辱), 지나치게 병사(백성)를 사랑하면 번민을 하게 된다(愛民可煩) - 는 군대를 패망시키고 장수가 죽게 되는 것은 앞의 다섯 가지의 위험요소에서 비롯되는 것이니 장수가 신중하게 살피지 않을 수 없다는 장수의 필수 준수 사항을 강조하는 말이다.

경영자나 장수, 대통령은 전체 집단을 이끄는 리더인 만큼 책임도 크고 의무사항도 많기 때문에 오위를 비롯한 관련 사항의 전문 지식을 갖고 맡은 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경영자나 장수 그리고 대통령은 아무나 그 역할을 맡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행군편(行軍篇) - 심리적 지침과 원칙 중심의 핵심역할 전략

행군편(行軍篇)에서 행군이란 단순히 걷는 동작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군대의 행진이나 주둔ㆍ정찰ㆍ작전과 군대 통솔 등의 내용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뜻으로 정의할 수 있다. 손자는 행군편에서 지형에 따른 전투 배치를 산악 지역에서는 산지 행군, 하천 지역에서는 하천 행군, 평지에서는 평지 행군, 그리고 저습 지역에서는 소택지 행군 등 네 가지로 구분하고, 지형에 따라 행군 배치의 유형을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행군 중의 정찰 요령과 통솔 요령 및 결집에 관한 심리적 방법, 즉 전투에 임하는 최후의 주의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 경영에서도 업종을 선택할 때와 위치를 선정할 때에는 역시 자연환경을 역행하거나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에서 서부의 디즈니랜드와 동남부의 디즈니월드는 관광의 명소로 세계인의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을 캐나다나 러시아 등 한대 지방의 국가에서 시도한다면 자연환경의 역행일 뿐 아니라 그 비용이 수입보다 많고 지리적 요건이 맞지 않아 사업의 타당성을 잃게 된다. 또 효과적인 통솔을 위해서는 신뢰와 원칙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러나 똑같은 말을 자주 하게 되면 신뢰성과 신망을 잃게 되어 목표지향적 리더십의 효과는 감소되기 마련이다.

나폴레옹의 사례를 살펴보자. 나폴레옹이 군대를 이끌고 험준한 알프스 산을 넘을 때 허기지고 목말라하는 군사들에게 ‘이제 우리는 이 산만 넘으면 시고 달콤한 포도밭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으니 끝까지 분투해 줄 것’을 당부한 말이 생각난다. 이 말로 군사들의 입에 침이 고여 침으로 갈증을 메우고 병사들은 그 기대에서 용기백배하도록 하여 목적지까지 이끌어 성공했다. 이것은 허기지고 목이 타는 병사들의 노고에 보답하는 목표지향적 리더십의 효과로 볼 수 있다.

기업 경영도 경영관리자의 태도와 사고에 따라 구성원의 사기와 적극성이 결정되고, 능률과 성과의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경영관리자는 제도와 원칙에 따라 능률과 성과를 기대하는 신뢰 중심의 리더십과 원칙 중심의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발휘해야 한다.

지형편(地形篇) - 실패 원인과 지형별 차별화 전략

지형편(地形篇)에서는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승리의 4대 요강과 지형의 여섯 가지 유형, 패병의 여섯 가지 유형, 그리고 장수의 인격과 능력 그리고 책임의 중요성을 언급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승리의 4대 요강으로는 지형을 알고, 자기를 알고, 적을 알고, 천시(天時)를 아는 것을 강조하였고, 지형의 여섯 가지 유형으로 통형, 괘형, 지형, 애형, 험형, 원형 등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패병으로는 주병, 이병, 함병, 붕병, 난병, 배병 등 여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여기서 지피지기(知彼知己)는 패병의 여섯 가지 유형을, 지천지지(知天知地)는 지형의 여섯 가지 유형을 아는 것이라고 하고 있다.

길이라고 다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야할 길이 있고 가서는 안 되는 위험한 길이 있듯이 길은 찾고 알아서 가는 것이 중요하다. 전쟁이나 경쟁의 길도 마찬가지이다. 가야할 길을 찾지 못하면 전 병력이 몰살당하고, 걸어야 할 길을 걷지 못하면 조직이 파멸에 이른다. 그러므로 기업의 경영관리자도 가야할 옳은 길을 걸어야 구성원의 동조와 협조를 얻을 수 있고, 이해집단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손자는 “군사에는 달리는 사람(走者)이 있다. 해이한 사람(弛者)이 있으며, 빠지는 사람(陷者)이 있다. 또 무너지는 사람(崩者)이 있고, 어지러운 사람(亂者)이 있으며, 도망치는 사람(北者)이 있다. 무릇 이 여섯 가지는 천지의 재앙이 아니고 장수의 과실이다.”라고 말하였다.

여기서 손자는 여섯 가지 요인(주ㆍ이ㆍ함ㆍ붕ㆍ난ㆍ배)은 패병의 원인이면서 동시에 장수의 과실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즉, 지형의 이점은 쌍방이 모두 같은 상황인데 도망을 치거나, 병사는 강한데 지휘자가 약해서 집단 전체가 해이해지며, 반대로 지휘자는 강한데 병사가 적을 감당하지 못해 어려움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고급 간부들이 화를 내면서 장수에게 불복하고, 제멋대로 싸우거나 또는 장수가 화를 내면서 적의 능력이나 실정을 모르는 경우, 반면에 장수가 약하고 위엄도 없고 교육 방법도 불투명하여 질서가 무너지고 전투 배치에 혼란을 가져오거나, 장수가 적의 전력을 파악하지 못하고 또 정예부대가 없으면 패한다고 하였다.

최고경영자는 동일 지역에서 동일 조건으로 경쟁을 할 때 실천력과 기동력을 기초로 하는 최적의 전략 구상을 통해 의사를 결정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경쟁에 있어서는 경쟁 이전에 항상 상대 기업의 정보와 현황을 수집ㆍ분석하는 수비 전략이 필요하다. 물론 수비 전략에 따라 보완과 강화를 위한 다양한 대체 전략을 마련하는 과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제일제당과 미원의 경우를 살펴보자. 선발기업인 미원이 조미료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을 때 재벌그룹인 제일제당이 후발기업으로 도전하였으나 정보 유출로 실패한 사례가 있다. 후발기업인 제일제당은 시장 지배권을 차지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기계 도입으로 핵산이라는 신제품을 개발하였으나 시판 직전에 정보가 경쟁기업으로 유출되어 전략에 실패했다. 반면에 선발기업은 정보입수 후 완벽한 대응책을 마련함으로써 선발 기업의 위치를 고수하는 데 성공했다.

구지편(九地篇) - 이해관계와 순응 및 적응 전략

구지편(九地篇)에서 구지라 함은 용병법에서 활용되는 아홉 가지의 땅이라는 뜻이다. 손자는 구지편(九地篇)에서 지형을 아홉 가지 - 자기 국토에서 싸우는 곳을 산지(散地), 적국의 영토이지만 깊숙한 곳이 아닌 곳, 즉 동요되기 쉬운 곳을 경지(輕地), 쌍방이 빼앗고 빼앗기는 곳은 쟁지(爭地), 공격하기 좋은 곳을 교지(交地), 여러 국가가 인접해 있어 점령하게 되면 외교적으로 유리한 곳을 구지(衢地), 적진에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면 돌아오기 어려운 곳은 중지(重地), 험준한 지형으로 행군하기 어려운 곳을 비지(圮地),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곳은 위지(圍地), 적의 포위로 퇴로가 차단되어 죽는 곳을 사지(死地) - 로 분류하고, 이를 전략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의 경우도 경쟁을 할 때에는 지역별로 최적의 적응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첫째, 산지(散地)는 자기 영토 내에서의 경쟁이기 때문에 연고나 인간관계로 얽혀 심리적으로 해이해져서 조직의 응집력이 약화되기 쉬운 곳이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에서는 경영관리자가 명령의 일원화 원칙에 따라 친화적인 인간관계와 동정적인 심리 변화를 차단시키는 독재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둘째, 경지(輕地)에서의 기업경쟁은 인접국가가 밀집되어 있는 유럽 대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으로 매우 어려운 경쟁이다. 예를 들어 스위스에서 주유소를 경영하는 사람도 주말여행을 할 때에는 인접 국가인 오스트리아의 국경지역에 있는 주유소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주유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지역에서는 교육 프로그램에 따라 철저한 교육ㆍ훈련을 강화시키는 정신 교육 강화전략이 필수적이며, 동시에 경쟁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경제적 보상을 통한 생계 안정 전략도 필요하다.

셋째, 쟁지(爭地)에서의 경쟁은 어느 기업이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유리함이 결정되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 없이는 계속 기업으로 유지되기가 어렵다. 따라서 기업이 쟁지에서 경쟁을 시도할 때에는 고객 중심의 상품, 즉 우수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 이용의 호환성과 편의성, 제품의 견고성과 유용성 등이 상대 경쟁기업과 비교가 될 수 없는 수준의 최상의 상품을 갖고 시장 경쟁을 해야 한다.

넷째, 교지(交地)에서의 기업경쟁은 고차원의 전문지식과 활동력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교지는 다국적 경쟁지역이면서 세계적 시장을 형성하게 되므로 경쟁보다 방어에 치중하는 방어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섯째, 구지(衢地)에서의 기업경영은 역시 고도의 외교전, 즉 협상과 화해, 지원과 협동 등의 대외전략이 필수적이다. 특히 선점에 따르는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의 확보가 유리하기 때문에 현지인과의 인간관계와 현지 정부와의 협력 관계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여섯째, 중지(重地)에서의 기업경영은 경쟁기업을 침몰시키는 결사항쟁적인 투쟁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중지에서의 기업경쟁은 매우 어렵고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가급적 진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선점에 따른 기득권을 얻는 데 의의를 둘 뿐이다. 일본의 도시바의 경우 중공과 수교도 없는 상태에서 전자제품의 핵심부품인 콘덴서 하나만을 갖고 중공으로 진출하여 수익성도 없이 오직 선점이라는 명분으로 십여 년 동안 고전을 했다. 중지에서는 공격적인 전략만이 생존수단이 될 수 있다. 일곱째, 비지(圮地)는 진입에 장애요인이 많은 곳이므로 가급적 진입을 삼가고, 부득이한 사정으로 진입하게 된다면 빨리 철수해야 하는 지역이다. 따라서 비지에서는 경영활동 자체를 단기전을 전제로 하고, 속전속결 원칙에 따라 진입과 철수의 동시전략 또는 이중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덟째, 위지(圍地)는 입구가 좁고 출구는 멀어 우회해야 하는 불리한 지역이므로, 가급적 진입을 삼가는 것이 좋다. 외국기업의 활동을 위축 또는 제한시키는 정도가 심한 국가가 중국이다. 지금은 투자의 바람직한 국가로 인식하고 모든 기업이 중국으로 진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의 소득수준이 증대되어 선진 대열로 진입할 때에는 중국 대륙 전체가 위지로 변모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마지막 지역인 사지(死地)는 죽음의 지역이다. 즉, 속전속결의 비상전략으로 살아날 수 있지만 그러한 대응책이 없으면 십중팔구 전멸위기에 빠지는 곳이다. 이 지역에서는 목숨을 걸고 싸우는 최후전략만이 사는 방법이다. 사지를 피하는 길은 단계적으로 자본의 규모와 기술수준을 고려해서 진출하는 길 뿐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종업원의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러한 프로그램은 정신교육과 신기술 개발 그리고 시스템의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추게 되며, 기대 효과는 조직력의 강화로 요약된다. 이러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하고 실행하게 되면 종업원의 정신무장 강화로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과 자발적으로 조직의 일체감을 조성하는 능력을 배양하게 된다.

삿뽀로 맥주회사 사례를 살펴보자. 일본 맥주업계에서 삿뽀로 맥주와 아사히 맥주가 쌍벽을 이루던 시대의 일이다. 아사히 맥주회사의 치밀한 전략 활동으로 삿뽀로 맥주회사는 3개 공장 중 1개 공장만 가동하는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때 영업부장이 사장에게 200만 엔을 달라고 하였다. 영업부장과 사장 간에는 신뢰가 돈독했기 때문에 사장은 사용처와 이유도 묻지 않고 200만 엔을 영업부장에게 주었다. 이때부터 영업부장은 북부 지역을 순회하면서 동경대학 동창생들 중에서 지역 유지로 성장한 친구들을 만나서 맥주를 마시기 시작하였다. 이때는 이미 아사히 맥주가 전국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상태였고, 맥주를 마실 때마다 삿뽀로 맥주만 요구했으니 재고품을 찾아 마신 격이 되었다. 이렇게 1개월간 순회한 후 회사로 돌아와 보니 2개 공장이 가동되고 있었다. 그 후 영업부장은 다시 200만 엔을 갖고 중남부 지역에 산재해 있는 동경대학 동창생들과 만나면서 계속 삿뽀로 맥주를 마셨고, 그가 공장으로 돌아올 즈음에는 3개 공장이 가동되어 활발한 생산을 하고 있었다. 얼마 후, 그 영업부장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감지하고, 회사를 위해 마지막 살신성인의 전략을 펼친 것이었다. 그래서 삿뽀로 공장에는 지금까지도 창업주가 아닌 영업부장의 동상이 서 있다. 이러한 사례는 사장과 영업부장 간의 신뢰적인 인간관계는 물론, 리더인 시장과 추종자인 영업부장 간의 인간 기술로서의 리더십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그리고 어제의 적이 오늘날 동지가 되기도 한다, 손자는 “무릇 중국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서로 미워하나 배를 같이 타고 가다가 풍랑을 만나면 서로 구원하는 것이 좌우의 손과 같다.”라고 말했다. 국가 간의 외교관계가 냉전에서 화해로 전환되듯이 기업 간에도 경쟁관계에서 협력관계로 변모하는 사례가 많이 있다. 이것이 경영철학이나 시장의 원리와 상이한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구조조정이나 규모의 대형화의 명분으로 기업이나 은행이 변모하고 있는 실태를 흔히 볼 수 있으며, 이러한 관계 개선이나 변화는 세계화 시대에서 자연적인 현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 이유는 자본 규모의 대형화로 공신력을 확보하고, 국제적 경영방식을 통해 투명 경영을 보임으로써 세계적 고객과 이해관계의 범위를 확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화공편(火攻篇) - 유지와 특수 및 대응 전략

화공편(火攻篇)에서 화공이란 전쟁에서 적을 불로 공격하는 전술을 뜻한다. 화공편의 앞부분은 적을 불로 공격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지만, 뒷부분에서는 불과 관계없는 심리적인 면, 즉 지도자의 감동적 행동을 경계하면서 주의를 환기시키는 병법을 소개하고 있다. 화공법의 반대 개념은 수공법(水攻法)이지만 현대사회에서 화공이 수공보다 더 유용할 뿐 아니라 그 위력도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손자는 “무릇 화공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화인(火人)이고, 두 번째로는 화적(火積)이며, 세 번째로는 화치(火輜)이고, 네 번째로는 화고(火庫)이며, 다섯 번째로는 화대(火隊)이다. 불을 쓰는 데에는 반드시 까닭이 있어야 하며, 연화(煙火)는 반드시 처음부터 갖추어야 한다.”라고 말하였다. 이 말은 화공의 다섯 가지 유형을 제시하면서 화공법을 사용할 때에는 그 이유가 뚜렷해야 하고, 화공의 도구를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첫째, 화공법을 쓰는 목적이 사람을 태우는 데 있으면 화인(火人)이라고 하는데, 화인은 적군을 불로 섬멸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기업경쟁에 비유하면 경쟁기업의 종업원이 영업활동을 할 수 없도록 마비시키는 경쟁행위로 볼 수도 있다. 그러므로 화인은 상대 기업의 종업원을 스카우트하거나 정책과 제도적인 요인으로 활동을 할 수 없도록 저지시키는 전략을 뜻한다. 이는 결국 동일 업종의 임금 수준을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와 절대적인 효과는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둘째, 쌓아 놓은 군수품이나 식량을 태우는 화적(火積)은 경쟁사회에서 활용할 수도 없고 이용되어서도 안 되는 방법이다. 셋째, 수송차량을 불태우는 화치(火輜)전법은 경쟁 상대기업의 보급 경로를 차단시키거나 원자재의 원천 확보를 봉쇄하는 전략을 뜻한다.

넷째, 화공법의 유형 중에서 적의 창고를 불태우는 화고(火庫) 전법 역시 현대 경영사회에서 실행이 불가능한 방법이다. 다만 이 방법은 기술혁신과 제품의 개발로 창고에 쌓인 경쟁기업의 상품을 재고품이나 폐기품으로 사장시키는 방법으로 설명될 수 있다. 다섯째, 적군의 진영이나 부대를 태우는 화대(火隊) 전법은 경쟁지역에서 경쟁기업의 활동을 중지, 또는 종식시키거나 또는 타 업종으로 전환 및 철수케 하는 전략을 뜻한다.

손자의 화공법은 실제 기업경영에서 경쟁전략으로 그 유용성이 인정되고 있을 뿐 아니라 현대 첨단 화력전에서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 있어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화공법의 내용을 세부적이고 다양한 측면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 전쟁은 군주나 장수의 감정적 요소보다 국가의 이익 차원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경영관리자가 의사결정을 할 때 경영관리자의 개인적인 욕구나 이익 그리고 감정요소가 개입되는 것은 기업의 목적과 일치되지 않으므로 강력히 배제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화는 가라앉게 마련이지만 죽은 기업은 회생할 수 없다.

용간편(用間篇) - 간첩의 이용 방법과 지적 정보 전략

용간편(用間篇)은 손자병법의 마지막 편으로, 여기서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를 실현시키는 정보활동에 대해 다양한 주장을 펴고 있다. 용간(用間)이란 간자(間者), 즉 간첩(間諜)을 이용하는 방법을 뜻한다. 간첩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다섯 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향간(鄕間)과 내간(內間), 반간(反間), 사간(死間) 및 생간(生間) 등이 있다고 하였다.

여기서 향간은 전 국민을 간첩으로 이용하는 방법이고, 내간은 전국의 관리를 간첩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며, 반간은 적의 간첩을 역이용하는 방법을 말한다. 그리고 사간은 허위 사실을 퍼트리는 간첩을 뜻하고, 생간은 적의 실정을 파악하여 보고하는 간첩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다섯 가지 첩자 유형 중에서 반간은 매우 중요하고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결국 손자는 전쟁에서 간첩의 적극적인 활용과 활동 없이는 적군의 정보를 파악할 수 없어 실패하게 되므로 많은 비용을 쓰더라도 적극적인 정보와 첩보 활동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상의 다섯 가지 간첩 유형은 일반 대중과 상대국의 관리를 협력자로 만들고, 상대 기업의 정보원을 역이용하며, 협력자는 살려 쓰라는 간첩의 이용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오간의 방법을 활용하는 일은 쉽지 않고, 또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기업에서 활용하는 데에는 한계성이 있다. 하지만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기업 환경이 어렵게 될 가능성이 있으면 부득이하게 활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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