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회사에 동시에 다니는 '신정보맨'
독특한 이름의 기업체「디자인중심」의 김정주(金政柱·32)
경영지원실장이 하는 일은 회사이름만큼이나 특이하다.
그는 자신이 출근하는 회사를 「본사」로 부른다.
분명 디자인중심의 직원이지만 또다른 2개 회사 직함을 갖고있다.
따로 다니는 회사는 벤처캐티탈(모험자본)운영및 컨설팅업체인
「테크노폴리스」와 「에임캐피탈」. 김실장의 「1인 3회사근무」는 외도가
아니다. 공개적인 직업이다. 하는 일 또한 단순히 도와주는 차원이 아니다.
월급 개념은 아니지만 밖의 두 회사로부터 일한 댓가를 정확하게 받는다.
「1인 3회사근무」가 가능한 것은 다름 아닌 인터넷덕분이다.
김실장이 8시 강남 사무실에 출근해 가장 먼저하는 일은 전자메일검색.
그의 컴퓨터는 각각 3개 회사의 근거리통신망(LAN)에 연결돼 있다.
각각의 회사에서 날아든 메일을 3개회사 내의 LAN망에서 처리하는
것이다.
때문에 김실장 컴퓨터의 메일박스 검색소프트웨어는 3개로 나뉘어져
있다.
회사를 옮겨가며 업무를 보는 셈이다. 이렇게 세바퀴를 도는 것으로
그날 업무를 시작한다. 본사 일이 끝나자마자 바로 시작하는 일은
「테크노폴리스」의 컨설턴트업무. 투자할 아이템을 발굴하고, 사업성여부를 판단해
벤처캐피탈과 연결시켜주는 일을 맡고있다.
『통상 미팅은 일주일에 한번만 하고 대부분의 업무를 전자메일로
처리하죠. 아이템을 검색하고 타당성을 분석하는 일은 굳이 해당회사에
출근하지 않고도 할수 있죠』
김실장의 또다른 직장은 일종의 에인절캐피탈(천사자본)인
「에임캐피탈」. 이곳에서의 직함은 밴처캐피탈리스트. 벤처자금을 조달하는
일에서부터 투자결정, 투자후 자산관리에 이르는 모든 일이 김실장의 몫이다.
수입은 비밀이지만 그의 연봉은 샐러리맨의 몇 곱절인 1억원을
육박한다.
『3개 회사일을 한꺼번에 처리할수 있는 것은 외부의 2개 회사일이
본사에서 하는 일과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시큐어소트프로 이름이 바뀐 「사이버게이트」와 코스닥상장시
높은 주가로 주목을 받았던 인터넷전문업체 「웹인터내셔날」등이 모두
김실장의 작품.
그의 독특한 1인 3역 변신은 첫 직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대
무역학과졸업후 미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영학석사를 마친 김실장의 첫 무대는
국제금융.
그는 당시 LG증권에서 산업부문 애널리스트(투자분석가)로, 해외
기관투자가에게 국내 투자상품을 세일즈하는 일을 담당했다.
이 때의 풍부한 경험이 「1인 3역」의 결정적 밑거름이 됐다. 김실장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대표적 「신정보맨」이다.
그는 오늘도 40여통의 전자메일과 씨름하며 1인 3역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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