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간파하는 기술
야마다 오사무 지음/김영주 옮김
거름/2003년 3월/224쪽/10,000원
▣ 저 자 야마다 오사무
1949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현재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의 일본 법인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가쿠슈인 대학 대학원에 국문학 석사 과정을 수료하고 아오야마 대학 경영학 석사 과정에서 공부했다. 그 후 미국 선더버드 대학원으로 유학하여 MBA를 취득했고, 호세이 대학원 경영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37세의 젊은 나이에 외국계 기업의 경영자로 특채되어 영국, 홍콩, 네덜란드, 미국 등 여러 나라 기업의 일본법인 사장을 역임했다. 이 과정에서 경영부진에 처한 회사들의 경영 실적을 크게 개선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세계적으로 알려졌고 경영 능력을 높이 인정받았다. 이 책에는 오랜 경영 인생에서 축적된 인간 관계의 기술과 자기 관리 방법이 담겨 있다. 지은 책으로는 『MBA 취득까지의 10년』『화교-최강의 가업 경영』 등이 있다.
▣ 역 자 김영주
이화여자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옮긴 책으로는 『보험 영업 성공의 법칙』『이기는 사람의 심리 지는 사람의 심리』『이제는 절대로 심리전에서 밀리지 않는다 2』『고흐의 증명』『학교 혁명』『우리 회사에 꼭 맞는 인재 키우기』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이 책은 사람을 간파하는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람을 간파하는 기술이란 쉽게 말해 상대방을 꿰뚫어 보고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겪는 모든 상황에서 상대방의 의도를 간파할 수 있어야 내가 주도권을 잡고 현재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 상대방의 마음을 간파한다는 것은 인간관계를 적극적으로 구축하는 첫 번째 단계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이 책은 사람을 간파하는 기술 외에도 나를 알아주는 회사를 간파하는 기술, 어떤 면접이라도 반드시 승리하는 기술, 불확실한 미래를 꿰뚫어 보는 기술을 가르쳐 준다. 일에 대한 보람, 월급을 포함한 보수, 회사 내에서 나의 장래성, 인간관계 등 직장인이 회사를 다니는 구체적인 이유들을 하나하나 따져 가며 각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 차 례
제1장 3분 안에 사람의 마음을 간파하는 기술
제2장 나를 알아주는 회사를 발견하는 기술
제3장 어떤 면접이라도 반드시 승리하는 기술
제4장 불확실한 미래를 꿰뚫어 보는 기술
제5장 사람을 간파하는 능력이 인생을 좌우한다
사람을 간파하는 기술
야마다 오사무 지음/김영주 옮김
거름/2003년 3월/224쪽/10,000원
제1장 3분 안에 사람의 마음을 간파하는 기술
사람의 마음을 간파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내가 20년 가까운 세월을 국제 비즈니스맨으로 일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국적은 상당히 다양하다. 당신이 나처럼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일을 한다고 상상해 보자. 당신은 "인류는 모두 형제니까 말만 통하면 서로 이해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가벼운 스트레스만 느끼고 말겠는가? 만약 당신이 실상을 안다면 "모두 제각기 달라. 아이고 골치 아파!"하며 한숨을 내쉴 것이다. 사람들은 각각 문화, 역사, 인종 그리고 가치관이 다르다. 사물을 판단하는 방법이 다르고, 접근 방법이 다르다. 상대를 설득하는 방법도 다르고, 설득 당하는 과정도 다르다.
국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다양한 사람들을 간파하는 작업이라고 보면 정확하다. 아울러 아주 복잡한 조각 그림 맞추기를 할 때 느끼는 짜릿한 쾌감을 맛볼 수도 있다. 외국인을 간파하는 것은 같은 사회에서 함께 살고 있는 일본인을 간파하는 것보다 몇 배나 어렵지만, 재미있는 게임이다. 따라서 내 비즈니스는 사람, 그것도 국적과 인종이 다른 사람을 간파해야 하는 게임인지라 피나는 연습과 실천의 연속이다. 국제적인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사람을 간파한다'는 특별한 능력까지 갈고 닦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래의 인재를 간파하는 비결
나는 신입사원의 장래성을 간파할 때 '눈의 광채'에 초점을 맞춘다.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분명한 어조로 빠르게 말하는 젊은이에게 호감이 간다. 나는 호소하듯이 이해를 구하며 상대의 눈을 피하지 않는 사람을 높이 평가한다. 그런 사람은 포부와 열의가 있고 성실하므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 조직의 일원이 된 신입사원의 장래는 일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신입사원은 상사가 하는 말, 회의에서 나온 제안, 동료의 지적 등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 그리고 고객의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실수나 실패는 얼마든지 해도 좋다. 행동과 반응이 빠른 사람은 실수를 했다고 느끼면 바로 고친다. 실패와 수정을 반복한다는 것은 비즈니스에 필요한 학습 기회를 많이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런 사람은 틀림없이 더 나아진다. 빠른 일 처리 속도를 확보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밝고 솔직한 성격이 좋지만, 젊을 때는 조금 덜렁대는 편이 훨씬 좋다.
어떤 조직에서든 신입사원이 할 일은 정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일을 쉽게 맡길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것이 중요하다. 누가 일을 부탁하면, 싫은 표정을 짓지 말고 일단 "예, 알겠습니다.", "예, 좋습니다."하며 받아들여야 한다. 그 자리에서 일일이 질문하지 말고, 업무를 진행하면서 나오는 결과를 보고하면서 지시에 따르도록 한다. 이런 처리 방식을 통해, 상사는 그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묵묵히 일하며 경과를 보고하고 지시를 받는, 이른바 가벼운 마음으로 일을 맡길 수 있는 부하 직원으로 여길 것이다. 할 일이 많은 부하 직원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사람으로 보면 정확하다.
상사보다 부하 직원의 얼굴을 잘 살펴라
나는 네 번이나 전직하면서 그때마다 사람들로부터 거친 비난과 저항의 눈길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지금까지 그들이 일한 방식, 기업 문화, 아니 조직 자체까지 전부 변화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 외부에서 들어오지 않았는가. 새로 온 사장에 대한 그들의 반감과 반발은 면종복배(面從腹背)의 일종이라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것을 간파하지 못하면 신임 사장은 아주 쉽게 '벌거벗은 임금님'이 되고 만다. 경영자에게 사람을 간파하는 능력이 절실한 것은 이런 점 때문이다.
상사는 조직의 상위자이므로 대부분 당신을 본심으로 대한다. 따라서 간파하기 쉽다. 그러나 부하 직원은 당신이 상위자인 동시에 평가자이기 때문에 애써 피하려고 한다. 하물며 악감정을 갖고 있다면 자신의 본심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자는 사람의 목을 치는' 듯한 일은 그리 쉽게 일어나지 않지만, 부하 직원에게 발목을 잡히는 일은 종종 발생한다. 그러나 당신의 부하 직원이 기분 좋게 일하지 않는다는 것은, 당신이 책임을 다하지 못해 조직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있다는 말과 같다. 그리고 당신이 리더라면 그에 따른 책임 추궁을 받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나는 '상사의 얼굴보다 부하의 얼굴을 잘 보라'고 말하고 싶다. 불만을 지닌 직원은 당신의 경력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회사를 발전시키는 사람, 회사를 도산으로 이끄는 사람
'머리가 좋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대단한 신망을 받을 것이다. 머리가 좋다는 것은 판단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열심히 일을 한다면 다른 사람의 모범이 될 것이며, 회사는 그를 리더로 발탁해 관리직을 맡기려 할 것이다. 다음으로 쉽게 간파할 수 있는 사람은 '머리도 나쁘고, 일도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으로 이런 사람은 구조 조정을 할 때 가장 먼저 해고될 사람이다.
'머리는 좋지만, 열심히 일하지 않는 사람'은 참으로 곤란한 존재다. 열심히 일을 한다면 리더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사원의 모범이 되지 못한다면, 그에게 팀의 리더를 맡길 수는 없다. 한편 머리가 좋은 사람 중에는 성격이 뒤틀린 사람도 있다. 더 나쁜 경우는 다른 사람을 경시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은 혼자 일하는 것을 좋아하거나, 사적인 부분의 간섭을 거부하는 독불장군 같은 성격이다. 다분히 조직에서 겉돌게 될 위험성이 있다. 이 부류에 속하는 사람은 참모 성격이 강한 일을 맡기면 헌신적으로 일하며, 본인도 생동감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가장 간파하기 어려운 사람은 '머리는 좋지 않지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다. 이 부류에 속하는 사람은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신뢰감을 주며 존경을 받는다. 이들은 경영자로 승진해도 강한 책임감을 느끼며 일하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로 보인다. 그러나 '머리가 좋지 않다'는 것은 곧 '판단력이 떨어진다'는 말이 아닐까? '판단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회사를 과감히 이끌어 나간다!' 이런 말을 들으면 두려움이 전신을 휘감아 온다. 이 부류에 속하는 사람은 영업 제 일선이나 제조 현장의 리더로서 적합하다. 판단하지 않고 끝마칠 수 있는 팀의 리더에 적당하다. 한편 출근도 잘하고 일도 열심히 해 회사에 적지 않은 이득을 주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부류의 사람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경영의 핵심인재로 발탁하면 좋지 못한 결과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즉, 이들은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잃게 되면, 기본적으로 발언력과 추진력이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에 회사를 난장판으로 만들 수 있다. 곧 많은 일을 하려다가 앞을 못보고 헤매는 것이다. 이런 사람을 잘 간파해 현장 책임자로 임명하면 좋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머리가 좋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중역이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며, 실제로 많은 기업에서 이런 사람이 중역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머리가 좋고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영자에게 이외에 필요한 기술은 무엇일까?
경영자는 경영에 관한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경영은 기업의 다른 부분들과 독립적인 것이며, 절대로 다른 것들과 연계해 자동적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경영자, 중역, 그리고 사장이란 기능을 단순히 조직의 각 부분에서 출세와 업적의 수단으로 사용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본인과 기업에게 모두 불행한 일이다. 경영자는 자신에게 필요한 특별훈련과 연수를 거쳐야 비로소 경영전문가로서 간판을 내세울 수 있다. 만약 "우리 회사의 임원은 도통 우리를 이해하지 않는다."고 한탄하는 사원이 많다면, 그 임원은 경영전문가로서 임원의 자질이 부족한 것이다. 탁월한 경영자에게 결정적으로 필요한 것은 체험과 실적, 그리고 경영에 관련된 전문 지식이다. 경영에 필요한 종합적인 리더십과 판단력 등은 체험과 실적에 따라 성숙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영자는 사소한 부분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경영은 완전히 전문가의 영역이다.
제2장 나를 알아주는 회사를 발견하는 기술
인생은 자신이 생각한 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샐러리맨은 자기 회사의 미래를 간파하기가 쉽지 않다. 한편으로 회사를 간파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의 나의 장래'이다. 자신과 업무의 궁합, 몇 년간 자신이 받은 평가, 나와 상사와의 궁합, 현재 업무의 만족도, 업계와 고객 담당자의 궁합, 여사원들이 나에게 의지하는 정도 등을 간파해야 한다. 또한 실제로 사람들은 나를 경시하는데, 나는 자신을 인기 있는 사람이라고 오해하지 않는지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이 중에서 나를 대하는 여사원들의 태도는 회사가 당신을 평가하는 방식을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것들에 주의하면 자신에 대해 쉽게 간파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의 회사에서 자신의 미래를 간파하고, 결과가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면 재빨리 다른 길을 택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살다 보면 가치 있는 것도 버려야 할 때가 있으므로 시기를 잘 맞추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결단이다. 그리고 인생에는 패자부활전이 있다는 사실도 알아 두라. 아울러 패자부활전은 반드시 다른 장소에서 치른다는 것도.
회사를 그만 둘 것인가, 남을 것인가
비즈니스맨이 회사에 남는 이유를 다음 네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일에 대한 보람. 둘째, 월급을 포함한 보수. 셋째, 회사 내에서 자신의 장래성. 넷째, 인간관계. 비즈니스맨에게 이 네 가지 조건은 비즈니스맨이 회사에 안주하는 충족 조건이다. 나는 첫 번째 '일에 대한 보람'을 적극적인 이유로, 마지막 '인간관계'는 부정적인 이유로 본다. 그리고 나머지 두 가지를 합리적인 이유라고 하고 싶다. 일에 대한 보람. 이 조건만 충족되면 다른 요소에 무관심해질 수 있는 사람이 많다. 재미있게 일하는 사람은 대개 일을 처리하는 능력도 탁월해 주변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다. 또한 보수는 정신적인 면에서 큰 만족을 준다.
일에 보람을 느끼는 사람은, 자신에 대한 평가가 정당한지, 또 현재 근무 중인 회사에서 자신의 장래성이 어떤지 많이 따지지 않는다. 기업은 어떤 시점에서 회사에서 공헌하는 사람을 반드시 정당하게 평가하지 않는다. 나아가 기업은 사원들의 생각과 경영자의 생각이 일치하지 않아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따라서 자신감 있는 비즈니스맨이라면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자신에게 정당한 보수와 장래성을 보장하는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 단, 일에 대한 보람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해도 그 이유만으로 회사를 옮겨서는 안 된다. 한편 다른 모든 이유가 충족된다고 해도 인간관계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그 조직에서 도망가고 싶어지므로, 이것은 성격상 부정적인 이유이며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하는 이유가 된다. 이 인간관계에 대한 이유가 강하게 발동하면, 월급을 포함한 보수나 회사 내에서 자신의 장래성도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또 결국 적극적인 이유인 일에 대한 보람조차 내던지고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회사는 나를 어떻게 간파하는가
당신의 회사는 연봉 조정 기간과 보너스 지급 시기에 사원들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있는가? 평가를 하는 데 최대의 문제점은 순서에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훌륭하게 순서를 밟아 나간다고 해도 조직 내의 모든 사람이 자신의 평가와 사정에 만족할 수는 없다. 나는 경영자로서, 평가란 '사원들 간의 차이를 인식하고 명확하게 숫자로 나타내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좋은 평가를 받은 사람은 기뻐하고, 나쁜 평가를 받은 사람은 아무리 대화를 해도 납득하지 못한다. 극단적인 예가 바로 구조조정이다. "이제 당신은 필요 없다."는 평가를 받은 사람은 백 마디 말로 설명을 해도 그 평가 자체를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납득하는 평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평가는 일방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회사가 당신을 어떻게 보는가?' 바로 이것을 제시하는 척도가 평가이다. 사원 각자가 스스로 하는 평가와 회사의 평가가 일치하는 우연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쁜 평가를 받은 사람이 납득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 중에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나는 이렇게 노력해 왔는데."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사원이 노력한 것이 보여도, 그 자체를 평가하지는 않는다. 내 눈에 보이는 사람만 평가한다면, 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사람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는가?
또 노력 외에 개인적인 사정도 있는 법이다. 개인적인 사정을 감안한다는 것은 당사자에게는 친절한 일이지만, 조직 전체로 보면 공평하지 않다. 아니, 반드시 불공평하다. 개인적인 사정을 모조리 들어주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눈에 보이는, 또는 귀에 들리는 사정을 모두 감안하면 절대 안 된다. 사정(査定)이란 '사원이 회사를 위해 실현한 업무 실적의 공헌만을 평가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그 밖의 요소를 잘라 버리는 것은 냉정하게 보이지만, 대단히 정당하고 공정한 일이다. 노력하고 연구하는 사람은 회사가 응원하고 도와주어야 할 대상이다. 그러나 나는 그것만으로 좋은 평가를 하지 않는다. 기업의 평가는 사원의 업무 성취도에 대한 평가가 근간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간파하는 7가지 요소
사람을 간파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인 동시에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다음 7가지 요소를 염두에 두고 노력하면 사람을 간파하는 능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될 것이다. '관찰력'을 습득하려면 말하는 상대방의 표정을 주시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상대방의 시선에도 관심을 갖자. 안정감을 잃고 주뼛주뼛하거나 눈을 마주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어딘가 이상한 사람이다. 더 나아가 말하는 사람의 얼굴도 보지 않고 아래쪽이나 엉뚱한 곳을 보며 말하는 사람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원만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하기 힘들다. 상대방의 반응을 알고 싶으면 대화를 하는 것이 최고다. 대화를 조절하는 최대의 요령은 날카로운 질문을 하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질문력'이다. 질문에 따라 상대방의 반응을 이끌어 낼 수도 있고 관찰할 수도 있다. 상대방이 하는 말에 맞장구를 치면서 조용히 대화의 흐름에 맞는 질문을 하며 자신이 듣고자 하는 요점을 말하도록 유도한다. 상대방에게 대화를 끌어내야 한다는 생각에 초조해 하면서 말해서는 안 된다.
다음은 '기억력'이다. 세상에는 상황에 따라 자기가 한 말을 적당히 얼버무리는 사람이 많다. 그러므로 대화할 때, 상대방이 지금 한 말이 이전에 한 말이나 주장과 다른지 않은지 잘 따져 보아야 한다. 그렇다고 정확하게 기억할 필요는 없다. '무언가 전에 말한 것과 다르다. 그때는 이렇게 말하지 않았는데…'하고 막연한 느낌이 든다면 그 느낌은 십중팔구 정확한 것이다. 이런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분석력'은 기억이라는 자료와 환경을 판단하는 능력, 그리고 인간성을 관찰하는 능력 등을 조합하는 능력이다. 일단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 이리저리 다른 각도로 생각해 보라. 이것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며 사람을 간과하는 데 필요한 행위이다.
나는 부하 직원들에게 '상상력'을 계발하라고 강조한다. 현재 상황과 상대방의 입장을 비추어 볼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따져보고, 그럴 때 상대방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추측한다. 사전에 가상 시나리오를 작성해두면 상대방이 그대로 반응하는지, 또는 달리 반응하면 어떻게 다른지 확인할 수가 있다. 이런 작업을 반복함으로써 사람과 상황을 간파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나는 이 능력을 '시나리오 작성 능력'이라 부르며, 사람뿐만 아니라 가까운 장래의 마케팅과 동향을 분명하게 간파하는 능력이라고 규정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간파하려는 것과 현상을 개념화하는 능력이다. 실제로, 회사에서 이 능력이 없는 사람은 조직의 리더가 되기가 어려울 정도다.
시나리오 작성 능력이 있으면 단순한 상상력으로 가상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제안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제안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제안력은 기업에 공헌하는 정도와 직결된다. 여기서 공헌이란, 기업이 사원을 평가하는 기준이고 가장 중요한 결과물이다. 공헌은 '자신이 속한 기업에 이득이 되도록 변혁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득이 되도록 변혁하는 것'을 질과 양으로 인식하는 것이 평가이며, 사람은 그 평가의 정도에 따라 기업 조직의 단계를 밟아나간다. 기업 입장에서는 입사 지원자가 변혁의 단계를 개념화하여 제안하지 못한다면 채용 여부를 판단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제안력'은 기획서나 개선 제안서 등의 문서로 만들지 않고, 말로만 구체화한 것이라 해도 상관없다. 제안력을 고객이 제시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방법으로 적용한다면 그 이상 좋은 것은 없다. 수많은 고객 중에서 유망 고객을 파악하는 것도 제안력의 효능이다. 제안력은 문제를 간파해 그것을 개념화하고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끝으로 '교섭력'인데, 이것은 간파하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상대방과 비즈니스 게임을 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여러 상황을 접하다 보면 엄격한 상황과 복잡한 환경에 대한 경험을 통해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이 단련되며 결과적으로 교섭력을 터득하게 된다. 나는 "젊어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는 말에는 이런 의미도 함축되어 있다고 본다.
제3장 어떤 면접이라도 반드시 승리하는 기술
사람은 3분 안에 상대방을 간파할 수 있다
인간의 본질을 간파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 첫인상으로 상대방을 간파할 수 있다. 인간에게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만나서 3분 정도 대화를 하면 상대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맞지 않는 인간관계를 만들어 실패하는 것은 타고난 능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거나, 인간관계의 중요성에 무관심해서 상황 판단이 느렸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를 가장 선택적으로 실현하는 것이 기업이 사람을 채용하는 경우이다. 아마 비즈니스에서 가장 신중하게 사람을 간파하는 경우는 입사 면접일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기업은 조직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을 믿는다. 그러나 조직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가 사람이기 때문에 면접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 나는 관리자를 채용할 때 반드시 직접 면접한다. 다른 회사의 경영자들도 모두 나와 마찬가지로 면접을 대단히 중시한다. 최고경영자들은 면접을 왜 이렇게 중요하게 생각할까? 그것은 면접이 사람을 간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한편 회사에 따라 신입사원을 채용할 경우 필기시험을 실시하기도 하는데, 그것도 역시 보조적인 선발 수단에 불과하다. 우리 회사는 중도에 사원을 채용할 경우 필기시험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했다. 고용자가 볼 때, 중도에 사원을 채용할 때 필기시험을 보는 것은 위안거리에 불과하다. 경영자인 나도 필기시험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면접은 인터뷰가 아니라 오디션이다
실제로 가진 실력보다는 표현하는 것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며, 입사 면접이 전형적인 예이다. 면접이란 그 자체가 승부라는 사실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입사 면접에서 면접관이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단순히 지원자의 형식적인 답변으로 볼 수 없다. 그것은 지원자가 자신의 능력과 잠재력, 흥미 등을 표현하는, 요컨대 자신의 전인격적인 면을 총력을 다해 전면에 노출함으로써 상대가 자신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행위이다. 곧 면접은 개인적 비즈니스의 종합적인 오디션이다.
나는 10명을 면접할 경우 지원자가 방안에 들어와 착석하는 사이에 7명을 불합격시킨다. 사람을 간파하는 일에 익숙한 경영자들이라면 모두 비슷할 것이다. 면접이란 오디션에서 첫 인상은 이 정도로 중요하다. 흔히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은 면접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면접관은 입사 지원자의 어떤 점을 관찰할까? 먼저 얼굴이다. 인상은 그 지원자의 내면까지도 말해준다. 자신감, 경험, 의욕, 성격까지도 표정에 나타나게 된다. 물론 건강 상태도 드러난다. 면접관은 들어오는 자세, 걷는 모습, 복장과 머리 모양 등을 한 순간에 파악한다. 지원자는 면접관 앞으로 와서 인사를 한다. 그리고 자리에 앉는다. 이 일련의 행동에서 70%의 지원자는 불합격한다.
첫인상은 준비할 수 있는 부분과 준비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인상은 갑자기 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밖의 외모는 후천적인 것이라 깔끔하게 차리면 좋다. 불결함은 말할 거리도 안 되며, 일단 옷을 잘 갖춰 입어야 한다. 그렇다고 화려하고 값비싼 옷으로 몸을 장식하는 값싼 짓을 할 필요는 없다. 머리 모양은 단정해야 한다. 또 나는 구취와 체취가 나는 사람은 절대로 선발하지 않는다. 아울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구두도 깨끗하게 닦아 두어야 한다. 인사는 그 사람의 과거와 교양이 쉽게 드러나는 부분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명랑한 표정으로 정중하고 확실하게 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입을 크게 벌리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문을 받고 우물쭈물하지 마라. 그렇다고 당황한 어조로 서두르며 말할 필요는 없다. 침착한 태도로 재빨리 대답하고 대화를 원활하게 끌어간다. 그리고 대답이 잘 생각나지 않으면 면접관의 질문을 확인하거나 "조금 더 설명해주시겠습니까?" 하고 시간을 벌어둔다.
면접이란 곧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총동원하는 기회이다. 또한 이 능력은 기술이기 때문에 학습으로 습득할 수 있는 후천적인 능력이다. 신입사원이든 중도에 입사를 하려는 사람이든, 힘은 들겠지만 힘껏 노력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연마하기 바란다.
프레젠테이션을 하라
비즈니스 세계에서 앞으로 점점 중요해질 커뮤니케이션 기술 중에 프레젠테이션이란 것이 있다. 프레젠테이션을 통한 의사소통과 발표는 이미 상식이다. 프레젠테이션의 방법과 기술을 커뮤니케이션 기술로 받아들이면 회의 발표뿐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대화형 커뮤니케이션으로 인식되는 면접에서도 프레젠테이션을 응용할 수 있다. 면접에서 의례적인 질문이 끝나고 나면 본격적인 면접에 들어간다. 이 면접에서 지원자가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프레젠테이션 능력이다. 면접이란 자신이 지닌 잠재적인 업무 능력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커뮤니케이션 행위이기 때문에 자신을 상품으로 생각하고 프레젠테이션을 실현해야 한다.
요즘은 면접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한다고 하면 노트북을 갖고 들어가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뜻하고, 이 방법을 통해 자신을 소개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아마도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 학생보다는 높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이것은 면접관에게 컴퓨터 활용 능력이 있다는 것을 내보이는 동시에 연구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학생들이 이 방법을 사용한다면 컴퓨터는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컴퓨터를 사용해서 어떻게 자신을 표현하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준비를 철저히 하는 사람은 프레젠테이션 내용도 알차고 대단한 법이다.
나는 항상 면접을 보러 갈 때마다 면접관을 놀라게 하며 감동을 주었다. 어떻게든 면접관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면접이란 일생일대의 승부이므로 철저히 연구하여 자신에게 맞는 준비를 해야 한다. 치열한 준비에서 발생하는 작은 차이, 그것이 바로 당신을 다른 지원자와 차별하여 승리로 이끄는 열쇠다.
탁월한 협상자는 상냥하다?
회유책을 제시하든 강경책을 단행하든,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살아남
을 수 없다. 탁월한 협상자를 지향하는 비즈니스맨은 적어도 상냥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일 잘한다고 평가받는 사람은 기세 좋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사람이 많다. 또한 이야기 속에 숫자를
척척 넣어 가며 상대방을 압도한다. 전문용어나 외래어도 많이 사용해서 문외한이 "대단하다!" 하고
존경할 정도다. 이런 사람은 항상 웃으려고 애를 쓰지만, 여사원들에게 "눈은 웃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열심히 일하는 사원은 모두 이류다.
진짜 일 잘하고 머리 좋은 사람은 상대방에 맞추어 천천히 말한다. 여유가 있기 때문에 편안한 분위기에서 일을 한다. 부하가 부탁하면 언제든지 이야기할 시간이 있다. 게다가 조용하면서도 신속하게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언뜻 보면 일을 잘하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 사람을 만날 때 붙임성이 있고, "눈은 웃고 있지 않다."는 야유를 받는 일이 없으며 매사에 상냥하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탁월한 협상가는 상냥해 보이도록 자신을 가장한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사회생활에서 사교적이며 가식적이지 않은, 진짜 웃는 얼굴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이야기도 잘하고, 당신이 하는 말도 잘 들어 준다. 이런 사람은 사기꾼이 아니라면 대부분 신뢰해도 좋을 사람이다. 그러나 비즈니스에서 그런 사람을 만나면 잘 간파해야 한다. 진짜 단순하고 됨됨이가 좋은 사람일까? 아니면 당신이나 당신회사를 속이려는 악의를 가진 비즈니스 상대일까? 아니면 최악의 경우, 진짜로 무서운 탁월한 협상가 일지도 모를 일이다.
탁월한 협상가의 특징을 몇 가지 열거해 본다. 상대 회사의 담당자가 다음과 같은 점을 보인다면 반
드시 경계해야 한다.
1. 자기 나름의 시나리오를 갖고 협상하기 때문에 계획과 행동에 자신감이 있다.
2. 계획한 시나리오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보이면 절대로 양보하지 않는다.
3.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
4. 머리가 좋기 때문에 자신을 상대에게 맞출 줄 안다.
5. 처음에는 상대방에게 멸시 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말을 정중히 잘하기 때문에 겸손한
사람처럼 보인다.
6. 전문용어나 외래어는 피하고 상대에게 알기 쉽게 설명한다.
7. 작은 숫자로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는다.
8. 적절히 구분해서 사람을 만나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인상을 풍기지 않는다.
9. 상대방의 장점을 열거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10. 붙임성이 좋아 상대방이 다시 만나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호감이 간다.
제4장 불확실한 미래를 꿰뚫어 보는 기술
20대여, 다양한 경험을 쌓아라
한때 취직 대책의 일환으로 '자기분석'이 유행한 적이 있다. 자기분석이란 자신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이해하는 작업을 의미하며, 그것에 입각해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과 회사를 찾는 과정이라고 한다. 요컨대 취직하기 전에 그 직업이 자신이 평생 직업인지를 확인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단언한다. "20대 때는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한다. 인간의 사회적인 기호는 사회생활을 통해 형성되므로 첫 직장에 취직하기 전에 자신의 평생 직업과 적성을 규정하는 것은 오히려 자신의 가능성을 사전에 제한하는 어리석은 짓에 불과하다."
내 경험으로 볼 때 인간의 기본적인 성격은 성인이 될 때까지 계속 형성되고, 능력도 마찬가지로 성인이 된 뒤에도 계발되고 변한다. 사회에 처음 나왔던 20대 초반에 나는 내향적인 성격 탓에 사람을 잘 사귀지 못했고, 회사 동기나 상사와 커뮤니케이션을 잘 못해 항상 인간관계에서 고립되어 있었다. 그런데 30여 년이 지난 지금, 나는 사람들과 편하게 이야기하며, 마음만 먹으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는 행동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나의 모습을 보면 사람들은 이것이 나의 본래 성격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능력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성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 그 사람이 소속된 회사이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일단 사회로 나오게 되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회사가 아닌가? 한 회사에서 오래 근무하다보면 스스로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회사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개인은 각 회사의 가치관과 기업 문화에 끊임없이 영향을 받게 된다.
회사의 문화, 가치관, 행동 양식, 규범 등의 영향력은, 개인의 표면적인 행동 양식에 머물지 않고 내면의 가치관과 성격에도 침투해 결국 사람을 바꾼다. 그렇게 보면 20대 초반에 자신의 적성이나 직업을 결정하는 것이 얼마나 인간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일인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 또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30대 후반이 되어서야 알았다. 20대의 젊은 사람들은 자신이 진정으로 되고자 하는 것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때까지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좋다.
말도 백락을 찾아야 한다
젊을 때 자신이 파악한 적성과 선택한 직업만큼 미덥지 못한 것도 없다. 사회로 진출하기 직전의 학생들은 여러 직업에 대한 표면적인 지식밖에 모르고, 그것도 자신이 형성한 이미지의 영역을 넘지 못한다. 나는 사람들에게 좋은 조력자를 찾아내라고 충고한다. 조직내의 상급자에 속하면서 인품도 훌륭하고 개인적으로 당신을 배려해주는 그런 사람이 적합하다. 좋은 조력자가 있는 사람은 출세가 빠르다. 한 단계 높은 곳에 있는 사람에게 얻을 수 있는 충고는 혼자서 고민하며 생각하는 것보다 효과적이어서 항상 발전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
중국 격언에 "좋은 기질을 지닌 말은 많지만, 말을 제대로 골라 키우는 백락과 같은 인물은 항상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말도 백락을 찾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젊을 때는 조력자들의 가치와 중요성을 쉽게 간파할 수가 없다. 조력자가 될 만한 소양을 갖추고 있는 사람을 찾아내어 일부러 접근해서 인사하고 지도를 부탁하는 것도 좋다. 또 기꺼이 조력자가 되어 주겠다고 하면 마음을 열어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 마음을 열지 않는 상대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없는 법이다. 좋은 조력자를 만나는 것, 그것은 당신의 비즈니스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제5장 사람을 간파하는 능력이 인생을 좌우한다
동료는 간파할 필요가 없다
사람을 간파하는 능력은 비즈니스맨이 자기계발을 하고 출세를 하는 데 필수적이다. 그런 능력을 터득하기 위해서는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간파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동료들이다.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 즉 동년배에게는 마음을 쓰지 않는 편이 좋다. 또한 동료의식 때문에 동료들과 동일한 수준의 행동을 하거나 정보를 교환하려는 행동 따위는 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동료 집단의 수준은 비슷해져서 출세를 해도 직위가 비슷할 수밖에 없다. 동기들과 어울리며 신경 쓸 시간에 자신의 일에 충성을 다하라.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내 일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것만을 생각하라. 서열이란 일단 속하게 되면 나중에 바꾸기가 여간 어렵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젊은 시절에는 협조 따위에 마음을 두지 말고, '일을 중심으로 한 정통론'을 과감히 펼쳐야 한다. 그로 인해 동기들끼리 서로 부딪히더라도 결코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실적을 거두면서 회사에 공헌하는 것이다. 문제는 결과이다. 비즈니스 사회에서는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과감하게 정통론을 펼치면 상사라고 해도 일언지하에 당신을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상사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더라도 몇 번이 됐건 정면으로 부딪혀야 한다. 단지 자신의 의견을 주장할 경우에는 상대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 그것은 단순한 '게임의 법칙'일 뿐만 아니라 상대의 의견이 올바른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에서 토론하는 경우에도 상대의 의견이 올바르다는 판단이 선다면 "바로 그것이다."하고 시원하게 인정해야 한다. 여기서 이긴 자는 상대가 아니라 '상대의 의견'이란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패배한 것은 '내'가 아니라 '내 의견'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나 '상대의 의견'을 인정하게 되면 그것은 '내 의견'이 되기도 하므로 나는 '올바른 의견'을 갖고 있다는 결과가 된다.
무리 지어 다니지 마라
나는 최근 2년간 부하와 아무 이유 없이 점심 식사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퇴근 후 누구에게 술을 마시러 가자고 청한 적도 전혀 없다. 그 대신 나는 일정한 원칙을 정해 점심 미팅을 한다. 사원과 따로 만나 점심을 먹어야겠다는 결정을 하면 반드시 전 직원과 함께 식사를 한다. 부장들과 의사소통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모든 사람과 점심 스케줄을 짜 만난다. 또한 부서별로 그룹 점심 미팅을 하기도 한다. 요컨대 불공평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또한 자의적이지 않도록 애를 쓴다.
한편 세상에는 "술자리에서만 본심이 나온다."는 이유로 그런 장소를 빌어 억지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는 관리자가 많이 있다. 나는 '술자리에서 한 토론은 무효다'라는 신조를 갖고 있다. 술에 취하면 토론을 할 수 없는 법이다. 나는 술자리의 비효율성을 혐오한다. 어떤 비즈니스 상황에서도 한 시간 안에 결론이 나지 않는 일은 그 자리에서 결론을 낼 수 없다. 술을 마시면 시간만 질질 끌며 같은 논점만 되풀이할 뿐 절대로 결론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의 목적은 술을 마시는 것이기 때문에, 어쩌다 결론이 나더라도 그것은 오히려 곤란한 일이 되고 만다. 나는 술에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하 직원과 커뮤니케이션을 못하는 관리자는 자격이 없다고 본다. 관리자는 깔끔한 토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경영자가 간파해야 할 세 가지
나는 장밋빛 미래에 대해 논하는 경영자는 일단 의심하라는 충고를 하고 싶다. 현재 회사가 당면한 문제점을 간파하는 경영자만이 그것에 대응하는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는 법이다. 그리고 그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기업만이 고객과 시장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다. 고객도 시장도 쉬지 않고 변하는 존재이므로, 문제점을 순간순간 간파해 유연한 대응책을 제시할 수 있는 경영자만이 현대 비즈니스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경영자는 다음의 세 가지를 간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 자사의 경쟁력
2. 경쟁회사에 대한 경쟁력
3. 고객의 요망
중요한 것은 이 세 가지를 '전체적'으로 간파하는 것이다. '대충'이란 표현을 사용해도 좋다. 요컨대 경영자는 소소한 부분까지 따지지 말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 세 가지를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조합해 새로운 해답을 발견하는 일이다. 나는 이것이 논리적이고 수학적 사고라고 생각한다. 아니, 어쩌면 조각 그림 맞추기라고 해도 좋을 듯 싶다.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은 위에 제시한 세 가지 정보를 세부적으로 분석하고 조합하는 훈련을 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정보를 준비하고 판단하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일단 기다려야 한다. 정보는 이 세상에 무한히 존재하며, 의사 결정은 항상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 법이다. 즉, "한정된 정보를 얼마만큼 추상화하고, 요소적으로 조합하고 분석해 해답을 구할 수 있을까?"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정보를 구하려고 지엽적인 것까지 일일이 나누며 따지려고 하면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편협함 때문에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게 된다. 자세하게 처리해야 하는 전문적인 일은 전문가에게 맡겨, 필요할 때마다 그들의 조언을 들으면 된다. 그것이 조직 아닌가? 경영자에게는 판단력과 일을 실천하는 박력이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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