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는 지금까지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해오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작품들을 만들어왔다. 2016년 새롭게 선보인 ‘이 맛, 이 느낌(Taste the Feeling)’ 글로벌 광고 캠페인 사진도 그중 하나다.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일상 속에서 코카-콜라를 즐기는 다양한 모습을 담아낸 이 화보는 인쇄 광고, 옥외 광고, 디지털 광고 등에 활용되며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150가지 이상의 ‘Taste the Feeling’ 화보가 탄생하기까지 코카-콜라의 노하우를 공개한다. 

Taste the Feeling 사진 촬영을 위해 코카-콜라는 별도의 프로젝트 팀을 꾸렸다. 코카-콜라 글로벌 디자인 부사장인 제임스 서머빌(James Sommerville)과 디자인 디렉터인 라파엘로 아브레우(Raphael Abreu)를 주축으로 SANTO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막시밀리안 안젤모(Maximiliano Anselmo), 세계적인 패션 전문 사진작가 가이 아로치(Guy Aroch)와 나초 리치(Nacho Ricci), 안나 팔마(Anna Plama)를 프로젝트 팀에 합류시킨 것. (안나 팔마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념해 한국에 방문하여, 코카-콜라 광고모델인 김연아와 박보검의 화보를 찍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보통의 기업들은 대행사를 통해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만, 코카-콜라는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들과 직접적으로 협업하는 ‘Direct to Talent’ 방식을 택했다. 코카-콜라 디자인팀이 기획부터 실행,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 되어 불필요한 의사결정 과정을 줄이고, 크리에이티브 팀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여 작품의 퀄리티를 높이고자 한 것이다.

실제 작업 과정이 어땠냐는 질문에 가이 아로치(Guy Aroch)는 “우리는 매우 현명하게 일했고, 그 과정은 두말할 것 없이 즐거웠다. 제임스, 라파엘로, 막시밀리안 모두 올바른 방향성으로 잘 이끌어주었고, 그것을 제안하는 방식 또한 권위적이거나 지시적이지 않았다. 덕분에 우리는 각자의 경험과 스타일을 살려 작품성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최고의 콜라보레이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캘리포니아 촬영장 비하인드 컷

촬영 팀은 각본을 짜는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않고, 그때그때 현장에서 원하는 순간을 포착하기도 했다. 필요 이상 많은 것들을 고려하다 보면 5분 만에 찍을 수 있는 것도 5시간 동안 작업할 수도 있고, 오히려 인위적이거나 과장된 느낌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촬영은 최대한 현장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분위기에 따라 움직였다. 어떨 땐 모델을 길거리에서 캐스팅하기도 했다. 중요한 원칙은 오히려 심플했다. 아이코닉한 코카-콜라 병이 모든 순간에 자연스럽게 중심이 되는 것.

서머빌 부사장은 “지나가다 발견할 수 있는 기둥, 빌딩, 옥상 등 다양한 장소에서 즉흥적으로 이뤄진 촬영들이 다수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우왕좌왕하지 않았다. 한 곳에서 촬영이 끝나면 엄청난 속도로 다른 촬영지로 자리를 옮겼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일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적절한 장소를 찾고, 모델을 섭외하고, 의상을 준비하는 등 디테일한 부분들을 완성시켜 나가는 것은 기본적으로 매우 중요한 작업이었다. 또한 보는 사람이 코카-콜라와 함께 그 순간에 있고 싶다고 느낄 수 있도록 모든 사진을 하나하나 스타일링하고 편집했다. Taste the Feeling 이미지들을 자세히 보면, 사진에서 전체 상황이나 맥락을 다 보여주기보다는 독자들이 그 속에 들어와 스스로 공간을 채우고,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코카-콜라의 사진에는 스토리가 있고, 상상의 공간이 숨겨져 있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가이 아로치(Guy Aroch)의 경우, 시그니처 비주얼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현대적인 노스텔지아(Contemporary Nostalgia)”라는 독특한 색감 필터링 기법을 개발했다. 13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코카-콜라 브랜드의 과거 향수를 담는 동시에 미래를 그려나가는 느낌을 함께 주고자 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프로젝트 팀에서는 자체적으로 특허 필터를 개발해 도시의 불빛이나 자동차, 귀걸이, 야구 모자 등 일상적인 환경에서 코카-콜라의 빨간색이 두드러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우리는 억지로 모든 컷에 빨간색을 담아내려고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빨간색이 포착되는 순간에는 그것이 다른 어떤 것보다 잘 드러나길 바랐다. 마치 셰프가 음식에 풍미를 더하기 위해 특별한 재료나 양념을 더하는 것처럼.”

 

프로젝트 팀 멤버들이 뽑은 베스트 컷

가이 아로치(Guy Aroch), 사진작가

촬영 기기: Canon Mark 3 1DS with 35mm, 50mm, 100mm and 70-200mm lenses

“사진 속에서 장난을 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속에 함께 속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기 위해 현장에서는 최대한 연출을 지양하고, 소품이나 도구 없이 온전히 그 순간 자체를 믿고 작업했습니다.”

 

나초 리치(Nacho Ricci), 사진 작가

촬영 기기: Canon EOS 5DS R with EF 70-200mm and EF 50mm 1.2F lenses

“사진 속 모델의 눈빛을 보고 있으면, 자석 같은 이끌림을 느낍니다. 마치 최면에 드는 기분이죠. 만약 당신이 운전 중에 그녀에게 눈길을 주게 된다면, 한순간에 사로잡히고 말 거예요. 이 사진에서 알 수 있지만, 솔직한 사진만이 진정성을 담을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사이에 연결고리가 생기고 나면, 나머지는 전부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되어 있어요. 결국 그 순간의 ‘핵심’도 쉽게 포착할 수 있죠.”

 

안나 팔마(Anna Palma), 사진 작가

촬영 기기: Canon Mark 3 1DS with 35mm, 50mm, 100mm and 70-200mm lenses

“이 사진은 당장이라도 영화관으로 달려가 코카-콜라를 한 잔 하고 싶게 만드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어요. ‘덜 보여주는 것이 더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저는 이런 사진 편집 방식을 굉장히 좋아해요. 섹시하기도 하고요. 또한 저는 색상의 단순함도 좋아해요. 이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주인공인 코카-콜라 병이고, 그 외 나머지 부분들은 상황을 연출해주는 부수적인 것이에요. 정말 진실되고, 아름다운 사진 아닌가요?”

 

제임스 서머빌(James Sommerville), 코카-콜라 글로벌 디자인 부사장

“사진 속에서 느껴지는 자신감, 암시적인 동작, 비어있는 코카-콜라 병이 아주 마음에 들어요. 사실 브랜드 입장에서 제품이 담겨있지 않은 빈 병을 광고 사진으로 활용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잖아요. 하지만 코카-콜라는 컨투어 병이 가진 상징성 덕분에 이 컷을 살릴 수 있었어요. 오로지 코카-콜라만이 가능한 일이죠.”

 

라파엘로 아브레우(Raphael Abreu), 코카-콜라 글로벌 디자인 디렉터

“찰나를 담은 사진이지만, 필요한 요소는 다 갖추고 있습니다. 코카-콜라를 마시는 모습(아름다운 미소를 띠고 카메라를 바라보는 그녀의 치아 사이 작은 간격마저도 사랑스러워요), 코카-콜라 제품(흰색과 빨간색이 어우러진 빨대는 매우 상징적인 이미지죠), 사회적 연대감(사진 속에는 두 명뿐이지만, 빨간 머리 여성의 표정을 보면 옆에 일행이 더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이 바로 그 중요한 요소들입니다. 사진 속에서 비치는 석양 또한 희망적인 분위기를 더해주는 것 같아서 좋아요. 이 사진이야말로 코카-콜라의 클래식 이미지로서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