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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기/FUTURE industry-메타버스

인터넷 검색을 잘하는 자가 많이 앞서가는 시대는 끝이 나고 있다.

by 리치캣 2018.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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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검색을 잘하는 자가 많이 앞서가는 시대는 끝이 나고 있다.
 
이 사실을 여러 번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런데 믿지 못하겠다면, 이 기술적인 근거를 생각해보면 좋겠다.
 
불과 7년 전만 하더라도, 구글 검색을 잘하거나 자료를 잘 찾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서 이득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시대가 있었다.
 
예를 들어서 검색 창에 "-" 마이너스 키워드 부호를 알거나(해당 검색어를 제외한다는 명령어), 파일 종류를 검색하거나 (예: filetype:pdf) 이런 것을 아는 사람은 알지 못하는 사람에 비해 양질의 자료를 취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실제로 이득을 취하거나 영향력을 행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시대가 끝이 나고 있다.
 
 
첫째로, 구글은 2013년에 검색 알고리즘을 대대적으로 바꾸었다. 이 알고리즘은 허밍버드(Hummingbird) 알고리즘이라고 불리는데, 구글이 런칭 15주년을 기념해서 업데이트한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왜 기념비적이냐면, 컴퓨터를 잘 못 하는 컴알못들도 양질의 자료를 쉽게 얻도록 한 알고리즘이기 때문이다. 허밍버드는 사람이 쓰는 언어를 인간의 입장에서 해석해서 검색을 계산해서 내놓는 알고리즘이다. 예를 들어서 "kimchi recipe"와 "kimchi dishes"라는 검색어는 예전에 다르게 해석이 되어 각각 다른 검색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제 구글은 recipe와 dishes가 같은 말이라는 것을 이해한다. 혹은 how to make kimchi와 같은 문장으로 된 질문을 이해하고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
 
따라서 복잡한 검색 명령어를 이해 못 해도 검색어를 넣으면 사용자가 찾기 원하는 결과물이 최대한 나오게 된 셈이다.
 
이제 사용자들은 검색을 잘 못해도 해당 검색어가 많이 나오는 자료나 포럼 키워드, 동영상 등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검색실력에 의한 자료 질(quality)의 간극이 줄어든 셈이다.
 
 
둘째로, 한국 인터넷 지형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
 
그동안 폐쇄적이었던 네이버와 다음 포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몇 년 동안 지속되었다. 이제는 구글에서 검색해도 좋은 한국어 자료가 네이버와 다음 바깥에 발견되기 시작하고 있다. 네이버/다음 블로그 및 카페도 너무 폐쇄적이었는데, 티스토리에 이어 브런치, 그리고 독자적인 워드프레스 블로그 등을 구축하는 한국인이 늘면서 이젠 포털이 아닌 사이트에서도 좋은 자료가 늘고 있다.
 
게다가 한국어 유튜브가 인기를 타면서 (이제 한국 10대들의 #1 접속 사이트는 더 이상 네이버가 아니라 유튜브다) 네이버와 다음의 영향력은 더 줄어들고 있다. 또한 전문가들이 점점 SNS에서 활동함에 따라, 몇 전문가들만 follow하면 전문가의 식견을 쉽게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양질의 정보를 폭넓은 소스로부터 구할 수 있다는 의미는, 역설적이게도 전체 정보의 질이 좋아진다는 의미다. 또한 동영상이 앞으로 대세가 이뤄질 게 자명하기 때문에 동영상으로 얻을 수 있는 쉬운 정보들은 정보를 얻는 장벽을 전체적으로 낮추고 있다.
 
 
셋째로, 공짜 정보의 시대가 오고 있다.
 
Post-Information Era는 전반적인 정보의 퀄리티가 올라감을 의미한다. 90년대부터 발전한 정보화 시대에서는 막대한 양의 정보가 곧 무기였다. 그리고 이 거대한 정보 바다 사이에서 의미 있는 자료를 찾아내는 사람이 승자였다. 그런데 점점 공짜 정보의 수위가 올라가고 있다. 과거에는 절대로 공짜로 얻을 수 없었던 정보들이 점점 대중에게 무료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서 수학과 언어는 이젠 유튜브를 통해 쉽게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접할 수 있는 공짜 정보가 점점 많아짐에 따라, 유의미한 자료가 더 많아지는 시대가 도래했다. 대중은 쉽게 검색해서 쉽게 양질의 정보를 점점 더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는 검색의 장벽을 낮추었다. 왜냐하면, 쉽게 검색해서 쉽게 양질의 무료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 검색을 잘 못 해도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AI의 발달은 우리로 하여금 음성으로 쉽게 검색을 하고 원하는 정보를 얻게 한다! 가면 갈수록 기술은 더 좋아질 것은 자명하다.
 
만약 기술적인 breakthrough(돌파구)가 일어나서 인터넷 접속이 무료가 된다든지, 데이터 사용이나 전기세가 매우 저렴해지는 시대가 온다면, 이러한 현상들은 더더욱 가속화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인터넷 검색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어떤 것을 잘해야 할까? 나는 connecting dots 능력이 앞으로 인재를 가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본다. 여전히 전문가들은 필요하나, 위에서 언급한 대로 공짜 정보의 수위가 올라감에 따라 전문지식의 장벽이 낮춰지고 있다. 따라서 왜 이 지식이 해당 상황에서 적용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전체 숲을 볼 수 있는 능력이 더 대두될 것이다.
 
단순히 정보를 정확하고 자세히 안다고 해서 영향력을 행세할 수 있는 시대가 끝이 나고 있다. 이는 오히려 좋은 소식이다. 정확하고 세세한 정보는 컴퓨터에게 넘기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맥락(context)과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현재 주어진 정보와 상황 속에서 판단하고 연결하는 능력은, 모두가 계발할 수 있다는 좋은 소식이 있다. 이는 수렴적 사고(convergent thinking)와 확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를 둘 다 요구한다. 이런 심형모델(mental model, schema)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독서가 제일 좋은 도구다.
 
그저 스마트폰 화면을 쓱쓱 내리면서 좋은 정보 얻었군- 하고 만족하는 것은 우리 뇌가 주는 착각이다. 익숙함이 주는 착각을 전문용어로 인지 허상(cognitive illusion)이라고 부르는데, 잠깐 읽은 것을 내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을 말한다.
 
심형모델이 확장하고 뿌리를 내리려면 고통스러운 기억 과정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장기적인 기억으로 저장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기사를 읽으면 몇 분 만에 그 정보가 끝이 나서 단기 기억으로만 끝난다. 그런데 인간이 한 번에 저장할 수 있는 단기기억은, 최근 연구에 따르면, 최대 4개의 집단(chunks)이라고 한다. (과거연구의 7~9개 집단보다 더 적어진 수치다!) 이 단기기억을 장기로 저장하지 않으면 기억은 그냥 사라진다.
 
독서는 장기기억으로 남게 하는 아주 좋은 도구다. 300페이지 가까이 되는 관련 정보를 읽으면서 해당 정보에 대한 상황이 웹처럼 촘촘히 얽혀지면서 장기기억에 남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를 하는 훈련을 도와준다.
 
 
남들이 좀처럼 찾지 못하는 귀한 자료와 기사를 찾아낼 수 있다고 자만했던 내 자신을 돌아본다. 맥락적 비판사고를 하지 못하면 제자리걸음을 하게 될 것이다.
 
#독서의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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