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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준비/3.건강.생존

기(氣) 7-9

by 리치캣 2021.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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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氣) 7-9

7. 인체의 기(氣)적 구조 
  서양 의학에서는 진찰을 할 때 맥박을 재고 피를 뽑아 보고 소변 색깔을 살피는 등 물질적인 검사를 주로 한다. 치료를 하는 데도 주사를 찔러 피속에 약물을 투입하거나, 상처를 째고 도려내고 꿰매는 등 물질적 방법을 사용한다.
  반면에 동양의학은 그 방법이 사뭇 다르다. 보이지 않는 기맥을 살피고 침을  놓아 기의 흐름을 틔어 주는 등 물질이 아닌 기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것도 동서양의 음과 양의 대조를 이루고 있는 단면이다. 어느 쪽이 더 낫다고는 할 수 없으나 동양의학이 보다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대상을 선택했다고는 할 수 있다.
  그런 뜻에서 기의 흐름을 주로 하여 인체의 구조를 살펴보도록 하자.
  우리 몸의 중심은 배꼽이다. 배꼽은 인체의 꼭지다 사과나 배의 꼭지와 같이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이 배꼽에 탯줄이 연결되어 어머니로부터 피와 영양 그리고 생명의 기를 받으며 자랐다. 그래서 처음 사람 몸이 생길 때는 배꼽서부터 생기고 자라난다고 한다. 배꼽 바로 아래 세 치쯤에 단전(丹田)이라는 기혈이 있는데, 이 단전은 인체의 모든 기가 여기에 모이므로 기의 바다 즉 기해(氣海)라 한다. 또 이 기해 단전은 기가 전신을 도는 순환 운동의 중앙 본부 역할도 한다.  배꼽이 있는 허리를 분리선으로 하여 윗몸을 건(乾)이라 하고, 아랫도리를 곤(坤)이라 한다. 머리 꼭지 정수리에 있는 기혈을 백회혈(百會穴)이라  하는데 이를 천(天)이라 하여 건(乾)의 중심부인 셈이다. 천(天)에 대하여 하단전을 지(地)로 부르는데 이것은 선도(仙道)에서 하는 분류이다. 그러나 나는 용천혈을 지(地)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보았을 때 하단전은 인(人)으로 쳐야 할 것이다.
  어린아이들이 맨발로 뛰어다니며 노는 것을 요즘은 구경하기가 어렵게  됐지만 지기를 받는다는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아이들 건강에 매우 좋은 것이다.
  아스팔트가 깔리고 시멘트로 포장을 해 버려 지기가 막혀 버린 환경에 살며  더더욱이 고층 아파트 같은 데서 자가용으로 학교를 통학하고 걷는 일이 적은 도시의 아이들이 겉으로는 건강하게 보이지만 잔병이 심할 뿐 아니라 심하게는 소아마비, 뇌성마비 등 난치병 불치병에 걸리기 쉬운 것도 다 이 때문이다.[그림 14]

8. 기(氣)의 교통망 
  우리 몸 속에서 기가 흘러가는 통로를 경락(經絡)이라 한다. 종(縱)으로 나 있는 길을 경(經), 횡(橫)으로 난 것을 락(絡)이라 한다. 이 경락은 마치 수세미 얼개같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세포 하나 하나에도 기는 통해 있는 것이니 마치 고성능 컴퓨터의 전자회로와 같은 것이다. 쉽게 이해하려면 세포마다 전선줄이 전자회로와 같은 것이다. 쉽게 이해하려면 세포마다 전선줄이  연결되었다고 보고 이 배선망과 같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러나 중요한 간선(幹線)은 많지 않다. 주된 경락을 간추려서 흔히 12경락과 기경팔맥(奇經八脈)을 임맥(任脈) 독맥(督脈) 충맥(衝脈)이라 한다.[그림 15]  기가 단전에서 출발하여 독맥(督脈)을 통해 백회로 갔다가 임맥(任脈)을 타고 다시 하단전으로 돌아오는 한 바퀴 돌기를 소주천(小周天)이라 한다. 또 단전과 백회가 바로 뚫리듯 충맥을 타고 기가 통하고 전신 호흡을 하게 되는 경지를 대주천(大周天)이라 한다. 단전호흡이나 선도에서는 주로 이 소주천 행공을 연마(鍊磨)하는데, 여기에도 생각해 볼 점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소주천이란 오랜 수련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꽤 어려운 행공인 줄 알고 있는데 그것이 잘못이다. 인간은 소우주이다. 대우주보다 크기가 작아서 소우주일 뿐 그 기능이나 정밀도 등 설계면에서는 대우주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로 완벽하게 설계된 것이 우리 인체이다. 어느 누구든지 그리고 언제나 항상 몸 속에서 소주천은 일어나고 있다. 말하자면 기의 주천(周天)이란 처음부터 있던 자동 회로지 없던 것을 새로 형성하고 돌리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것이 되지 않으면 생명 자체가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어찌 모르는지?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고 있다가 수련으로 소주천을 일으켜 보니 기가 돌고 또 그 빛이나 열기(熱氣)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럼 어째서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다가 수련 행공으로 연마하면 느끼게 되는 것일까? 그것은 기에 대한 감각(感覺)이 발달하여 예민해졌기 때문에, 그리고 수련으로 기가 강해져서 느낄 수 있게 된 것일 뿐이다.

9. 84,000기공(氣孔)과 365기혈(氣穴) 
  길이 있으면 정거장이 있고 또 터미널이 있어야 한다. 기가 흐르는 경락에도  곳곳에 정거장이 있으니 이것을 혈(穴)이라고 부른다. 지압이나 침술에서 침을 꽂을 때 찾는 자리가 바로 이 기의 정거장 격인 혈자리이다. 우리 몸에는 이런 기혈이 365개가 있다. 설계도 기가 막히게 되어 있다고 하겠다. 원의 각도가 360도이며 1년이 365일인 것하며, 하나의  완성된 원을 이루는 숫자로서 그 복잡한 기의 도로망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소통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흔히 우리가 급소라고 부르는 곳은 매우 중요한 혈을 가리키는 말이다.
  다음에는 기의 터미널이자 대우주와의 소통창구(疏通窓口)라 할 수 있는 기공(氣孔)이 84,000개나 있다는 것이다.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이 기공은 주로 두 손바닥과 손가락 끝에 많이 모여 있으며, 전신에 퍼져 있다. 발바닥에는 땀은 잘 안 나지만 기공은 그러나 많이 있다.
  이 84,000개의 기공을 통해서 우리는 기를 내보내고 또 받아들이기도 한다. 말하자면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니 이른바 피부호흡이라는 것이다.[그림 16]  우리가 목욕탕에 갔을 때 마음 같아서는 더운물에 푹 좀 담그고 있고 싶은데 갑갑해서 못 견디고 나와 버리는 적이 가끔 있다. 그럴 때 두 손바닥만 물 밖으로 내놓으면 한결 덜 갑갑하다. 그래도 갑갑하면 두 발바닥까지 내놓아 보라. 그러면 뜨겁지도 갑갑하지도 않아 얼마든지 오래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더 강조할 것은 우리 손바닥에 기공이 많이 모여 있는데 이 기공이 모두 전신 오장육부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기혈을 좀 공부한 분이면 손바닥만 보고서도 어디가 아프겠다든지 어느 부위가 약하다든지 쉽게 알아낸다.
  박수를 치거나 두 손바닥을 비비면 마찰 열로 인해 기의 증폭이 일어나고 또 음과 양의 스파크가 일어나서 기순환이 활발해진다. 운동경기 응원을 할 때 손뼉을 치는 것도 그래서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증폭된 기가 전신에 파급되어 조직과 세포에 활력을 주니 자기 건강에 좋고 또 자기편 선수의 사기(士氣)를 진작시키니 일거양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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