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사업 계획서
주방 식탁에서 아이디어만으로 시작해 8년 만에 100여 개의 체인점을 이루고 수백만 파운드의 매출을 기록하는 커피 사업체를 일궈 낸 두 남매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이다.
사하 & 보비 하셰미 지음 / 안기순 옮김
(주)황금가지 / 2005년 4월 / 268쪽 / 13,000원
▣ 저자 사하 & 보비 하셰미
사하 하셰미와 보비 하셰미 남매는 런던에 커피 체인점 ‘커피 리퍼블릭’을 설립했다. 런던에서 변호사로 근무했던 사하와 뉴욕에서 투자 은행가로 일했던 보비는 남들이 선망하는 고소득의 전문직을 버리고 영국 최고의 커피 체인을 설립하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 그로부터 수 년 후 이 아마추어 사업가들이 세운 커피 리퍼블릭은 현재 영국에서 수백만 파운드의 매출을 기록하는 동시에 백 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한 성공한 사업체가 되었다. 커피 리퍼블릭은 영국에 스타벅스가 들어온 이후에도 다른 커피 전문점과는 달리 그 명맥을 유지하며 영국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 역자 안기순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동 대학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시애틀 소재 워싱턴 대학에서 사회사업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옮긴 책으로는 『파워 커플스』『상형문자로의 여행』『베이비 러브』『종이 위의 기적, 쓰면 이루어진다』『뭐라 말할 수 없을 때 전하는 말』『마크 트웨인 자서전』등이 있다.
▣ Short Summary
주방 식탁에서 아이디어만으로 시작해 8년 만에 100여 개의 체인점을 이루고 수백만 파운드의 매출을 기록하는 커피 사업체를 일궈 낸 두 남매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쓴 이 책은, 저자들의 경험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씌어져 사업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사업 계획서 작성, 회사 이름 짓기, 자금 조달 등 사업 초보자가 사업 과정에서 만나게 될 일들을 단계별로 알려 준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사업을 시작한 후 쌓아 온 경험과 노하우를 진솔하게 풀어낸다. 책 속에 어려운 경영 이론은 하나도 없다. 사업을 시작한 많은 이들이 그렇듯 이들 역시 사업체 설립이나 경영과 관련된 전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해 아마추어적인 방식으로 사업의 과정을 헤쳐 나갔기에,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이들이 가질 만한 의문에 대해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진솔한 해답을 제공한다. 또한 저자들은 사업가라면 누구나 따라야 하는 정도(定道)가 있는 것은 아니며, 사업가가 되려면 자신이 이미 가진 도구(능력)를 ‘자신의 꿈’을 추구하는 데 적극적으로 사용하라고 권한다.
▣ 차 례
서문 -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제1장 - 나는 사업가가 될 수 있을까?
사업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제2장 - 내가 찾는 사업 아이디어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있는가? 없다면 찾아라!
제3장 - 직접 시장 조사하는 법
시장 조사가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전환한다
제4장 - 사업 계획서 작성법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전환하는 단계
제5장 - 자금 조성 단계
거절을 두려워하지 마라!
제6장 - 사업 실행 단계
소매를 걷어붙이고 직접 실행에 나서라
제7장 - 좌충우돌 개업일
어떻게 해야 고객이 올까?
제8장 - 사업을 어떻게 성장시킬까?
탄생에서 성숙까지
나의 첫 사업 계획서
사하 & 보비 하셰미 / 안기순 옮김
(주)황금가지 / 2005년 4월 / 268쪽 / 13,000원
<서문>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 왜 지금 당장 꿈을 추구하지 않는가?
당신은 자신이 품고 있는 사업 아이디어가 성공할 거라고 확신할 뿐만 아니라 사장이 되는 꿈을 꾸곤 한다. 그러나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꿈을 실행하는 것을 먼 미래의 불확실한 시점으로 계속 미루기만 하고, 언젠가는 꿈을 이룰 거라고 다짐만 한다.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 보라. 왜 지금 당장 꿈을 현실로 옮기지 않는가? 당신은 이미 안락한 지대에 안주해 있는데, 사업가가 되는 것은 미지의 영역으로 뛰어드는 일이기 때문인가? 현재 속한 곳에서 수행하는 일이 흥미진진하거나 감동적이지 않다고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사실 당신에게는 그곳이 여전히 가장 ‘친숙하며 안전한 해안’이다. 반면에 사업가의 길은 미지의 세계이자 두려움의 대상인 ‘깊고 푸른 바다’이다. 여기 당신이 진정으로 맞닥뜨려야 할 질문이 있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효과를 발휘하리라고 100퍼센트 확신할 수 없더라도 마른 땅을 떠나 ‘사업가 정신’이라는 파도가 출렁이는 미지의 바다를 전심전력으로 항해할 만한 의지와 결단력을 가지고 있는가?”
우리는 우리가 걸어 온 사업의 과정을 통해 사업에 대한 영감과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당신도 우리들처럼 할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하고 싶다. 우리가 택한 길이 힘든 일인 것은 확실하지만 꿈을 따르기로 결정하기만 한다면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꿈을 추구해야 할지 안락한 지대에 머물러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면 이 질문에 대답하고 스스로 결정하라. 왜 지금 당신의 꿈을 현실로 옮기지 않는가?
제1장 - 나는 사업가가 될 수 있을까?
사업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모든 사업가가 따라야 할 정도(正道)가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다른 길을 통해서 사업가의 길에 우연히 접어들게 된다. 그러나 사업가가 되려면 다음 요소가 하나 이상 결합되어야 한다.
ㆍ사라지지 않고 머릿속에 맴도는 멋진 아이디어
ㆍ손님의 입장에서 틈새시장을 발견했을 때
ㆍ자신의 영혼을 조정하는 선장이 되고, 자신이 소유한 배의 진정한 주인이 되고자 하는 열렬한 욕망
(직장 생활은 이제 그만하면 충분하다!)
ㆍ실직 등 난관에 부딪힌 경우
ㆍ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우연찮게 큰 사업기회를 잡은 경우
ㆍ현재 상황에 대한 권태
법칙 - 리처드 브랜슨식의 무모함은 버려라 : 사람들은 사업을 시작하려면 어느 정도 타고난 자질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얘기는 속설일 뿐이므로, 당장 머릿속에서 지워 버려라. ‘리처드 브랜슨(버진 애틀랜틱 항공사, 버진 모바일 등을 소유한 버진 그룹 회장. 브로드웨이로 탱크를 몰고 들어가거나 열기구를 타고 세계 일주를 시도하는 등 독특한 행동과 상식을 뛰어넘는 기발한 경영 전략, 특유의 저돌성 등으로 유명하다) 효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아 보자. 사람들은 사업가가 되려면 천재나 알 수 있는 연금술사의 공식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사업적 성공을 거두고 꿈을 달성하는 데에 브랜슨 같은 개인적인 자질이 필요하지는 않다. 당신이 속한 지역의 번화가를 둘러보라. 대부분의 소매 상점도 한때는 처음 시작한 작은 사업에 지나지 않았다. 그중 대부분은 사업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애당초 ‘사업가’가 되려 했던 사람도 거의 없었을 것이다. 단지 자신의 제품을 잘 알고 좋아했고 이상을 향해 헌신하면서 사업을 구축했던 것이다.
법칙 - 사업가처럼 행동하는 것은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것이다 : 사업가는 발명가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발명가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천재성을 발휘하지만 사업가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사업을 이루어 낸다. 발명가는 자신의 본능과 천재성에 의존하는 토머스 에디슨 같은 사람으로 소수만 이 부류에 속한다. 반면 사업가는 일부의 경우는 본능적인 감각을 타고났을지도 모르지만 보통은 누구나 배우는 과정을 거친다. 사업을 수행하다 보면 누구나 내면에 있는 도구를 사용해서 사업가적으로 행동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그 내면의 도구는 근면한 노동, 헌신, 인내, 결단력 등으로, 모든 사업가가 이러한 도구에 의존하게 된다. 사업가는 늘 내면의 도구를 활성화시켜야 하는데 그 촉매는 다름 아닌 아이디어에 대한 ‘열정’이다.
법칙 - 열정이 사업가적 자질을 활성화시킨다 : 열정은 바로 사업 추진의 연료이다! 사업가로 활동하는 데 필요한 핵심 조건은 사업 계획에 대한 열정이다. '내면의 사업가 정신‘은 열정을 통해서 활성화된다. 그러므로 내면에 자리 잡은 사업가 정신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대상에 가능한 한 가깝게 접근해야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열정은 사업가의 여정에 연료 역할을 할 것이다. 열정이 세계를 돌아가게 한다! 열정은 활성화되지 않은 당신의 자질 모두를 끄집어 낼 것이다!
법칙 -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하지 마라 : 부자가 되고 싶은 바람만이 사업을 시작하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순 없다. 재산을 축적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 사업이기는 하지만 돈이 사업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업을 수행하는 유일한 동기가 돈이라면 그 사업은 거의 실패하고 만다. 아버지가 우리에게 말씀하시곤 하던 격언이 생각난다. “돈을 쫓아가지 마라. 돈이 너희를 쫓아오게 해라.” 정말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리고 헌신해서 그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다면 정말로 돈이 당신을 쫓아올 것이다.
우리의 이야기 - 어떻게 사업에 뛰어들었나?
우리는 타고난 사업가가 아니었으며 특정한 상황 때문에 사업가가 되었다. 우리가 사업가의 길을 걷게 된 경위를 이야기하려 한다. 우리는 사업가 집안 출신이 아니다. 아버지는 회사의 경영 간부였고 어머니는 전업 주부였다. 우리는 네 살 터울의 남매로 ‘보비’가 오빠이다. 우리는 음식 관련된 일이나 커피, 소매업 등과 아무런 관련도 없었다. 또한 천재성을 주체할 수 없어 학교를 중퇴하고 일에서 성공한 부류의 사업가도 아니었다. 우리는 관습적인 교육 단계를 밟았는데 학교에서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배우기보다 그저 뛰어놀기에 바빴다. 우리는 놀라울 정도로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성인이 되고 나서 : 1993년, 보비는 뉴욕에 있는 리먼브러더스 투자사의 인수 합병 담당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보비는 늘 월스트리트에서 근무하는 투자 전문 은행가가 되고 싶었고 그 꿈을 그대로 이루었다. 보비는, 여가 시간을 즐길 수 없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급료로 여러 자릿수의 수표를 받고 나면 밤을 새워 고생했던 일은 잊어버렸고 일시적이나마 엄청난 부자가 되는 꿈을 꾸곤 했다. 보비와 그의 친구들은 종종 뉴욕에 있는 고급스러운 회의실에 둘러앉아 언젠가 자신의 회사를 설립할 꿈을 꾸었다. 그들 모두 경영 대학원에 다닐 때부터 마음속에 간직해 온 아이디어로 부풀어 있었다. 보비와 친구들이 항상 마음속에 두었던 유일한 질문은 ‘일을 추진할 시기’였다. 그러나 대답은 항상 ‘아직은 아니다’였다. 현실에서는 눈앞의 막강한 협상 건이 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보비가 뉴욕에서 일할 당시 사하는 런던에 있는 프레르콜믈리라는 일류 법률 사무소에서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사하는 브리스톨 대학에서 개최된 이 법률 사무소의 설명회에 참석하면서부터 이곳에서 일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정식 변호사로서 인정을 받는 순간부터 모든 상황은 달라진다. 좋은 시절은 종지부를 찍고 지정된 사무실에 영구히 틀어박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재미와 매력은 갑작스레 사라진다. “아니야, 아니야. 이건 아니라니까.” 사하는 스스로에게 수도 없이 이렇게 되뇌었다. 사하는 곧 이것이 자신이 바라던 삶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녀는 자신이 변호사로서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런데 갑자기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1993년 1월 23일 밤 아버지가 예순두 살에 심장마비로 갑자기 돌아가셨다. 유난히 가족애가 두터웠던 우리 가족은 비통에 잠겼다. 아버지의 사망으로 우리 둘의 사고방식은 완전히 바뀌었다. 여태껏 세워 놓았던 모든 계획이 뿌리째 흔들리는 사건이었다. 완전히 다른 방향에서 새로운 렌즈로 세계를 바라보게 되었다.
보비는 투자 은행업에 더 이상 의미를 두지 않았다. 미친 듯이 일에 쫓기는 동안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생각할 시간조차 없었던 보비는 이제 어머니, 누이동생과 더 가깝게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리먼브러더스에서 계속 근무한다면 그런 삶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보비의 사정을 이해한 리먼브러더스는 보비에게 육 개월 간의 유급 휴가를 주고 런던으로 전근도 허용했다. 사하는 변호사의 삶에 만족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994년 말이 되면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사하의 내부에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1993년을 혼돈된 감정과 의문으로 고민하고 다소 갈팡질팡하며 보냈지만 1994년 말에 이르자 상당 부분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 둘은 삶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 둘은 삶과 직업에서 각자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안락 지대를 벗어나서 개인적인 목표와 직업의 목표에 대해서 진정으로 숙고했던 것이 사업가의 길을 걷게 된 첫 단계였지만, 당시에는 이 점을 거의 인식하지 못했다. 사실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게 되리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제2장 - 내가 찾는 사업 아이디어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있는가? 없다면 찾아라!
사업가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면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 가자.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사업의 추진력은 반짝이는 아이디어 자체일 수도 있고 단순히 사업가가 되려는 열망일 수도 있다. 그리고 사업을 두 가지 중 어느 방향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 사업의 핵심인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대해서 우리가 내린 정의는 이렇다. 아이디어는 ‘시장의 틈새를 채우는 요소’이고 그 아이디어를 성공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다고 열정적으로 믿게 될 때 사업은 활성화된다. 아주 단순한 개념이다. 단지 열정이 한껏 타올라서 내면의 사업가 정신을 끄집어 낼 수 있는 무엇인가를 발견하기만 하면 된다!
법칙 - 스스로 사업의 첫 고객이 돼라 : 사업 구상 단계에서 확실하게 해야 할 점이 있다. ‘판매자’가 아닌 ‘고객’의 관점에서 사업 아이디어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과 고객을 분리해서 생각하면 안 된다. 사업을 시작하면 자신을 판매자로 규정하고 고객과 구별지어 선을 긋는 실수를 범하기 쉬우며 종종 그런 충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사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늘 당신 자신이 고객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사업을 수행하라.
법칙 - 사업 아이디어가 당신에게 적합해야 한다 :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첫 번째 심판관은 바로 당신이다. 자신의 의견을 진지하게 고려하라! 특히 사업 초기에는 사업 자체가 곧 연장이므로 사업을 자신의 성격에 맞추어야 한다. 예를 들어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서비스 업종은 시작하지 마라. 사업을 하고 싶은데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떠오를 때까지 계속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 좋아하는 일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창의적인 상상력을 동원하라. 일, 쇼핑, 여행, 독서, 친구와의 수다 등 어떤 일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브레인스토밍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리의 이야기 - 어떻게 아이디어를 갖게 되었는가?
1994년 11월 4일, 사하는 다니던 법률 사무소에 사직서를 내고 여행을 다녀왔다. 돌아와서는 다시 사내 변호사 자리를 물색했지만 별 소득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보비는 휴직 기간이 끝난 뒤에도 리먼브러더스로 복직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자기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가능성을 물색하고 있었다.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사하는 뉴욕에 몇 주 머물렀다. 사하는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서 메디슨 가와 44번가가 만나는 곳에 있는 뉴월드 커피라는 커피 전문점에 들르곤 했다. 사하는 뉴월드 커피의 특선메뉴인 저칼로리 카푸치노와 무지방 당근 머핀을 맛보았다. 이런 메뉴는 당시에 매우 새로운 것이었다. 사하는 뉴욕에서 돌아오자마자 보비에게 뉴욕의 커피 전문점에 완전히 매료되었다고 열변을 토했다. 벌써부터 그곳이 그립다며 런던에도 그런 커피 전문점이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물론 사하는 단지 고객의 입장이었을 뿐이었다. 무의식중에 사업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보비는 런던에서 몇 군데 회의에 참석하러 돌아다니던 어느 날, 런던 어디에도 잠깐 들러서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적잖이 놀랐다. 사하가 예전에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사하의 말이 맞았던 것이다!
보비의 아이디어는 이렇게 탄생했다.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사업 수립의 첫 번째 단계가 거의 무의식적으로 진행되었다. 보비는 사하와 함께 런던에서 미국식 커피 전문 체인점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사하는 보비가 자신을 사업에 끌어들이려 하자 격렬하게 반대했다. 사하는 그토록 힘들게 이룬 변호사라는 직업을 포기하고 커피 전문점 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자 엄청난 불안을 느꼈다. 그러자 보비는 사하에게 보수를 받고 딱 일주일 동안만 사업 아이디어에 대해 조사하고 나서 함께 아이디어를 추진할지 그만둘지 결정하라고 제안했다. 일주일 동안 자신을 기죽게 만드는 취업 면접을 보러 다닐지 프라다 코트를 살 수 있을 정도의 보수를 받을지 저울질한 끝에 사하는 보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다음 날 아침 사하는 켄싱턴 지하철역까지 걸어가서 일일 통행권을 끊고 서클라인(런던 중심부를 도는 지하철 노선)의 스물일곱 정거장마다 내려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하는 각 지하철역 반경 두 블록을 돌아보면서 통근하는 사람들이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을 조사했다. 사하는 자신이 알게 된 사실에 여러모로 흡족했다. 커피의 맛은 끔찍했지만 커피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컸다. 커피를 사려는 줄이 샌드위치 점에도, 패스트푸드 점에도, 매점에도 늘어서 있었다. 그런데 일단 커피가 담긴 컵을 받아 보면 커피는 갈색 곤죽에다가 조잡한 컵에 뚜껑은 제대로 닫히지도 않았다. 상점마다 커피보다는 다른 제품에 주력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하는 그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또한 다른 제품이 아니라 고품질의 커피만을 원하는 대규모 틈새시장이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렇게 해서 사하도 사업적인 눈을 뜨게 되었다. 런던에 없는 뉴욕식 커피를 제공한다면 런던 시민의 커피 체험의 질을 엄청나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었다.
제3장 - 직접 시장 조사하는 법
시장 조사가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전환한다
사업을 시작할 만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단계는 사업의 여정에서 기껏해야 0.01퍼센트 정도의 비중을 차지할 뿐이다. 많은 이들이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하는 꿈을 꾸지만 꿈을 구체적인 현실로 전환시킬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편안하게 상상력을 발휘하는 단계를 벗어나서 현실 세계로 진입하기 위한 ‘아이디어 단계’에 이르면 꿈이 멈춰 버리기 때문이다.
법칙 - 실천하지 않는 아이디어는 가치가 없다 : 커피 리퍼블릭을 시작한 후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같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심지어는 우리보다 더 일찍부터 아이디어를 갖고 있던 경우도 많았다. 그들 역시 미국에 다녀온 적이 있었고 우리를 사로잡은 커피 전문점 체험에 감동했다. 그들 역시 영국에 돌아와서는 비슷한 사업을 시작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중 많은 사람들은 기술과 경험의 측면에서 볼 때 우리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아이디어를 추구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시도하지 않았다.
우리의 이야기 - 어떻게 헌신할 수 있었는가?
저녁식사를 하면서 아이디어에 대해 대화를 나눈 후 우리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 보자.”라든가 “가까운 장래에 조용히 조사해 보고 결과가 어떨지 한번 알아보자.”라는 식으로 결론을 맺지 않았다. 대신 사하는 스스로 커피 시장을 점검해 보았다. ‘런던에 맛있는 커피를 파는 곳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맞는 것일까?’ 사하는 이 의문에 대한 대답을 스스로 찾아보기로 했던 것이다. 전날 저녁 보비와 대화를 나누면서 사업에 대한 열정을 품게 된 사하는 다음 날 아침 집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커피 전문점에 대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첫 번째 구체적인 단계를 밟기 위해서였다. 이 조사의 정확한 목적은 기존 시장의 틈새를 입증하려는 것이었지만 이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은 아니었다. 핵심은 바로 우리가 행동했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한 단계 진척시켜 세상의 빛을 보게 했다. 행동하지 않고 사업의 구체적인 단계를 전혀 밟지 않는다면 사업 아이디어는 결코 세상의 빛을 볼 수 없다. 최선의 충고는 “즉시 행동을 시작하라!”이다.
법칙 - 시장 조사는 직접 하라! : 시장 조사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주의할 점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당신 자신의 귀로 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동기를 부여하고 결단력을 발휘하고 주도면밀하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귀보다 나은 도구는 없다. 연구원을 고용한다 해도 당신만큼 도전 의욕을 갖거나 정보를 흡수하지는 못할 것이다. 일류 연구 기관을 통한다면 각종 정보와 숫자로 가득 찬 겉이 번지르르한 보고서를 볼 수도 있겠지만, 시장 조사는 반드시 직접 해야 한다. 그래야 정보와 숫자의 이면에 숨어 있는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어떻게 조사해야 하는가?
앞으로 하고자 하는 사업에 대해서 무엇이든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특정한 주제에 조사를 집중해 조직적으로 시장 조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효과를 보았다.
탁상조사 : 탁상조사는 많은 점에서 사업 여정의 훌륭한 출발점이다. 필요한 통계 자료와 확실한 사실을 수집할 수 있다. 탁상 조사의 목표는 단순하다. 사업과 관련하여 여태껏 출판된 모든 자료를 훑어보는 것이다. 부담스러운 과제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과제를 수행하는 것보다는 훨씬 재미있으며 갈수록 정보에 무척 목마르게 될 것이다. 당신 사업과 관련된 무역 협회가 있다면 반드시 접촉해야 한다. 이러한 협회는 대부분 자체 내에 도서관이 있고 사업에 도움이 될 만한 출판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보통 무상으로 그런 자료들을 이용할 수 있다.
공공 도서관에 가면 무역 잡지를 볼 수 있지만 여의치 않다면 관련 분야의 잡지를 찾아서 정기 구독하는 것이 좋다. 또 잡지의 광고란을 훑어보면 필요한 공급 업자 명단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시작하고자 하는 사업과 관련이 있는 기사를 신문이나 잡지 등에서 오려 내 스크랩하라. 당신의 사업 분야에 속한 구체적인 기사일 수도 있고, 경제 상황이나 사업 주제 등에 대한 일반 기사일 수도 있다. 우리가 시장 조사를 할 당시에는 인터넷 활용도가 낮았지만 요즈음은 인터넷이 귀중한 정보 출처이다. 특히 도서관에서 조사하여 사업의 실마리를 잡은 후에는 더욱 그렇다.
발로 뛰어라! : 이는 가장 효과적인 조사 방법이다. 전화하고 사람을 만나고 경쟁 업체를 찾아가고 기타 소매 업체를 관찰하라. 짤막한 전화 한 통화, 간단한 잡담 몇 마디, 짧은 만남만으로도 상당히 많은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랄 것이다. 그렇다면 조사는 어디부터 시작할 것인가? 상호별 전화번호부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공급 업체와 상점 설비 업체 각각 열 곳에 전화하라. 소매업을 시작할 생각이라면 경쟁 업체 열 곳을 추가하라. 그러고는 경쟁 업체를 방문하라. 당신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사업체를 방문해서 배울 점을 관찰해야 한다. 당신이 가진 아이디어를 실행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장소에 가 보라. 실제로 거리에 서 있으면 사업체의 형체가 보다 분명하게 떠오를 것이다.
사업체 이름을 무엇으로 할까?
사업가라면 누구나 불가피하게 직면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 사업체 이름을 무엇으로 할까? 브랜드가 가장 중요한 소매업에서는 이름을 정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상호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고객과 대화를 하거나 평판을 구축하기 전인 초기 단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매력이 있어야 하고 사업의 ‘특성’을 담고 있어야 한다.
상호가 갖추어야 할 조건 : ①이름만 들어도 판매하는 제품의 종류를 고객이 즉시 알 수 있어야 한다. ②고객에게 완벽한 제품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집약되어 있어야 한다. ③사업의 모든 요소가 상호와 일관성을 이룬다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 ④새롭고 흥미로운 컨셉이라는 것을 전달해야 한다. ⑤고객의 눈에 띄어야 하고 경쟁업체와 구별되어야 한다. ⑥매혹적이고 외우기 쉬워서 사람들의 주의를 끌어야 한다. ⑦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름이어야 한다. ⑧멋있고 유행에 맞는 이름이어야 하지만, 지나치게 지적인 느낌을 주지 않아야 한다.
제4장 - 사업 계획서 작성법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전환하는 단계
조사를 마치고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이 더욱 굳어지면 “어떻게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하고 자문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제 차분히 앉아서 사업 계획서를 작성할 시점에 도달했다. 정보를 수집하고 아이디어에 몰두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체계적으로 사업을 계획하는 과정에 접어든 것이다. 훌륭하긴 하지만 아직은 추상적인 아이디어가 이 과정에 이르면 살아 숨쉬고 움직이는 사업으로 전환된다. 지금까지는 열정으로 일을 추진할 수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조직력을 갖추어야 한다.
법칙 - 사업 계획서는 성공을 위한 수단이다 : 사업 계획서 없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청사진 없이 집을 짓는 것과 같다. 예외가 있다면 빌 게이츠와 폴 알렌의 경우 정도일 것이다. 그들은 첫 번째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을 출시할 때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세 개 소기업 중 두 곳이 사업 계획서 없이 사업을 시작하고 그중 3분의 2 가량이 창업 오 년 이내에 사업에 실패한다. 이는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법칙 - 머릿속에서 마구 쏟아져 나온 생각을 체계화한 것이 바로 사업 계획서다 : 이제부터는 마음속에 흩어져 있는 두서없는 생각과 관찰한 사실, 세부 요소들을 체계화할 차례다. 계획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 알아야 할 점을 모두 파악했다 하더라도 그 지식은 아직 형태를 거의 갖추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파악한 모든 요소를 실전에 활용하기 전에 체계화해야 한다. 간단히 말해 사업 계획서는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정리’는 단순한 정보를 사용할 수 있는 정보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사업 계획서를 작성할 때는 여태껏 입수한 정보와 두서없는 아이디어를 모두 기록해야 한다. 모든 사항을 기록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더욱 분명해지고 사업이 진정한 형태를 취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그동안 잊고 있었거나 간과했던 사항을 모두 끄집어낼 수 있다.
사업 계획서에는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는가?
첫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는 데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살펴보자. 기본적으로 사업 계획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자세하게 언급되어야 한다 - ①사업 수행에 대한 계획(멋진 아이디어의 실행 방법) ②시장, 고객의 요구 등과 관련해서 사업 성공을 확신하는 이유(시장 조사를 바탕으로 자신의 확신을 사업 계획서에 표현해서 다른 사람에게 확신을 끌어내야 한다) ③사업 계획서를 실행하고 컨셉을 현실화하는 데 당신이 적임자라는 근거를 제시한다.(당신의 이력을 제시하고 경험이 부족하다면 그것을 보충할 방안을 제시한다) ④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가?(제품의 가격과 양이 모든 비용을 상쇄하기에 충분한가?) ⑤사업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얼마인가?(사업 운영에 필요한 초기 비용과 영업 자본)
“완벽을 꾀하려다가 꼼짝달싹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이것이 사업 계획서에 대한 우리의 마지막 조언이다. 서류상으로 완벽한 사업이 현실 세계에서 반드시 성공한다는 법은 없다. 훌륭한 사업 계획서가 사업을 훌륭하게 수행하기 위한 필수 요소도 아니다. 또한 최선을 다해서 사업 계획서를 작성해야 하지만 실제 에너지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실제로 사업을 수행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
제5장 - 자금 조성 단계
거절을 두려워 하지 마라!
법칙 - 첫 번째 중대한 판매는 ‘자금 조성’이다 : 이제는 새롭게 획득한 자신의 확신을 활용할 차례다. 다른 사람을 설득해서 사업 전망을 알리고 사업 수행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받아야 할 때이다. 처음으로 아이디어를 판매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쉽지 않을 것이다. 성공적으로 자금을 조성하고 싶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논리정연해야 하고 설득력이 있어야 하며 상당한 끈기가 필요하다. ‘자금 조성 단계’는 진정으로 헌신이 필요한 시기이다.
거절당하고 낙심할 것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하라
자금 조성 방법에는 대출(이자를 지불하면서 자금을 빌리는 말 그대로의 은행 대출)이나 지분 분배(투자를 유치하면서 일정 부분의 사업 지분을 주는 것)가 있다. 이 두 가지 형태의 자금은 각각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다. 보비는 신참 사업가에게는 지분 분배가 대출보다 더 불리하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 우리는 중심가에 위치한 은행으로부터 ‘일반적인’ 대출을 받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는 임의로 접촉했던 지점마다 대출을 거부당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른 지점을 접촉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스물 두 개 지점으로부터 받은 대출 거부 서류 한 무더기였다. 참으로 사기 꺾이는 일이었다. 대출 담당자들은 한결같이 우리의 아이디어가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아이디어가 거절당하는 것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훌륭한 일이라고 믿을 만한 반증이 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당신이 미지의 영역에서 선구자라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마라.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다른 사람도 모두 했을 것이다. 사업을 훌륭하게 일구어 내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다가 냇웨스트 은행의 서로 다른 지점에서만 세 번을 거절당하고 나서, 그 은행 첸서리 레인 지점의 대출 담당자인 린도프 씨에게 편지를 썼다. 딱히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린도프 씨는 우리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 했다. 우리는 린도프 씨를 만나 사업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린도프 씨의 태도는 너무나 초연하고 냉담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다만 린도프 씨는 우리가 하려는 사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고 얘기하지 않은 최초의 사람이었다. 그것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임을 알려주는 표시였을지도 모른다. 마침내 1995년 3월 27일 린도프 씨는 대출을 승인한다는 답변서를 우리에게 보내 왔다. 린도프 씨의 승인을 받음으로써 우리는 최초이면서 가장 결정적인 판매를 달성했다.
커피 리퍼블릭은 설계 도면을 떠나서 실제 세상에 발을 내디딜 준비를 갖추게 된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커피 리퍼블릭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었다. 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우리는 열성, 헌신, 에너지 등을 쏟아붓는 사업가의 길을 걸으면서 이 시점에 도달하기까지 배웠던 모든 기술을 충분히 활용했다. 사업 세계에서는 손익 계산서, 회계 장부 등도 중요하지만 아이디어에 생명을 불어넣고 성공을 확신할 수 있게 해주는 요소는 바로 사업가 자신의 인격이다.
제6장 - 사업 실행 단계
소매를 걷어붙이고 직접 실행에 나서라
당신은 아직 사업가가 아니다. 이제 당신 앞에 사업가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도전이 놓여 있다. 당신이 수립한 훌륭한 전략을 구체적인 결정과 해동으로 풀어내야 한다. 그래야 실질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설계 도면을 벽돌과 모르타르로 바꾸는 과정이라고나 할까. 이것이 바로 사업 실행 단계이다.
법칙 - 아이디어의 성공 여부는 사업 실행의 질에 달려 있다 : 우리에게는 이 법칙이 첫 번째 커피 전문점의 개업을 의미했다. 놀랍게도 많은 이들이 이 단계에 도달하면 힘든 일은 모두 끝났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사업을 수행한다. 그러나 사업 실행은 전략 수립(훌륭한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고 자금 문제를 해결하는 등)만큼이나 중요하다. 당신이 생각해 낸 전략이라면 누구나 복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사업가는 누구나 예외 없이 자신의 컨셉을 많은 사람과 나누게 되고 그것은 쉽게 경쟁자의 수중에 들어간다. 그 결과 대체로 경쟁자들이 동일한 전략을 따른다고 가정할 때 사업의 성공 여부는 대부분 사업 수행의 질에 의해 결정된다. 사업 수행의 질만은 누구도 복제할 수 없다!
법칙 - 사업을 시작한 이상 남의 말에 흔들리지 마라. 결정을 내리는 것은 당신이다 : 당신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말하는 사람들 사이를 뚫고 나가려면 헌신과 결단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하라. 사업을 지원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모든 사람들, 즉 공급업자, 소매 중개인, 종업원, 디자이너, 건축가 등이 사업에 개입되는 단계에 이르면 상황은 오히려 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기존 시장 내부의 온갖 세력은 당신의 계획에 대해 상당한 회의를 보일 것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당신 아이디어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할 것이므로 이러한 반응에 어느 정도 둔감해질 필요가 있다. 풍랑이 이는 미지의 바다를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바로 당신 자신이다. 사업을 시작한 이상 당신은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 일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결단을 내리고 사업의 초점을 지키는 일은 누구의 몫도 아닌 바로 당신의 몫이다. 손쉽게 다른 사람을 고용해서 대신 발로 뛰는 일을 시킨다면 그들은 앞에 놓인 장애물을 통과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장애물을 뛰어넘으려면 강한 사업적 집념과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결단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법칙 -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자원과 당신에게 필요한 자원 사이의 틈을 채워라 : 당신의 아이디어가 새롭고 색다르다고 하자. 그러나 현존하는 공급 업체에서는 지금까지 있어 온 자원만을 공급한다. 그러므로 당신은 기존 시장에 존재하는 자원과 실제로 필요한 자원 사이의 틈을 채울 재주를 갖추어야 한다. 여기에 ‘창의성’이 개입되어야 하며 이것이 바로 사업가의 주요한 특징이다. 틀에서 벗어나는 사고, 끈기, 설득력 등은 선구적인 사업가가 갖추어야 할 능력이다. 우리의 경우 커피 원두, 커피 기계, 기타 재료를 공급하는 공급업체가 막강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었지만 사업에 차별성을 제공할 만한 독특한 품질을 공급받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미국의 통신 판매 카탈로그를 보면서 커피 제조에 필요한 모든 도구를 항공 택배로 주문해야 했다. 정말 비실용적인 일이었다. 우리가 찾는 물품은 하나같이 시장에서 찾을 수 없거나 있어도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품질이 떨어졌다. 그래서 항상 독창적인 해결책을 생각해 내야 했다.
법칙 - 모든 괴로움은 사소한 일에서 발생한다 : 사업가에게 “이건 그저 사소한 일이야.”란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라. 사소한 일이란 없다. 중요하지 않은 일이란 없으며 간과해도 괜찮거나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서 남겨 둬도 되는 사소한 일도 없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사업가를 ‘커다란 그림’을 그리는 인물로 생각한다. 아마도 맞는 말일 것이다. 사업가는 모두 커다란 그림을 본다. 이것이 사업가가 되는 과정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공적인 사업가는 역시 ‘작은 그림’을 그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들은 “모든 것은 사소한 일에 달려 있다.”라는 말이 내포하는 가치를 믿는다. 월마트 회장 샘 월턴의 사례를 살펴보자. 그는 처음에 130개의 매장을 직접 선택했고 매장이 500개로 늘어날 때까지 모든 부동산 거래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다.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그래머들이 기록한 코드를 지금도 검토한다고 한다. 수억 달러의 자산을 갖춘 인물이든 사업이 태동 단계에 있는 신참 사업가든 사업의 성공은 온갖 사소한 일에 달려 있다.
제7장. 좌충우돌 개업일
법칙 - 고객이 몰려들 것이라고 기대하지 마라. 성공은 결코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 고객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훌륭한 것이라 하더라도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커피 리퍼블릭은 즉각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적당한 시기에 일었던 커피 열풍에 편승하는 행운이 따르기도 했지만 설사 그럴 때라도 저절로 주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무엇이든 얻기 위해서는 열심히 일해야 한다. 또 은행가, 공급업자, 중개인 등 사업상 만난 이들과 마찬가지로 고객 역시 처음에는 당신의 비전에 공감하지 않을 것임을 각오해야 한다.
법칙 - 사업의 초점을 고집하라 : 사업가의 길을 얼마나 걸어왔든지 간에 사업가는 물의 흐름을 거슬러 계속 헤엄쳐야 할 뿐만 아니라 끝까지 버텨 내야 한다. 우리의 경우 개점하기까지 온갖 힘든 과정을 거쳤지만 초기 판매는 매우 저조했다. 이 시점에 이르면 주위에서 온갖 압력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항상 재앙만을 머릿속에 떠올리는 비관주의자들이 “내가 그럴거라고 했잖아.”라고 말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우리는 끝까지 버텨 냈으며 초점을 변화시키라는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았다. 계속 색다른 커피 체험에 초점을 맞추었고 우리가 제공하고 있는 부가가치를 믿었다. 그 결과 마침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처음부터 자신의 아이디어가 훌륭하다는 사실을 믿었고 조사 결과가 그러한 사실을 입증한다면 곤경에 빠졌다고 해서 포기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쉽게 살아가는 길을 기대한다면 사업가가 될 생각은 하지 마라.
제8장 - 사업을 어떻게 성장시킬까?
탄생에서 성숙까지
사업이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이 단계에 이르면 기술적인 의미에서 사업가가 해야 할 일은 모두 한 셈이다. 사업 계획서에 수립해 놓은 목표를 완수했고 자신의 꿈을 100퍼센트 달성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발을 올려놓고 느긋하게 휴식을 취할 때인가? 샴페인을 터뜨리고 편안하게 앉아서 사업이 저절로 돌아가도록 놔두어도 되는가?
법칙 - 평지는 없다, 올라가거나 내려가야 한다 : 현실은 언제나 냉혹하다. 어떤 시기든 당신의 사업은 두 방향 중 한 방향을 향하게 되어 있다.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것이다. 사업에서 평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통계 자료를 보더라도 사업이 계속 침체되어 있거나 소규모로 명맥만 유지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또한 그저 안정성만 유지하기를 바랄 수도 없다. 사업은 발전하거나 죽는다. 사업은 사람처럼 살아있기 때문이다.
성장을 위한 준비
①당신은 준비되었는가? - 사업을 성장시키고 싶다면 늘 냉엄한 현실에 대한 교훈을 직시하라. 성장은 새로운 인물을 팀에 충원하고 새로운 구조와 계획을 회사에 적용하게 되는 것이다. 엄청난 헌신과 투자를 각오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사업 세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을 때 가지고 있던 어린아이의 요소를 버려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친숙하고 작은 형태를 떠나서 사업 그 자체를 향해 새로운 발자국을 내딛으려 한다. 사업가는 종종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②사업은 준비되었는가? - 사업이 더욱 성장할 경우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대한 계획을 세웠는가? 새로운 사람을 고용하고 관리할 준비를 갖추었는가? 관리 체계는 적절한가? 이제 막 사업을 시작했다면 이러한 문제는 먼 미래의 일로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마음속으로 심사숙고하는 것은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③시장은 준비되었는가? - 시장은 당신의 사업 성장을 수용할 만큼 큰가? 사업이 자리를 잡자마자 직면하게 되는 중요한 질문이다. 수요는 충분한가? 고객이 얼마나 있는가? 미래 계획은 무엇인가? 시장의 미래는 밝은가? 시장의 동향은 당신에게 유리한가? 이러한 모든 요소는 본질적으로 외부 요인이기 때문에 대체로 사업가의 통제권 밖에 있다. 그럼에도 위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매일 검토해야 한다. 그래야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언제 취해야 할지 파악할 수 있다.
④회사는 재정적으로 준비되었는가? - 자본은 성장의 주요 구성 요소이다. 당신의 조직이 성장할 준비를 갖추었고 시장에서 기회가 주어졌다면 무엇보다도 눈 앞의 성장 잠재력에 투자할 자본을 조성해야 한다. 성장하기에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가? 아니라면 성장을 위한 자금을 조성해야 하는가? 회계 체계는 탄탄한가? 필요한 현금의 양과 시기를 파악하고 있는가? 사업 실적이 외부의 투자가를 끌어들이기에 충분한가? 시장, 사업, 자본의 측면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전망에 비추어서 성장을 준비해야 한다. 준비가 갖추어지기 전에 성장하는 것은 치명적인 실수이다. 실제로 그러한 미숙한 성장으로 사업이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섯 살로 태어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루 아침에 사업을 제국으로 만들 수는 없다. 사업의 성장도 사람의 성장과 마찬가지로 단계를 거쳐야 한다. 청소년기의 혼란스러운 변화를 겪지 않고서는 어른이 될 수 없으며 아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아이가 될 수 없다. 사업을 성장시키려면 사업 초기 때와 똑같이 인내, 끈기, 헌신을 갖추어야 한다. 한꺼번에 성장할 수 있는 처방은 없다. 사업은 졸업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다. 사업은 장기전이다. 성장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거나 사업을 거대하게 벌일 열망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쯤에서 멈춰라. 한편 사업을 소규모로 유지하는 데는 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미리 경고한다. 사업 성공에 한계선을 그어 놓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 한계선 어딘가에 버릇없는 아이들이 들어와 당신을 앞지를 것이다. 당신도 그렇게 시작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사업의 동향에 늘 귀를 기울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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