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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링 : First Mover. 퍼스트무버의 시대. 원격근무시대. 아이디어 회의 방법론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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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조직의 과반수가 물류조직이다. 전투조직...즉 창끝은 그 일부이다.
한국군이 고민해야 할 분야. 장기전, 지속전을 위해선 물류전이 준비되어야 한다.
전차부대가 아무리 강해도 연료가 떨어지고 포탄이 떨어지면 무용지물이다. 전투기가 있어도 연료, 미사일, 정비부품, 정비사가 없으면 출격을 못한다. 장병이 아무리 많아도 매일 먹이고 필요한 장소까지 옮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전쟁은 군대가 싸우지만 전쟁을 가능하게 하는 건 보급이다. 아무리 강한 전투력을 가진 나라라도 보급체계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만 싸울 수 있다. 사실 전투력은 보급력이다. 음식과 연료와 탄약만이 아니라 정비, 수송, 의료, 인원보충을 계속 연결해 전투력을 보충하며 싸우는 시스템이 보급이다.
미군은 전투병과 지원병의 비율을 이빨 대 꼬리(tooth-to-tail ratio, T3R)라고 부르는데, 미 육군 전사연구소가 집계한 바로는 실제로 전투를 담당하는 인원의 비율이 1차대전 때 28%였고 2차대전 때 19%, 한국전과 비엣남전 때는 7%대까지 떨어졌다. 걸프전 때 17%, 2005년 이라크에서 11%였다. 나머지 80~90%는 그들을 먹이고 옮기고 고치고 치료하고 통신을 연결하는 사람들이다. 여기에 군복을 입지 않은 인원까지 넣으면 비율은 더 벌어진다. 현역 130만 명 뒤에는 예비군 80만 명과 국방부 민간 직원 70~80만 명이 있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는 급식, 세탁, 정비, 경비를 맡은 계약업체 인력이 한때 주둔 병력과 맞먹거나 넘어섰다. 2010년 무렵 아프가니스탄에는 미군 10만 명에 계약업체 인원 10만 명이 있었다. 전쟁터에 있는 미군 측 인력 50%는 군인이 아니었고, 군인 열 중 아홉은 전투병이 아니었다. 군대라는 조직 자체가 이미 보급조직이고, 전투병은 사실 그 조직이 전선까지 밀어 올린 끝부분, 빙산의 일각이다.
그리고 보급의 난이도는 거리에 비례한다. 기계화사단을 100km 앞으로 움직이려면 탱크와 장갑차만 100km 전진하면 되는 게 아니다. 수천 대의 유조차, 탄약차, 정비차, 구난차, 트레일러와 야전병원이 따라 움직여야 한다. 그 뒤에서 철도와 항구, 비행장, 창고를 유기적으로 관리해야 하고, 그 뒤에서는 공장과 정유소가 돌아가야 한다. 전선은 이 사슬의 맨 끝에 있을 뿐이다.
이건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나폴레옹은 러시아에서 전투가 아니라 굶주림과 추위에 군대를 잃었다. 롬멜은 북아프리카에서 전술적으로는 계속 이겼지만 트리폴리에서 전선까지 2,000km에 가까운 보급선을 끌고 다녔고, 몰타에서 출격한 영국군이 지중해의 수송선을 가라앉히자 연료가 떨어져 멈췄다. 독일군은 1941년 소련에서 기갑부대가 보급부대보다 너무 앞서 나가서 멈췄고, 러시아 철도 궤간이 달라 국경에서 화물을 갈아 싣느라 물자가 밀렸다. 태평양에서는 미군 잠수함이 일본 상선단을 소멸시켜 일본 본토를 말려 죽였고, 반대로 미 해군은 바다 위에서 급유하고 급양하는 보급함대를 만들어 함대가 항구로 돌아가지 않고 싸울 수 있게 했다. 위대한 장군들의 공적은 대부분 보급이 허락한 만큼 진행됐고 보급이 끊기는 지점에서 끝났다.
그리고 보급의 갑중 갑은 미국이다. 미국은 본토에서 전쟁을 하지 않는다. 항상 다른 대륙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애초에 그 대륙에 미군기지가 있다.
1. 가장 유명하고 교과서적인 경우가 1991년 걸프전이다. 미국은 수개월 만에 55만 명을 중동으로 옮겼고, 38일간 공습을 한 뒤 지상전을 100시간 만에 끝냈다. 보급 책임자는 윌리엄 거스 파고니스 중장이었다. 그가 남긴 회고록 제목이 [산을 옮기다(Moving Mountains)] 인데 과장이 아니다. 700만 톤의 물자를 수송했고 13억 갤런의 연료를 공급했고, 수송기가 12,500대 운용됐고 대형 선박 576척이 동원됐다. 이 보급이 있었기에 슈워츠코프가 이라크군 서쪽을 크게 돌아 들어가는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공습이 이라크군의 정찰을 막아주는 2~3주 사이에 두 개 군단, 수십만 명의 병력과 수만 대의 차량이 사막을 가로질러 수백 km 서쪽으로 이동했다. 이라크군은 미군이 정면에 있는 줄 알았는데 옆구리에 나타났다. 걸프전이 다른 전쟁과 달랐던 점은 보급에 통합 책임자가 한 명 있었다는 것이다. 보통 군수보급은 여러 기관에 나눠져 있고 서로 책임을 미룬다. 미군은 지금도 보급을 배우기 위해 걸프전을 연구한다. 파고니스는 전역 후 물류회사 대표를 역임했다.
2.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도 물자 공급은 이뤄졌지만 걸프전 같은 여유는 없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은 내륙국이라 바다로 물자를 실어다 놓을 항구가 없다. 파키스탄 카라치 항에서 카이버 고개를 넘는 육로에 의존했는데, 2011년 말 미군 공습으로 파키스탄군이 죽는 사고가 나자 파키스탄이 이 길을 반년 넘게 닫았다. 미군은 중앙아시아를 도는 북부 물류망으로 물자를 돌렸고 비용이 몇 배로 뛰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보급은 힘들어졌고 철수는 그 반대 방향의 악몽이었다. 2013년부터 14년까지 1st Theater Sustainment Command 사령관 커트 스타인 소장 아래 군인, 민간인, 계약업체 인력이 동원돼 십 년 넘게 쌓인 물자를 걷어냈다. 회수 임무를 맡은 여단 하나가 220개 기지의 폐쇄와 이양을 처리했다. 실어 갈 가치가 없는 장비는 현지에서 파쇄하거나 아프간군에 넘겼다. 2021년 최종 철수 때는 바그람 기지를 아프간군에 넘긴 지 두 달 만에 탈레반이 접수했고, 미국이 아프간군에 준 장비 수십억 달러어치가 그대로 탈레반 손에 들어갔다. 보급은 들어가는 것만큼 나오는 것도 어렵다.
3.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지난 40년간 벌어진 전쟁 중 가장 거대한 사례가 될 것이다. 병력도 워낙 많이 투입됐고, 두 나라가 국가 전체의 철도망, 도로망, 정유시설, 탄약공장, 정비공장과 민간 물류체계를 전시경제로 전환해 4년째 싸우고 있다. 미국의 전쟁과 달리 자기 본토에서 싸운다. 별 진전 없는 총력 소모전이라 들어가는 물자가 어마어마하다. 러시아는 보급 내역을 공개하지 않지만, 미국이 2023년 가을까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155mm 포탄만 200만 발이다. 북한에서 러시아로 가는 해상수송만 분석해도 2023년 이후 컨테이너 15,800개 이상이 움직였고, 여기 실린 포탄과 로켓이 420만에서 580만 발로 추정된다. 2026년 한국 국방부 추산으로는 1500만 발 이상이 갔다. 관찰 가능한 부분만 이렇다. 이 전쟁에서 드러난 건 보급의 병목이 전선이 아니라 공장에 있다는 사실이다. 러시아가 연간 수백만 발을 찍어내는 동안 미국은 전쟁 전 월 1만 4천 발이던 155mm 생산량을 몇 배로 늘리는 데 몇 년이 걸렸고, 유럽은 더 느렸다. 전선에서 하루에 쏘는 양이 후방에서 한 달에 만드는 양을 넘으면 그 군대는 이미 지고 있는 것이다.
4. 아직 진행중인 미국의 이란전이 있다.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됐고, 지상군 투입 없이 공습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평가하기 힘든 게, 전쟁 목표 자체가 불확실해서 물자를 쓰고 있는 건 확인되지만 정확히 뭘 하는 건지 알 수 없다. 그래도 항모전단, 상륙준비단, 구축함이 동원됐고 전세계에서 물자를 끌어다 쓰는 중이다. 거리가 얼마나 무서운지 이스라엘 쪽 숫자가 보여준다. 가자와 레바논을 칠 때는 수백 km만 날면 됐는데 이란까지는 왕복 2,000~4,000km다. 이스라엘군 병참사령부는 항공기 200여 대가 2,000회 가까이 출격하는 동안 수억 리터의 연료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같은 공군, 같은 폭탄인데 거리가 열 배가 되니 보급 부담도 그만큼 커졌다.
재미있는 건 1980년대 이란-이라크전과 비슷한 양상이라는 점이다. 그때도 상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누가 보장하느냐를 두고 싸웠다. 이라크는 이란의 석유수출을 차단했고, 이란은 이라크를 지원하는 걸프 국가들의 해운을 공격했다. 미국은 1987년 쿠웨이트 유조선에 성조기를 달아 호위하는 Operation Earnest Will을 시작하며 직접 개입했고, 전쟁 끝무렵인 1988년 4월 18일에는 Operation Praying Mantis로 이란 해군과 하루 동안 대규모 해전을 벌였다. 이번에도 이란은 호르무즈를 봉쇄하고 지나가는 상선을 공격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란은 모든 배를 공격할 필요가 없다. 가끔 상선 한두 척만 피격하면 보험료가 뛰고 선주들이 배를 안 보낸다. 이런 경우 공격하는 쪽보다 항로를 항상 안전하게 유지해야 하는 쪽의 비용이 압도적으로 커지는 비대칭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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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항상 남의 대륙에서 싸운다면 한국은 러시아처럼 자기 땅에서,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짧은 보급선으로 싸운다. 휴전선에서 서울까지 40km, 부산까지 400km다. 보급 거리만 보면 세상에서 가장 편한 군대다. 문제는 그 짧은 거리 안에 모든 것이 들어 있다는 점이다. 인구의 전체, 항구, 정유소, 공장, 물류창고, 철도 연결점이 북한 장사정포와 미사일 사거리 안에 있다. 남의 대륙에서 싸우는 군대는 후방이 안전하고 전선이 멀지만, 한국군은 전선이 가깝고 후방이 없다. 보급선이 짧은 게 아니라 보급 기지 자체가 전장이다.
그래서 한국의 전쟁 계획은 처음부터 보급체계의 파괴와 미국의 보급을 전제로 짜여 있었다. 한국과 북한의 상대편 보급체계 파괴 능력은 비슷하다. 한국이 유리한 점은 무기가 신형이고 더 세다. 북한이 유리한 점은 한국에 공격 대상이 널렸다는 거다. 항구, 공항, 고속도로, 정유소, 물류창고가 이미 고정된 장소에 있고 전쟁 개시 직후 바로 파괴 가능하다. 우리는 포와 미사일 전력을 쌓는데 진심이었지만 북한에 파괴할 목표물이 그렇게 많지 않다. 그래도 있는 보급체계는 바로 정밀타격으로 부술 수 있다. 따라서 둘 사이에 장기전은 동맹국간의 보급전쟁이다.
전시에 미군 증원전력 69만 명, 함정 160여 척, 항공기 2,000여 대가 태평양을 건너온다는 계획이 있(었)고, 이 병력을 항구와 비행장에서 받아 무장시켜 전선으로 올려보내는 절차(RSOI)를 매년 연습한다. 한국은 보급의 갑중 갑, 세계 최대의 원정군을 받아들여 전쟁터까지 올려보내는 훈련을 매년 하는 나라다. 한국군 자체는 현역 45만 명 안팎으로 줄었고 예비군 250만 명이 뒤에 있지만, 전시 물자 비축은 오랫동안 미국이 한국에 두고 간 전쟁예비물자에 기대왔다.
이 프로그램이 2008년에 끝나면서 한국은 자기 포탄을 자기가 쌓기 시작했고, 그 비축량이 충분해지자 2023년에는 거꾸로 미국에 155mm 포탄 수십만 발을 빌려줘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준 만큼을 메워줬다. 보급을 받던 나라가 보급을 주는 나라가 된 것이다. 미국은 이제 우리가 전쟁나도 보급해줄 수송선도 부족해지고 있다.
그런데 정작 가장 약한 고리는 군대 밖에 있다. 한국은 원유를 전량 수입하고 그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온다. 2026년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자 전쟁과 아무 상관없는 한국에서 원화가 달러당 1,500원을 넘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부가 전국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시작했다. 총 한 발 안 맞고도 보급이 끊긴 셈이다. 전차와 전투기가 아무리 많아도 8,000km 밖 해협 하나가 닫히면 한국군의 연료는 몇 달 안에 바닥난다. 한국에는 상당한 비축유가 있지만 그것은 시간을 사주는 재고이지 공급선을 대신하지 못한다. 호르무즈가 장기간 닫히면 결국 새 공급처와 새 수송로를 확보해야 한다. 한국의 전투력/보급력은 산업체계나 휴전선이 아니라 호르무즈와 말라카 해협이 정한다. 원유 보급이 두고두고 한국의 골치거리가 된다. 누구와도 척지지 않고 모두에게 물건을 파는 외교가 우리의 미래방위전략이 된다는 뜻이다. 보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애초에 분쟁을 시작하지 않는 방향이기도 하다.
한국의 전투력은 휴전선에 세워놓은 전차와 전투기 숫자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항구와 정유소, 상선과 유조선, 비축유와 해외 공급망까지 모두 합쳐야 진짜 전투력이 나온다. 한국에게 호르무즈와 말라카 해협은 8,000km 밖의 남의 바다가 아니라 사실상 국방선의 일부다. 모든 국방계획에 호르무즈가 큰 비중으로 나와야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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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미래의 보급전은 분산이다. 이미 우크라이나전에서 전선 뒤 3-10km 까지 드론이 보급차량을 사냥하기 때문에 트럭이 못와서 병사들이 수 km를 걸어서 물자를 나르는 경우가 생긴다. 대형 탄약고나 유류저장소도 드론의 쉬운 먹이감이다. 결국 보급은 거대한 창고에서 대형 호송대가 나르는 방식에서 벗어나 수백 개의 거점에 분산시키고 계속 위치를 바꿀 수 있는 이동식 자산 위주, 그리고 3D 프린팅 등으로 현장 제작 가능한 부분을 늘려야한다. 드론이라는 강한 창에 마땅한 방패가 아직 안나왔기 때문에 재래식 보급선은 전체적으로 모두 망가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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